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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력 74년인 고인은 1927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1948년 서울대 국어교육과 재학 시절 연합신문에 시 ‘잔상’, 서울대 시보에 시 ‘성수’ 등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한국전쟁 당시 경상남도 마산으로 피난해 성지여고와 마산고 등에서 교편을 잡았다. 이후 성균관대학교 강사를 거쳐 1953년 첫 시집 ‘목숨’을 펴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목숨’, ‘사랑초서’, ‘바람세례’ ‘귀중한 오늘’ 등 다수의 시집을 출간하며 사랑과 삶을 따뜻한 시선으로 써냈다.
유작이 된 이 시집에서 그는 “결국 사람은 서로 간에 ‘아름다운 존재’라는 긍정과 사랑과 관용에 이르는 것이 아니겠는가”라며 “나는 시를 배워 시인이 되고 싶었다. 그러나 어느덧 으스름 어둠이 드리워진 만년에 이르고 말았다”고 회고했다.
고인의 남편은 국립현대미술관장을 지낸 조각가 고(故) 김세중(1986년 작고)이다. 유족으로는 아들 김영·김범(설치미술가)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에 마련될 예정이며 발인은 12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