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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삼우기자] ‘중원 다툼이 승부의 관건이다’
성남 일화가 24일 오후 7시 30분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우라와 레즈와 2007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 2차전을 갖는다. K리그 챔피언으로서 J리그 간판 구단을 상대로 자존심을 지켜야 하는 입장이지만 간단치 않다.
▲조건은 최악
성남은 지난 3일 홈에서 가진 준결승 1차전에서 2-2 무승부를 기록, 이날 반드시 이기거나 비겨도 3-3 이상의 점수를 올려야 결승행이 가능하다. ‘원정 경기 다득점 우선 원칙’ 때문이다.
하지만 상황이 좋지 않다. 스트라이커 모따가 K리그 최종전에서 입은 왼쪽 무릎 인대 부상으로 뛸 수 없는 게 가장 큰 불안요인이다. 모따는 이번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7골을 터뜨린 골게터다. 가능하면 많은 골을 넣어야 하는 성남으로선 그의 공백이 아플 수 밖에 없다.
하지만 22일 현지에 도착한 김학범 성남 감독은 힘들다는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조건은 최악이지만 우리는 원정 경기에 강했다”며 반드시 결승 티켓을 따오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홈 경기를 비기고도 “어차피 승부는 2차전에서 난다”며 애써 담담해 하던 그였다.
▲김두현 vs 폰테
승부는 미드필드 싸움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특히 성남의 김두현, 우라와 레즈의 브라질 용병 롭슨 폰테의 맞대결이 관건이다. 김두현은 국내 최고의 플레이메이커로 성남 미드필드진의 핵이다. 그를 중심으로 김상식, 손대호 등이 이루는 성남의 미드필드진은 K리그 최강으로 꼽힌다. 아시안컵에선 이들 세 명이 한꺼번에 국가대표로 차출돼 김학범 감독이 애를 먹기도 했다.
하지만 폰테가 이끄는 우라와 레즈의 미드필드진도 만만치 않다. 1차전에서 성남이 힘겹게 비긴 것도 미드필드 싸움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한 탓이 크다. 당시 김두현과 폰테의 대결은 불꽃 튀겼다. 김두현이 고비마다 우라와의 공격을 끊으며 성남 플레이를 조율하자 폰테는 예리한 돌파와 묵직한 중거리슛으로 성남을 괴롭혔다. 1999년부터 2005년까지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 등에서 140경기에 출장, 19골을 기록한 특급 미드필더다웠다. 김두현은 경기 후 “우라와 미드필드진이 강해 고전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원정 경기에 강했다
성남이 우려하는 것 가운데 하나는 우라와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이다. 우라와는 J리그에서도 가장 많은 팬을 몰고 다니는 인기구단이다. 성남과의 1차전은 물론 전북과의 8강전에서도 우라와 서포터들이 원정 구장을 마치 홈 구장과 같은 분위기로 만드는 힘을 과시한바 있다. 성남은 우라와의 12번째 선수와도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 할 판이다.
그러나 김학범 감독은 ‘우리는 원정 경기에 강하다’는 한마디로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성남은 8강 원정경기에서 9경기 연속 홈경기 무패(7승2무)를 자랑하던 지난 대회 준우승팀 알 카라마(시리아)를 2-0으로 제압하고 4강에 올랐다. 성남의 원정 경기 강세 현상이 이어질지 지켜 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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