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시사풍자 코미디' 실종시대

'개그콘서트'에서도 보기 어려워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 등 다시 보고 싶은 코너꼽혀



'여의도 텔레토비' 대선 기간 관심 집중
  • 등록 2013-03-11 오전 9:40:12

    수정 2013-03-11 오전 9:40:12

KBS2 ‘개그콘서트’ 특집에서 선보인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사진=KBS)
[이데일리 스타in 김용운 기자] 지난 3일 방송된 KBS2 ‘개그콘서트’는 평소와 달랐다. 아첨꾼에게 둘러싸인 대기업의 회장님이 등장했고 신하들의 충언을 듣지 않는 폭군 황제가 출연했다. 시골의 촌로는 친일파 후손인 이웃의 과거를 능청스럽게 들쑤셨다. 한국사회의 여러 시사정치문제들이 웃음의 소재로 쓰인 것이다.

‘개그콘서트’가 KBS의 공사창립 40주년을 맞아 방송한 ‘코미디 40년 특집’의 한 장면이다. 서수민 ‘개그콘서트’ PD는 “시청자 설문조사를 통해 역대 KBS 코미디 프로그램 코너 중 다시 보고 싶은 코너를 선보였다”고 밝혔다. 시청자가 꼽은 대표 코너는 ‘유머1번지’의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과 쇼 비디오자키의 ‘네로 24시’등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우리사회의 부조리와 권력층의 비리를 웃음꺼리로 만들었던 시사풍자 코미디다.

코미디를 코미디로 보지 않는 현실

지금은 지상파 3사의 대표 코미디 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 마저도 시사풍자 코미디를 찾기 어렵다. 시사풍자 코미디 실종시대가 온 것이다. 엄용수 코미디언협회장은 “코미디는 시대에 따라 변하고 진화한다”며 “이제는 정치적인 것보다 시청자의 관심이 다른 곳에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에 출연했던 코미디언 김학래도 “당시에는 민주화 단계라 그런 점을 갈망해 와 닿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했다.

최근 들어 시사 풍자 코미디의 명맥이 끊긴 것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우선 ‘코미디를 코미디로 보지 않는 현실’이 크다. 지난 1월 ‘개그콘서트’의 ‘용감한 녀석들’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 직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에게 한마디 하겠다”는 말로 인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행정지도를 받았다. 이후 ‘용감한 녀석들’은 ‘소재 고갈’ 등을 이유로 폐지됐다.

2011년 11월에는 ‘개그콘서트’의 ‘사마귀 유치원’에서 국회의원 공천관행을 직설적으로 언급하자 강용석 전 한나라당 의원으로부터 집단모욕죄로 고소를 당하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지상파 예능국PD는 “여러 사건을 겪으며 시사풍자 코미디에 제작에 대한 자체검열과 자기검열이 생겨났다”고 토로했다.

여의도 텔레토비’ 선풍적 인기의 배경은?

시사풍자 코미디에 대한 시청자들의 갈증은 여전하다. 케이블채널 tvN ‘SNL 코리아’는 미국의 대표적인 시사풍자 코미디프로그램인 ‘세러데이 나이트 라이브’의 판권을 사와서 제작한 프로그램이다. ‘SNL코리아’ ‘여의도 텔레토비’는 지난 18대 대통령 선거과정에서 지상파 프로그램을 능가할 만큼 큰 이슈가 됐다. 각 당의 대선 후보들을 직설적으로 풍자하며 시사풍자 코미디의 새로운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어느새 지상파와 케이블, 종편 등 국내 방송사를 통틀어 ‘시사풍자 코미디’의 간판 코너로 자리를 잡았다.

안상휘 ‘SNL코리아’ PD는 “‘여의도 텔레토비’는 초반부터 시청자들의 반응이 굉장히 뜨거워 오히려 제작진이 놀랄 정도였다”며 “누구를 지지한다 이런 내용이 아니라 ‘어떻게 바라볼까?’라는 입장에서 접근했고 시청자들이 그런 측면에서 거부감 없이 재미를 느낀 것 같다”고 말했다. 안 PD는 “시사풍자 코미디의 가장 어려운 점은 사실 외부적인 문제보다 ‘풍자를 얼마나 세련되게 할 수 있느냐’이다”며 “풍자를 잘해도 재미가 없으면 웃음을 주어야 할 코미디 프로그램으로서 의미가 없기에 그 부분에 가장 중점을 두고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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