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두 번째로 경부선 승차권을 구입한 강씨는 “가족들과 함께 명절을 쇠러 27일 부산 물금으로 가는 표를 예매했다”며 “컴퓨터를 잘 다루지 못해 명절 때마다 역으로 와 직접 구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설 연휴 귀성길 ‘예매 전쟁’의 막이 올랐다. 인터넷에 익숙한 젊은층은 홈페이지가 열릴 시간을 기다려 ‘광(光)클릭’으로 표를 구한 반면 온라인 예매가 어색하고 불편한 장년층과 노년층은 전날부터 매표소 앞을 지키며 밤샘 줄서기로 귀향길 기차표 구하기에 나섰다.
대합실 500여명 장사진…대부분 중장년층
설 연휴 기간 열차 승차권 예매가 시작된 이날 오전 서울역 매표소 앞은 기온이 영하 4도까지 떨어진 날씨에도 전날부터 매표소 앞에서 줄을 선 시민 500여명이 장사진을 이뤘다. 10, 11일 이틀간 오전 6시부터 오후 3시까지 코레일 홈페이를 통해, 역과 판매 대리점에선 이날부터 이틀간 오전 9시부터 오전 11시까지 승차권을 예매할 수 있다. 첫날 경부선·경전선·동해선·충북선 등의 승차권이 판매됐고 11일에는 호남선·전라선·장항선·중앙선 승차권을 판매한다. 대상은 오는 26일부터 30일까지 5일간 운행하는 고속철도(KTX)와 새마을·무궁화호 등의 열차와 관광전용열차 승차권이다.
인터넷과 현장 매표소를 통해서 설 연휴 승차권 구매가 가능하다. 매표소가 있는 역 대합실은 인터넷 사용에 익숙한 20대는 찾아보기 힘든 반면 낚시용 의자와 깔개 등을 들고 밤새 줄을 선 중장년층이 대다수였다. 서울 동작구 사당동에서 왔다는 주부 신연호(60·여)씨는 “아침 5시 30분부터 나와서 기다렸다”며 “평소에는 사위나 딸들이 인터넷으로 예매를 해줬는데 폐를 끼치기 싫어 직접 역으로 나왔다”고 말했다. 오는 27일 오전 9시 출발 부산행 KTX표 4장을 손에 쥔 이모(48)씨는 “회사에 반차까지 내고 나온 보람이 있다”며 “원하는 시간대의 가족들 표까지 모두 샀으니 시간이 아깝지 않다”고 웃었다.
인터넷 예매 실패하자 뒤늦게 매표소 달려오기도
예매가 시작된 지 10분쯤 지나자 동대구와 부산·대전 등 일부 구간의 좌석이 매진되기 시작했고 시간이 지날수록 매진되는 구간은 빠르게 늘어났다.
방학 기간이라 젊은 층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었다. 이지원(27)씨는 “버스 등 다른 교통편도 많아 굳이 열차표를 예매하러 서울역에서 기다리진 않는다”고 말했다.
명절 때마다 반복되는 ‘승차권 예매 전쟁’ 탓에 서울역에서는 대합실 바닥에 방한 매트를 깔고 난방에도 신경을 썼다.
서울역 관계자는 “명절 때마다 시민들이 몰리다보니 최대한 불편하지 않도록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50여명의 인원이 현장을 통제하고 시민들을 안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도시철도공사는 이번 설 연휴 전체 승차권 중 인터넷에 70%, 역 창구 및 판매대리점에 30%를 구매할 수 있도록 배정했다. 이번 인터넷 예매부터는 좌석이 매진될 경우 예약대기를 신청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했다.인터넷으로 예매한 승차권은 11일 오후 4시부터 15일까지 결제하지 않으면 예매가 취소돼 주의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