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이데일리 이종일 기자] 유정복 국민의힘 인천시장 후보의 뉴홍콩시티 공약이 재원 마련 방안 등을 둘러싸고 인천시장 선거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은 뉴홍콩시티 공약의 실행 방안이 없어 보인다며 ‘헛공약’으로 치부했다. 유 후보는 당선되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
| 박남춘(왼쪽)·유정복 인천시장 후보.(사진=이데일리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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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인천 정치권에 따르면 유정복 후보는 지난 3월 출마 선언 때 발표한 뉴홍콩시티 건설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으나 구체적인 추진 방안을 내놓지 않자 박남춘 후보 측에서 공세를 펼치고 있다.
뉴홍콩시티는 홍콩에 대한 중국의 지배권이 강화되자 홍콩 탈출 기업, 금융기관, 국제기구 등을 유치해 인천에 제2의 홍콩을 만든다는 취지로 유 후보가 만든 공약이다. 지역균형발전 프로젝트 공약 중 하나다. 유 후보는 영종도(한상드림랜드 등)와 강화도를 중심으로 뉴홍콩시티를 조성하고 송도·청라와 연계하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공약의 구체적인 추진 방안을 발표하지 않아 논란이 됐다. 정책 시행을 위해서는 재원 마련·토지 확보 방안, 투자유치 전략 등이 필요한데 유 후보는 이러한 내용을 유권자에게 설명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박남춘 후보 측은 뉴홍콩시티를 헛공약으로 치부했다. 박 후보 선거대책위원회는 최근 논평을 통해 “천문학적 비용과 중국과의 외교전 우려가 있는 뉴홍콩시티의 실행 방안을 인천시민에게 선거 전까지 설명하라고 유 후보에게 2차례 촉구했다”고 했다.
이어 “이에 침묵하던 유 후보 측은 언론 인터뷰에서 뉴홍콩시티 공약 사업비의 예산 추계를 아직 안했다고 설명했다”며 “최소한의 검토나 준비가 없었음을 시인한 것이다”고 비판했다. 또 “인천을 천지개벽 할 공약이라고 큰 소리 뻥뻥 쳐놓고 사업의 기본 중 기본인 예산 추계도 못하면서 인천시민에게 공약으로 발표한 것이다”고 덧붙였다.
박 후보 측은 “유 후보는 인천시장 재임 때 추진한 검단스마트시티, 영종미단시티 사업을 모두 실패했다”며 “뉴홍콩시티 공약은 허무맹랑한 헛공약이다”고 주장했다.
이에 유 후보 측은 성명을 통해 “뉴홍콩시티가 박 후보 마음에 걸렸나 보다”며 “자신은 도저히 꿈꿀 수 없는, 인천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공약에 배가 아팠나 보다”고 반박했다. 이어 “뉴홍콩시티에 대적할 만한 멋진 공약을 만들지 못하고 타 후보의 공약을 시답잖게 걸고넘어졌을까 하는 생각에 애처로운 마음마저 든다”며 “어쨌든 박 후보 캠프가 뉴홍콩시티에 많은 관심을 둔 점, 뉴홍콩시티를 시민에게 홍보해준 점 등을 고맙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유 후보 측 관계자는 “당선되면 TF팀을 꾸려 구체적인 방안 등을 협의해 바로 뉴홍콩시티 공약 이행을 시작할 것이다”며 “우리는 뉴홍콩시티 등과 같은 공약에 대한 공격과 비판도 너그럽게 수용할 마음의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