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현이 SK 트레이닝팀에게 전하는 편지

  • 등록 2012-01-01 오후 12:05:17

    수정 2012-01-03 오후 9:35:50

[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 이제는 동료에서 남이 됐습니다. 정대현이 SK에서 롯데로 새 둥지를 틀었습니다. '롯데맨'이 된 그에게 SK를 떠나면서 가장 아쉬운 점이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잠시 깊은 고민에 빠지더니 "그동안 힘이 되어 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다"고 입을 열었습니다. 그리고는 트레이닝팀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했습니다. 그동안 말 한 번 따뜻하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지 못했다고 하네요. 다음은 정대현이 SK 트레이닝팀에게 전하는 편지입니다.
▲ 홍남일 SK 코치. 사진=박은별 기자
먼저 정말 다들 고맙습니다. 한 팀에서 생활하며 참 많은 걸 배웠습니다. 그래서 늘 감사한 마음 갖고 있어요. 제가 지금 이 자리에 있기까지 구단 프런트, 감독님과 코치님들, 동료 선수들, 그리고 SK를 사랑해주시는 팬들 덕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비록 미국 진출은 하지 못했지만 응원해주시고 격려해주신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특히! 트레이닝팀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네요. 그간 저를 위해 특히 고생해줬는데 말 한번 따뜻하게 하지 못했네요. 미안해요.

후배들도 그런 이야기를 하더군요. SK가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데에는 트레이닝 코치님들의 역할이 무척 컸다고요. 저 뿐만 아니라 아픈 선수들 관리를 정말 잘해주셨기 때문이죠. 다른 팀에서 이적해온 선수들은 8개 구단 트레이닝팀 중 SK가 가장 잘 돼있는 것 같다라는 이야기도 해요.     정말 그런 것 같아요. 프로 생활 11년째. 제가 이렇게까지 던질 수 있었던 데에는 트레이닝팀 역할이 컸어요. 전 그냥 몸만 맡겼을 뿐인데..제가 의지 많이 한 거 아시죠?    특히 홍남일 코치님! 고생많으셨습니다. 팔꿈치, 무릎 수술 할 때 재활까지 1:1로 책임져줬던거 정말 감사해요. 덕분에 탈없이 일어설 수 있었고 제가 여기까지 온 원동력이 됐어요. 마음이 힘들 때 상담사 역할까지 해주시고. 지금 저의 50%가까이는 홍 코치님이 만들어 주신거라 생각합니다. 

제가 그간 너무 귀찮게 했죠? 트레이너들을 11년동안 제일 잘 이용해먹은 선수가 바로 저일 거에요. 이것저것 물어보고 조금이라도 몸에 문제가 있음 바로 얘기하고, 짜증난 적도 많았을텐데..이런 저를 이해해줘서 고마워요.    전 운이 좋은 선수인가봐요. 선수가 트레이닝팀을 잘 만나야하는데 정말 좋은 분들 만난 것 같아요. 현장 투수코치, 타격 코치님들 만큼이나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평생 잊지 않을게요.

제가 팀을 떠나면서 가장 아쉬운 것도 그런 거에요. 그간 고생했던 트레이닝팀들을 이제 자주 못본다니 아쉬운 마음이 드네요.   후배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어요. 제가 그랫듯, 선수라면 몸관리를 더 적극적으로 하라구요. 몸이 자신의 재산이니까 프로라면 당연히 관리해야죠.

그런데 요즘은 트레이닝팀이 선수들에게 일일이 전화하고, '와서 치료 받고 자라'라며 선수들을 먼저 챙기자나요. 저는 선수들이 스스로 트레이닝팀을 찾았으면 좋겠어요. 후배들이 더 적극적으로 트레이닝팀을 귀찮게 하는 것이 선수로서는 재산 관리하는 방법이죠. 후배들을 위해 앞으로도 더 힘써주세요. 화이팅!     아무튼.. 이제 새해에요. 내년에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가족들도 더 챙기고 애인들도 만드세요. 거의 사생활없이 지내자나요. 선수들에 매달려 사시느라. 선수들이야 좋은 일이지만 가족들이 서운할 거에요. 내년에는 더 화목한 가정되시길 바랍니다.

아직은 SK선수들과 맞대결하는 일이 실감나지 않네요. SK를 떠난다는 것도요. 그래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롯데에 가서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는게 보답하는 길이라는 걸요.   비록 이제는 적으로 만나지만 내년에는 아프지 않고 더 야구 잘해서 트레이닝팀, 그리고 롯데팬, SK팬들에게 보답하도록 할게요. 그간 정말 고마웠습니다. 임진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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