김정태 회장, 외부 일정·언론 노출 자제
최근 김정태 회장은 외부 일정을 가급적 줄이고 두문불출하고 있다. 언론의 전화는 일절 받지 않고 비서실에서도 김 회장의 일정을 절대 비밀에 부치고 있다. 김 회장은 서울 을지로 KEB하나은행 사옥 정문 앞에서 내려 출근했던 평소와 달리 혹시 모를 언론 접촉을 피하고자 지하주차장에서 바로 23층 집무실로 올라가거나 서울 역삼동 테헤란로에 위치한 하나금융 강남사옥으로 출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이 외부 접촉을 피하고 있는 것은 사소한 발언이라도 자칫 당국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당국 압박에 거취 관심
금융당국은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면서 하나금융지주에 전방위로 압박을 가하는 상황이다. 지난 14일에는 KB금융과 하나금융에 대해 경영승계절차, 사외이사제도 등 지배구조와 관련한 경영유의 조치를 통보하는가 하면 하나금융투자의 하나UBS자산운용 인수 관련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전격 보류했다.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아야 UBS가 보유하고 있는 하나UBS자산운용 잔여지분 51% 인수를 마무리하고 100% 자회사 편입이 가능한데 제동이 걸린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최근 금융당국이 제기한 ‘셀프 연임’ 문제와 무관치 않다고 보고 있다.
KB금융이 외압에 무릎 꿇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만큼 좀 더 지켜볼 것이란 전망도 있다. 결국 금융당국이 지배구조 개선 압박을 가한 게 결국 낙하산 자리 만들기 위한 것이라는 비난 여론이 고조되면 수위가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김정태 회장이 쉽게 3연임 포기 선언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사회 의장이 적극 나서서 옹호하고 있는데다 지금 관심이 KB금융으로 쏠린 만큼 당분간 지켜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