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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 조사를 하루 앞둔 20일. 잠잠하던 친박 단체 회원들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박 전 대통령 자택 앞에 모여들었다. 이들은 “순수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박 전 대통령을 지켜야한다”며 “박 전 대통령이 누명을 벗을 때까지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자택 앞 집회 금지 조치에 기자회견으로 이름만 바꿔 자택 앞 도로를 점령하고 확성기 등을 버젓이 사용해 동네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정신이상자로 추정되는 사람이 나체로 자택 앞을 뛰어다니다 경찰에 연행되거나 지지자들끼리 실랑이를 벌이는 등 경찰조차 통제 불능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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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후 3시 자택 앞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을 지키기 위한 결사대회’에는 박근혜지킴이결사대를 자처한 100여명의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참석했다.
집회에 참석한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는 “헌재의 8:0 판결은 공산주의 국가에서나 볼 수 있는 인민재판과 다를 바 없다”며 “지금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완전히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주 대표는 이어 “비상식적인 헌재재판은 전 세계적 망신이고 국가 명예를 추락시켰다”며 “대한민국의 위상을 훼손시킨 헌재 재판관들을 탄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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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안전을 우려한 학교 측과 학부모들은 이날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며 등하굣길 안전을 당부했지만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삼릉초 녹색 어머니회는 이날 오전 낸 성명에서 “9일째 이어지는 박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시위로 삼릉초 아이들의 등하교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며 “학생들에게 정치적인 입장까지 강요하고 있어 학교 앞 집회를 금지해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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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듭된 당부에도 소란이 이어지자 주민들과 학부모들은 참을수 없다는 반응이다. 주민 김모(42·여)씨는 “경찰이 집회 금지 통고를 내리니 이번에는 기자회견 형식을 빌려 확성기를 들고 본인들의 주장을 쏟아내고 있다”며 “오늘 밤에도 이런 일이 계속될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삼릉초 학부모 권모씨(38·여)는 “나체로 뛰어다니는 사람까지 나타나 아이가 볼까 무섭다”며 “학부모들과 힘을 합쳐 반드시 집회를 하지 못하도록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