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에 '나프타'도 10년 만에 t당 1000달러…원자재 '비상'

2008년·2012년 이후 역대 3번째
나프타, 플라스틱 등 석화제품 기초 원재료
국내 나프타 수입 중 러시아산 23%
가격 급등에 수급 차질 우려까지 더해
  • 등록 2022-03-03 오후 4:37:07

    수정 2022-03-03 오후 4:41:58

[이데일리 박민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로 국제유가가 치솟는 가운데 나프타 (Naphtha·납사) 가격도 급등하면서 톤(t)당 1000달러를 돌파했다. 심리적 한계선으로 꼽는 1000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12년 3월 이후 꼭 10년 만이다.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나프타는 플라스틱과 섬유 등 각종 화학제품의 기초 원료로 쓰이는 만큼 원가 상승에 따른 석유화학제품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석유화학업계는 국내로 수입하는 나프타 가운데 러시아산 비중이 가장 커 이번 가격 급등에 따른 수익 악화는 물론 향후 수급 불안에 따른 ‘물량 확보 차질’까지 이중고를 맞게 됐다.

러시아로부터 포격 피해를 입은 우크라 키이우(키예프) 지역 민가들.(사진=연합뉴스)
3일 세계 경제지표 조사업체 ‘트레이딩 이코노믹스’(TRADINGECONOMICS)에 따르면 국제 나프타 선물 가격은 지난 2일 기준 톤(t)당 1040.61달러로 전일 대비 7.23% 올랐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무려 82.37%가 급등했다. 배럴당 가격으로 집계하는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서는 지난 2일 기준 국제 나프타 가격이 배럴당 120.49달러를 기록했다. 전일 106.93달러에서 하루 만에 13.56달러나 치솟았다. 배럴을 톤으로 환산할 경우 나프타 가격이 118달러를 넘으면 t당 1000달러를 돌파한 것으로 본다.

나프타 가격이 치솟은 이유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한 에너지 수급 불안에 국제유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나프타는 원유를 정제해 생산하다 보니 유가 상승은 나프타 가격 상승과 직결되는 구조다. 대한석유협회 관계자는 “나프타 가격이 t당 1000달러를 돌파한 것은 역대 3번째”라며 “국제유가 배럴당 140달러를 넘어서며 역사상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 2008년에 처음 나타났고, 이후 고유가가 정점에 달했던 2012년 3월 이후”라고 말했다.

나프타 가격 상승은 국내 석유화학업계에 ‘발등의 불’이나 다름없다. 나프타는 석유화학제품 제조원가의 70%를 차지하는 주요 원자재이기 때문이다. 나프타를 이용해 에틸렌 등 기초 유분을 만들고, 이를 이용해 플라스틱과 합성섬유, 고무 등을 만드는 식이다. 나프타 가격이 오르면 통상 4~5주 가량 시차를 두고 석유화학 제품 가격 인상이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나프타 가격 상승에 스프레드(원재료와 제품가격 차이) 유지로 단기간 대응할 수 있으나 수요가 받쳐주지 못할 경우 수익성이 악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석유화학업계는 이처럼 나프타 가격이 급등하며 원가 부담이 커지자 정부에 한시적으로 수입 나프타에 대한 관세를 없애달라며 ‘긴급할당관세’를 요청하기도 했다. 나프타 수입에 대한 관세 0.5%를 한시적으로 철폐해달라는 요구다.

문제는 비단 나프타 가격 급등만이 아니다. 이번 러시아발(發) 에너지 수급 대란이 장기화하면 가격 급등에 따른 수익 악화는 물론 ‘물량 확보’에도 비상이 걸린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한국의 최대 나프타 수입국이기 때문이다. 대한석유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로 수입한 나프타는 총 2억5334만 배럴이며, 이중 러시아산이 5764만 배럴(22.8%)로 가장 많다.

아직 러시아산 나프타에 대한 수입 제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지만, 만약 러시아산 나프타 수입이 제한되면 전체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나프타 물량을 다른 나라에서 수입해야 한다. 특히 중동 등 특정국가로 수요가 몰리면 추가적인 가격 상승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크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산 나프타 수입이 어려워지는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제 3국을 수소문해 나프타 수입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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