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로봇이 만드는 항공기'…한화에어로스페이스, 스마트팩토리로 다시 날 준비

LTA·RSP로 민수용 항공엔진 성장성 확보
스마트팩토리, 생산효율성 확보 ''제역할'' 톡톡
"긴호흡 요하는 항공엔진, 한화그룹과 잘맞아
단순 공급업체 넘어 글로벌 엔진OEM 파트너로"
  • 등록 2019-05-20 오후 5:00:00

    수정 2019-05-20 오후 5:00:00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사업장에서 직원들이 항공엔진을 검수하고 있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슈파 슈파 슈파 슈파, 우렁찬 엔진소리.’ 눈 앞 유리창 너머로 추억의 만화영화 ‘독수리 오형제’를 떠올릴 법한 항공엔진이 가동하자 주변 장비들이 떨릴 정도의 진동이 느껴졌다. 우리나라 최초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에 탑재돼 이름을 알린 ‘F404-GE’ 엔진이다. 최대추력 8톤(t)으로 마하 1.5 속도로 비행이 가능케하는 엔진인만큼, 실제 불꽃을 뿜으며 가동하는 모습 역시 압도감이 느껴졌다.

16일 찾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 창원사업장 시운전실에서는 납품을 앞둔 F404-GE 엔진에 대한 최종 검사 진행이 한창이었다. 창원사업장은 KF-16과 F-15K 등 전투기, T-50 고등훈련기 등 항공기는 물론 한국형 헬기 수리온, 구축함 등 군수용 엔진조립과 민수용 항공엔진 부품을 생산하는 그야말로 우리나라 항공엔진 산업의 최전선으로 꼽힌다.

“항공엔진 경쟁국 중국·인도 부각…생산효율성 관건”

최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민수용 항공엔진 사업과 관련 최근 LTA(장기공급계약)와 RSP(국제공동개발)사업에 공을 들이며 새로운 도전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단순 항공엔진 부품 하청이 아닌 글로벌 엔진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업체들이 인정하는 파트너급 회사로 자리매김한다는 전략. 그 중심에는 스마트팩토리가 자리한다.

그동안 높은 기술장벽 때문에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가들이 주요 경쟁국들이었지만, 최근 멕시코와 중국, 인도, 폴란드 등 국가들이 민수용 항공엔진 부품 사업에 연이어 진출하면서 생산효율성 역시 중요한 잣대로 작용하게 됐기 때문이다.

엔진부품 신공장은 흡사 로봇 전시장을 방불케 할 정도였다. 무인운반로봇(AGV)은 현장에서 설명을 듣는 사람들을 피해 분주히 부품을 실어날랐고, 다른 한편에서는 ‘로봇팔’이 절삭공정이 끝난 엔진 부품의 표면을 정밀 가공하고 있었다. 로봇팔에 장착하는 공구 역시 작업 내용에 따라 자동으로 교체해주는 시스템도 이목을 끌었다.

현장 관계자는 “항공기 엔진 부품 특성상 1400도 이상의 고열을 견뎌야 하는 니켈·티타늄과 같은 난삭 소재를 정밀 가공해야 하고, 제품에 따라 머리카락 굵기의 100분의 1인 미크론(1000분의 1㎜) 단위 오차까지 관리한다”며 “이를 위해 각 공정에서는 장비마다 최대 1초에 20회 이상의 데이터를 측정하고 수집한다”고 말했다.

스마트팩토리 구축은 LTA 및 RSP 전략과 맞물려 곧바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2016년 준공 직후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차세대 엔진인 리프(LEAP) 엔진부품을 생산하기 시작했으며, 이어 2017년에는 미국 P&W의 GTF 엔진에 장착되는 일체식 로터 블레이드 (IBR) 3종과 미국 GE의 LEAP 엔진용 디스크 등을 생산하는 등 첨단 항공엔진의 고부가 핵심부품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 5년간 GE, P&W, 롤스로이스 등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세계 3대 항공엔진 제조사에게서 받은 수주 금액만 21조원이 넘는다.

한화그룹 편입, ‘물만난 항공엔진’…자부심 될까

이날 창원사업장에서는 2021년 발사 예정인 한국형 위성발사체 누리호(KSLV-Ⅱ)에 탑재될 3단형 발사체의 7t, 75t급 엔진 품질인증모델도 생산 중이었다. 엔진부품 신공장의 스마트팩토리와 달리 이곳에서는 ‘한땀, 한땀’ 공들여 엔진을 조립 중인 직원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부품과 달리 조립은 숙련된 인력의 정교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켠에 걸린 현수막에 쓰인 ‘우주를 향한 한화의 불꽃, 여기는 한국 우주 개척의 요람입니다’라는 문구에서 직원들의 자부심이 느껴졌다.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항공엔진 사업은 긴 호흡으로 사업을 가져가야 하며, 그 시간동안 투자를 견뎌낼 재무적, 기술적 체력이 종합이 돼야한다”며 “한화그룹은 방산 등 B2G(기업·정부간거래)에 강한 사업들을 많이 해왔다는 점에서 이같은 항공엔진 사업이 잘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한화그룹 편입 이후 4년 간 연 평균 1000억원이 넘는 투자를 지속하며 군수분야에서 독보적인 엔진 생산업체로 거듭났고, 민수에서는 단순 부품공급에서 벗어나 파트너급 회사로 자리매김했다”며 “올해 매출액 목표인 1조3000억원 달성은 어렵지 않다. 수주도 호조를 보이며 지난해 기준 수주잔고가 20조원에 달하는 등 사업은 굉장히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사업장 엔진부품 신공장에서 AGV가 자동으로 부품을 옮기고 있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사업장에서 로봇팔이 항공엔진 부품을 정밀가공하고 있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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