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 전쟁, 세계경제 불확실성 더해" 연준 매의 발톱 거뒀다

연준위원 잇단 ‘비둘기’ 발언…“추가 금리인상 불필요”
"이·팔 전쟁으로 미국 및 세계 경제 불확실성 확대"
"최근 美국채금리 급등, 기준금리 한차례 인상 효과"
긴축 후퇴로 시장은 안정…향후 중동 정세 최대 변수
  • 등록 2023-10-11 오후 6:20:22

    수정 2023-10-11 오후 6:20:22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방성훈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인사들이 잇따라 ‘비둘기파적’(통화 완화 선호) 발언을 내놓고 있다. 중동 정세가 급격히 혼란스러워지며 글로벌 경제 전망이 불확실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미 국채 금리 급등으로 연준이 추가금리를 인상할 필요성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 연준의 달래기로 당장은 시장이 안정화하는 모습이지만, 향후 중동 정세 변화에 따라 변동성이 다시 확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래피얼 보스틱 미국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 (출처=CNBC)


연준서 잇단 ‘비둘기’ 발언…“추가 금리인상 불필요”

래피얼 보스틱 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0일(현지시간) 미국은행연합회(ABA) 연례행사 연설에서 현재 금리 수준에 대해 “인플레이션을 목표치 2%까지 되돌릴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긴축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3일까지만 해도 “높은 금리를 오랜 기간 유지해야 한다”며 “내년 한 차례 정도가 적절할 것으로 본다”고 주장했으나, 돌연 태도를 전환한 것이어서 시장 관심이 집중됐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전쟁으로 중동 정세가 급변한 데다, 미 국채 금리가 최근에 급등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보스틱 총재는 이날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미국 및 세계 경제에 새로운 불확실성을 더할 수 있다”며 “시장과 투자자는 물론 정책 입안자들도 새로운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준이 변화하는 상황에 민첩하게 대응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연준 위원 가운데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을 직접 언급한 것은 보스틱 총재가 처음이다. 다른 주요 연준 인사들은 최근 미 국채 금리가 급등한 것에 주목하며 잇따라 비둘기파적 발언을 내놓고 있다.

필립 제퍼슨 연준 부의장과 로리 로건 댈러스 연은 총재는 “연준이 물가 안정을 위한 제한적 금융정책을 유지하는데 있어 미 국채 금리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필요성이 줄어들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도 미 국채 금리 급등에 대해 “한 차례 정도 기준금리를 인상한 효과가 있다”고 진단했다.

긴축전망 후퇴로 시장 안정…美국채 하락·증시는 상승

연준의 달라진 통화정책 기조에 긴축 전망은 후퇴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 반영된 11월 금리동결 가능성은 86.4%, 12월 동결 가능성은 72.5%를 각각 기록했다. 연내 추가 금리인상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전 세계 금융시장은 안정화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이날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일대비 0.14% 하락한 4.66%로 거래를 마쳤다. 뉴욕증시는 다우존스지수가 0.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0.52%, 나스닥 종합지수가 0.58% 각각 상승 마감했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초반 치솟았던 국제유가 역시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41센트(0.47%) 내린 배럴당 85.97달러에 장을 마쳤다.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5거래일 연속 하락해 105선 중반으로 떨어졌다.

11일 아시아 주요 증시도 일제히 상승했다. 뉴욕증시 상승에 더해 중국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커진 영향이다. 한국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1.98% 상승한 2450.08에 장을 마쳤다. 중국 본토 상하이종합지수와 심천종합지수는 각각 0.12%, 0.29% 올랐고, 홍콩의 항셍종합지수(1.29%), 일본 닛케이지수(0.60%)도 상승 마감했다.

불확실한 중동 정세 변수…“다른 국가 번지면 상황 달라져”

다만 이러한 안정세가 일시적일 수 있다는 우려 목소리도 나온다. 앞으로 중동 정세가 어떻게 바뀌는지에 따라 연준의 시각이 또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팔레오 네온의 존 프라빈 최고투자책임자는 “(시장) 모두가 중동 분쟁과 채권 금리를 주목하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이 중동 사태에 아직 낙관적이지만, 전쟁이 다른 국가로 번지면 상황이 바뀔 수 있다“고 내다봤다.

체이스 인베스트먼트 카운슬의 피터 투즈 회장도 “증시 상승은 국채 금리가 하락한 영향인데,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국채 금리가 주가를 끌어올릴 만큼 충분히 떨어진 것”이라며 “세계 (경제) 위험 수준이 상당히 높아졌다. (현재) 이스라엘 상황을 고려하면 놀라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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