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실장은 이날 JTBC ‘뉴스룸’과 의 인터뷰에서 “신혼부부나 중산층·서민 중에서 실수요자들이 필요로 하는 주택의 경우 서울을 포함해 수도권에 공급을 늘릴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장 실장의 발언은 수도권 집값 상승은 공급 부족보다는 투기수요가 그 원인이라는 입장을 정부가 고수해 온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가 공급 대책을 이른 시일 내 제시해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장 실장 역시 머지않은 시기에 정부가 주택공급 확대 방안을 발표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장 실장은 “(공급확대를 고려하는 주택에) 공공임대주택, 신혼행복주택도 있고 일반 사업자가 하는 주택도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과거 정부처럼 대규모 단지로 추진해 투기수요가 몰리거나 부동산 경기를 부양하는 식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생활권에 쉽게 근접할 수 있는 역세권 같은 곳에 소규모로 공급을 늘릴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면 이를 추진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일부는 지자체와 협의하는 과정”이라고 언급했다.
장 실장은 이러한 계획이 공공택지 30여 곳을 개발해 수도권에 30만 호 이상의 새 아파트를 짓겠다는 국토부의 최근 발표와 관련이 있는지를 묻는 말에 “관련이 있는 부분도 있고 새로운 부분도 있다”고 대답했다.
장 실장은 “검토가 끝나고 나면 국토부에서 이른 시일 내에 구체적인 규모를 알려드릴 것”이라면서 “대규모 단지를 조성하는 방식이 아닌 생활 근접성이 높은 지역에 소규모로 여러 곳에 주택공급을 늘리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설명했다.
‘똘똘한 한 채’로 불리는 초고가주택의 기준에 대해서는 “공시지가로 보면 9억원인데 시세로 보면 13억원 정도의 기준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주택의 경우 공시지가로 6억원 이상, 시가로는 9억원 정도를 종부세 부과 강화 기준으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보유세를 높인다면 양도소득세 등을 낮춰야 한다’는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의 주장에는 공감을 표했다.
장 실장은 “집값 폭등 사태가 없었더라도 가격이 안정되면 자유롭게 거래하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투기수요를 억제하기 위한 강력한 대책이 더 있다고 말한 장 실장은 구체적 예로 공시지가 조정과 임대차 주택 정보시스템 가동을 통한 투기수요와 실수요를 엄격한 구분 등을 들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임대주택 세제 혜택을 축소할 수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는 “구체적 논의가 시작되지는 않았지만 세제를 바꾼다 해도 기존 임대주택 등록자들에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 장관의 발언을 두고 ‘8개월 만에 정책이 바뀌어서 정책 예측이 불가하다’는 지적이 이는 것과 관련해서는 “당연한 지적”이라면서도 “약간의 혼선으로 비친다 하더라도 유효한 정책이라는 판단이 들면 수정하는 게 바른 자세”라고 강조했다.
장 실장은 당정청이 최저임금을 비롯한 소득주도성장을 추진하는 데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한 것을 두고 미진한 점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장 실장은 “소득주도성장이 크게 보면 임금을 높이고 생계비를 줄이는 정책인데 영세자영업자의 소득을 늘리고 영업 비용을 줄이는 정책에 소홀한 부분이 있었다”며 “일자리 안정자금 적용 대상 확대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장 실장은 “지난해 16.4%가 상승한 것은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높은 인상률이었다”고 말했다.
장 실장은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나자 문 대통령이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후퇴시킨 점을 상기하면서 “이미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은 시작됐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설비 투자가 5개월 연속 하향 추세를 보이는 등 경기 침체기를 우려하는 목소리에 대해서는 “올해 5대 주력산업 중 하나인 조선산업 수주량이 작년의 80% 이상 증가했고 자동차 산업 구조조정도 거의 완료돼 설비 투자가 나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장 실장은 “투자는 부진하지만 성장의 또 다른 중요한 축인 소비가 견조하고 수출도 증가세에 있다”면서 “거시 지표가 좋은 상황을 침체라고 말하는 것은 과도한 평가”라고 반박했다.
장 실장은 고용지표가 악화한 것을 두고서는 “10만∼15만명 고용 증가는 연말이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소득분배 개선 문제는 본격적인 효과가 나려면 시간이 필요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장 실장은 “최저임금 효과뿐만 아니라 노인수당, 아동수당 등이 9월부터 집행되고 나면 소득분배 개선 효과는 내년에 분명히 나타날 것”이라면서 “2분기, 늦어도 하반기에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실장은 고용지표 악화 등을 두고 ‘직을 걸고 임하라’고 한 문 대통령의 당부를 두고 “제 직을 거는 것은 너무 당연하다”며 “정책실장이라는 직이 문제가 아니라 한국 사회의 미래가 걸린 일인 만큼 모든 것을 걸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