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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원정 8강 진출이라는 목표를 세운 홍명보호가 유럽파를 앞세워 4경기 연속 무승(3무1패) 탈출에 도전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6일 오후 8시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북중미의 복병 아이티를 상대로 평가전을 치른다.
홍명보호는 출범 이후 지난 7월 동아시안컵과 지난달 페루와의 평가전 등 총 4차례 공식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받아든 성적표는 3무1패에 겨우 1득점뿐이다. 경기내용이 나빴던 것은 아니지만 심각한 골 결정력 부재가 발목을 잡았다.
어느까지나 최종목표는 브라질월드컵 본선이다. 평가전 승리는 큰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대표팀에 대한 잡음을 없애고 대표팀 스스로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서 평가전 승리는 반드시 필요하다.
▲약체 아이티, 홍명보호 첫 승 희생양될까?
승리가 어느 때보다 간절한 홍명보호에 이번 아이티전은 절호의 기회다. 아이티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4위의 팀이다. 한국 역시 FIFA랭킹이 56위까지 떨어졌지만 그래도 아이티 보다는 18계단이나 높다.
이쯤 되면 조금 심하게 말해 이기라고 데려온 ‘떡밥’이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그렇다고 마냥 쉽게쉽게만 봐서는 안된다. ‘누워서 떡 먹기’라는 말도 있지만 누운 채로 떡을 잘못 먹으면 심하게 체할 수 있다.
아이티는 지난 1월 세계랭킹이 38위까지 오르는 등 최근 실력이 급상승하고 있다. 지난 6월 ‘세계최강’ 스페인과 친선전에서 1-2로 아깝게 패했고 이탈리아와 2-2로 비기는 등 만만치 않은 저력을 과시했다. 중남미 특유의 빠르고 정교한 기술축구를 펼친다는 평가다.
이번 아이티전의 중요성은 단순히 한 경기로 끝나지 않는다. 오는 10일 열릴 ‘동유럽 강호’ 크로아티아와의 평가전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경기 결과가 더욱 주목되는 이유다.
▲홍명보 감독, 구자철 활용 ‘제로톱’ 실험?
홍명보 감독도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가지 실험을 준비하고 있다. 전문 공격수 지동원(22·선덜랜드)을 원톱으로 내세우는 전술과 함께 구자철(24·볼프스부르크), 김보경(24·카디프시티) 등을 활용한 다양한 조합을 집중적으로 테스트했다.
특히 홍명보 감독은 훈련 기간 동안 정통 스트라이커가 아닌 미드필더 구자철을 최전방에 배치하는 파격 실험을 했다. 구자철과 공격형 미드필더 김보경, 좌우 측면 날개 손흥민(21·레버쿠젠)·이청용(25·볼턴)이 쉴 새 없이 자리를 바꾸며 수비를 흔들었다.
이른바 전문 공격수 없이 미드필더들이 번갈아가며 최전방을 책임지는 ‘제로톱’ 전술이다. ‘제로톱’은 지난해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스페인이 사용하면서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최근에는 많은 팀이 이 전술을 활용하며 유행처럼 번져가고 있다.
구자철은 소속팀에서 주로 공격형 또는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다. 하지만 2011년 아시안컵에서 5골을 넣으며 득점왕을 차지했을 정도로 골 결정력이 탁월하다. 홍명보 감독도 구자철의 공격 본능을 최대한 활용해 골 결정력 문제를 해결한다는 복안이다.
구자철 본인도 새로운 역할에 대한 자신감이 넘친다. 구자철은 “아직 익숙하지는 않지만 불가능할 것도 없다.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