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모니' 강예원, 독한 변신으로 '최강 동안 기대주' 입증(인터뷰①)

  • 등록 2010-01-30 오후 12:59:12

    수정 2010-01-30 오후 1:00:33

▲ 강예원


[이데일리 SPN 김은구 기자] 이 정도면 최고 동안에 새롭게 떠오른 충무로 기대주라 할 만하다.

영화 ‘하모니’(감독 강대규, 제작 JK필름)에서 강유미 역을 맡은 배우 강예원이 그 주인공이다.

강예원은 이 영화의 시사회에서 함께 출연한 정수영에게 “언니”라고 불려 눈길을 끌었다. 극중에서 강예원은 정수영보다 어리게 설정된 역을 맡았고 외모도 동안이지만 실제 1980년 생으로 1982년생인 정수영보다 두 살 위다.

여기에 강예원은 1140만 관객을 동원하며 한국영화 역대 흥행 4위에 오른 ‘해운대’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데 이어 전 세계 역대 흥행 1위 ‘아바타’를 한국에서 당일 관객동원 2위로 끌어내린 ‘하모니’에서도 주연의 한 축을 맡았다. 그것도 ‘1번가의 기적’, ‘해운대’에서 구축한 연기의 틀을 버리고 ‘하모니’에서 성공적인 변신으로 관객동원에 톡톡히 한몫을 하고 있다.

 
▲ 강예원


이 영화에서 강유미는 어려서부터 의붓아버지에게 성폭행을 당해온 상처가 있는 인물이다. 강유미는 어느 날 또 다시 성폭행을 하려는 의붓아버지를 죽이고 교도소에 들어오는데 마음의 문을 굳게 닫아버려 다른 재소자들과도 벽을 쌓는 캐릭터로 첫 등장을 한다.

강예원이 인기의 기반을 다진 ‘1번가의 기적’, ‘해운대’에서 보여줬던 연기와 비교하면 이번 ‘하모니’에서는 확실히 달라졌다. 이전 두 작품에서 했던 연기는 코믹 캐릭터였기 때문이다. ‘하모니’에서는 대사와 행동 대신 표정과 눈빛으로 극단적인 어두운 캐릭터에서 점점 밝아지는 캐릭터를 연기했는데 ‘강예원이 이런 연기를 하는 배우였나’라는 생각을 들게 할 정도로 성공적으로 변신했다.

더구나 성적 수치심 등 강유미의 상처는 강예원이 한 번도 당해본 적 없는 일이고 느껴본 적 없는 감정이었다. 실제 강예원의 성격도 웃음이 많고 밝다. 게다가 ‘해운대’ 크랭크업 후 2~3개월여 만에 ‘하모니’ 촬영을 시작했으니 준비기간도 넉넉하지 않았다.
 
▲ 강예원


강예원은 이를 제대로 연기하기 위해 강유미에게 빠르게, 깊이 빠져들어야 했다. 강예원은 “여성의 성에 대한 얘기를 한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를 연기했던 서주희 선배를 찾아가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배웠어요. 정신병원에 가서 성폭행 피해자들을 담당한 의사들에게 치유해 가는 과정을 듣기도 했고요”라고 설명했다.

가장 관건은 강유미가 의붓아버지를 죽이는 것에 대한 정당성 부여였다. 오랫동안 성폭행에 시달려왔는데 왜 하필 그날 의붓아버지를 죽였느냐는 것이다.

“강유미는 그날 낙태를 하고 왔을 거라고 스스로 설정을 했어요. 아기에 대한 미안함에 의붓아버지가 제 몸을 건드리려고 한 순간 용서를 할 수 없었던 거죠. 그런 감정을 갖기 위해서 휴대전화에 임산부의 초음파 사진을 저장해 놓고 다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핀잔을 듣기도 했어요.”

 
▲ 강예원

그런 노력의 결과는 촬영장에서부터 나타났다. 강대규 감독은 강예원이 캐릭터에 너무 깊이 빠져 있어 걱정된다며 ‘좀 빠져 나오라’고 말하기도 했을 정도다. 강예원이 자문을 구했던 정신과 의사는 ‘극중 감정상태가 너무 빨리 흡수된 것 같다’며 촬영을 마친 후 정신과 상담을 받는 게 좋겠다는 권유를 하기도 했다. ‘하모니’ 개봉 전 시사회에서 강예원이 변신에 대해 호평을 받는 것도 당연했다.

‘하모니’ 시사회 초대를 받고 강예원에게 ‘못했으면 알아서 해라’라는 협박성(?) 문자메시지를 보냈던 선배 설경구도 영화를 보고 나서는 강예원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잘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래도 스스로 아쉬운 점은 있다. 연기자로서 자신의 연기에 부족함을 느끼고 더 잘해야겠다는 욕심을 내는 것은 으레 있는 일이다. 여기에 교도소 내 합창단을 소재로 한 영화에서 성악과 출신인 자신의 노래가 직접 들어가지 않아 아쉬움은 더했다.

“이 영화를 위해 교수님, 재즈가수 웅산 등에게 개인 레슨을 많이 받았어요. 하지만 굵고 무거운 톤의 제 보이스 컬러를 천상의 목소리로 설정된 강유미의 노래에 직접 삽입할 수 없었죠. 그래도 저와 잘 어울리는 목소리를 찾은 게 다행이기는 하지만요.”

(사진=한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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