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이 보여주지 못한 2가지 세리머니

  • 등록 2009-11-02 오전 6:45:00

    수정 2009-11-02 오전 8:40:09

▲ 경남FC 선수들(사진_경남FC)

[전주 = 이데일리 SPN 송지훈기자] 올 시즌 신인 돌풍을 일으키며 K리그 무대를 뒤흔든 경남FC(감독 조광래)의 도전이 안타까움 속에 막을 내렸다.

경남은 1일 오후3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현대(감독 최강희)와의 K리그 최종라운드 원정경기서 김동찬이 두 골을 터뜨리며 맹활약했지만, 전반에만 세 골을 내주는 등 수비라인이 일찌감치 무너져 고전한 끝에 2-4로 패했다.

이로써 경남은 시즌 막판 연승행진을 3경기만에 멈추며 승점40점으로 시즌을 마쳤고, 인천유나이티드(감독 일리야 페트코비치/승점43점)와 전남드래곤즈(감독 박항서/승점42점)에게 각각 5위와 6위 자리를 내주며 7위로 내려앉아 6강 진출이 좌절됐다.

이날 전북전을 앞두고 경남 선수들은 팀 내에 최근 생긴 두 가지 경사에 대해 골 세리머니로 축하할 계획을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는 팀 내 구심점이자 주전 수문장 김병지의 개인 통산 500번째 출장이었고, 다른 하나는 홍보팀 직원 유영근 대리의 첫째 딸 출산이었다.

이와 관련해 경기 전 만난 경남의 한 관계자는 "선수들과 만나보니 시즌 막판 연승행진으로 팀 분위기가 절정에 달해 있더라"며 "어떤 팀과 맞닥뜨리더라도 두 가지 골 뒷풀이를 모두 보여줄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이 선수단 내부에 자리잡고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경남은 강호 전북의 수비라인을 잇달아 뚫어내며 두 골을 터뜨려 미리 준비한 두 세리머니를 전주 축구팬들 앞에서 뽐낼 기회를 잡았다. 후반12분 김동찬이 골키퍼까지 제치는 환상적인 드리블 솜씨를 뽐내며 왼발 슈팅으로 첫 번째 골을 뽑았고, 14분 뒤에도 김동찬이 상대 페널티 박스 내 왼쪽 지역에서 시도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이 골망을 흔들었다.

허나 경남 선수들은 '큰 형님' 김병지의 500번째 경기를 축하하는 세리머니도, 딸을 얻은 구단 프런트를 위한 아기 얼르기 세리머니도 선보이지 않았다. 앞서 언급한 바대로 전반에만 세 골을 허용해 숨가쁜 추격전을 이어가야 할 입장이었던 탓이다.

지난해 K리그 드래프트에서 번외지명으로 선발된 '초짜'들이 주전급 엔트리의 상당 부분을 점유해 '조광래 유치원'으로 불리는 경남에게 'K리그 챔피언십(6강 플레이오프)'은 가슴 떨리는 꿈이자 투혼의 목적지였다. 모르긴 해도 홈팀 전북에게 일찌감치 리드를 허용해 1분, 1초가 소중한 당시 상황에서 경남 선수들에게 골 뒷풀이는 '지나친 호사'였을 것이다.

결국 경기는 2-4 패배로 끝이 났고, 경남의 꿈은 경기 종료 휘슬과 함께 물거품이 됐다. 창단 이후 처음 정규리그 1위에 오른 전북 선수들이 경기장을 돌며 환호하는 동안 경남 선수들은 서포터스의 격려에 감사를 표한 후 서둘러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간발의 차로 6강 진출권을 놓친 조광래 감독도, 통산 500번째 경기서 4실점하며 패배를 맛 본 골키퍼 김병지도 경기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뛰어준 것에 대해 감사한다"면서도 "포스트시즌에 초대받지 못하게 된 점이 너무나 아쉽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숨기지 않았다.

'젊은 그들' 경남의 선수들이 준비한 두 가지의 의미 있는 골 세리머니와 플레이오프 진출의 꿈은 '2010시즌 재도전'이라는 의미심장한 숙제를 남긴 채 그렇게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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