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우주전사·음악천재..숭배하라! 아이돌

  • 등록 2012-04-13 오전 9:15:25

    수정 2012-04-13 오전 9:38:36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엑소, 빅뱅, B1A4, B.A.P
[이데일리 스타in 조우영 기자] # 붉은 기운의 눈이 악을 만들고 생명의 나무 심장을 탐했다. 전설이 나무를 둘로 나누어 숨기나니 시간은 뒤집어지고 공간은 어긋난다. 두 개의 태양이 만들어졌고 전설은 나누어 움직인다. 전설들은 같은 하늘을 보지만 다른 땅을 밟을 것이고, 같은 땅을 밟지만 다른 하늘을 볼 것이다.

무협 소설의 줄거리도 SF영화의 한 장면도 아니다. 최근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 데뷔한 SM엔터테인먼트의 신예 남자그룹 엑소케이(EXO-K)와 엑소엠(EXO-M·이하 엑소)의 이야기다. 마치 애니메이션 영화 `쿵푸 팬더`를 연상케 하는 컴퓨터그래픽 영상은 전 세계 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바로 최근 가요계에 불고 있는 `스토리텔링`(Storytelling) 마케팅의 하나다.   앞서 5인조 그룹 빅뱅은 3만 9000년 전 미래에서 와 냉동 보관된 음악 천재가 혼돈의 시대를 구원하기 위해 깨어났다는 콘셉트로 콘서트를 진행했다. 올 초 `워리어`(Warrior)로 데뷔한 6인조 그룹 비에이피(B.A.P)는 지구 정복을 위해 한국에서 모인 우주 전사들이다. 5인조 남자 그룹 비원에이포(B1A4)는 웹툰 `다섯 개의 수다`를 연재하다가 순정 만화 같은 뮤직비디오 티저 영상을 데뷔 당시 공개했다. 만화 속 `샤방샤방한` 주인공이 그대로 현실 세계로 튀어나왔다는 식이다.

이들의 이야기에 빠져든 10대 팬은 환호했다. `아이돌`(Idol)이란 영어 단어의 본래 의미에 충실한, 당연한 우상화 전략이지만 그 방식이 점점 노골적이 되어가고 있다. 전문 스토리 작가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전략은 적중했다. 엑소, 비에이피 등은 데뷔 전 이미 2000~3000명의 팬을 확보하는 데 성공하며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쇼케이스를 치러냈다. 기성 그룹은 팬들의 충성도를 높였다. 아이돌 그룹에 있어 팬덤의 힘은 절대적이다. 팬덤은 곧 음원 순위와 더불어 가수의 존재감을 알리는 기반이다.

잘 만들어진 스토리텔링은 아이돌 그룹의 기획 의도를 명확히 하면서 대중의 몰입도를 높이는 효과를 봤다. 대중과의 소통을 쉽게 이어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엑소의 스토리텔링은 팀의 세계화 전략에 맞춰 기획됐다"며 "남녀노소뿐 아니라 국경의 벽 없이 누구에게나 친근하게 다가서기에 좋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환풍기 수리공 출신 허각과 리더 임윤택이 위암 투병 중인 울랄라세션 등 각 도전자의 사연이 집중 조명되면서 호응을 얻은 오디션 프로그램 열풍도 한몫했다.

YG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한 개인의 굴곡진 인생사가 해당 도전자의 노래와 감정이입이 되면서 대중이 느낀 감동은 더 컸다"며 "이들과 달리 아이돌은 그 특성상 좀 더 판타지(Fantasy) 한 이야기가 필요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이돌의 지나친 우상화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성시권 대중음악평론가는 "음악성을 등한시하고 겉포장을 치장하는 데 급급하다면 곧 그 바닥이 드러날 것"이라며 "좋은 콘텐츠, 가수의 역량, 기획사의 훌륭한 전략, 삼박자가 함께 어우러졌을 때 K팝이 세계에서 진정으로 인정받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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