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N 리뷰]노래·모성애·가족애…세가지 '하모니'의 카타르시스

  • 등록 2010-01-26 오전 8:39:45

    수정 2010-01-26 오전 8:40:35

▲ 영화 하모니


[이데일리 SPN 김은구 기자] 어머니의 사랑만큼 큰 사랑은 없다고 한다. 모성애는 세상에서 가장 숭고하다고 한다.

여자 재소자들만 수감되는 청주여자교도소를 배경으로 한 ‘하모니’(감독 강대규, 제작 JK필름)는 그런 모성애의 다양한 형태가 모인 영화다.

교도소에 가는 사람들에게는 각자 사연이 있겠지만 이 영화에서 집중하는 것은 모성애다.

뱃속 아기를 위해 우발적 살인을 저지른 어머니, 아들과 딸에게 살인자의 자식이라는 멍에를 씌웠다며 평생을 죄책감에 살아가는 사형수 어머니, 살인자가 된 딸에게 미안해하며 얼굴조차 볼 수 없지만 매일 교도소로 면회를 오는 어머니, 생활고를 못 이겨 사기를 저지르고 교도소에 왔지만 남편과 딸들에 대한 그리움에 사무치는 어머니 등.

이 영화의 주인공은 교도소에서 출산을 하고 법에 따라 생후 18개월이 되면 아들 민우를 입양 보내야 하는 홍정혜(김윤진 분)다. 홍정혜는 폭력을 휘두르는 남편으로부터 뱃속 아기를 지키기 위해 반항을 하다 남편을 죽게 만들고 징역 10년 형을 받아 복역 중인 재소재다.

 


홍정혜는 어느 날 교도소를 찾은 합창단의 공연에 매료돼 아들과 생애 처음이자 마지막 외출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합창단 결성에 나선다.

물론 미션 자체가 쉬워보이지는 않지만 이를 성사시킬 수 있도록 같은 방에 음대 교수 출신인 사형수 김문옥(나문희 분)이 있고 성악을 전공한 강유미(강예원 분)도 들어온다는 것이 우연 치고는 지나치다는 생각도 들게 한다.

그러나 지휘를 제안 받은 김문옥이 음악은 맑은 영혼에서 나온다며 자신은 자격 미달이라고 거부하다 이를 수락하고, 깊은 상처로 마음의 문을 닫았던 강유미 역시 합창단에 합류하는 과정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이를 통해 탄생한 합창단은 제목처럼 ‘하모니’를 이룬다. 자장가를 부르면 아기가 놀라서 울음을 터뜨릴 정도로 음치였던 홍정혜가 노래를 제대로 배워가고 재소자들이 합창을 하며 갈등을 풀어가는 과정은 웃음을 선사한다. 이와 함께 스토리가 전개될수록 크게 부각되는 어머니들의 가슴 절절한 모성애는 보는 이들의 카타르시스를 일으키며 웃음과 ‘하모니’가 된다.

그러면서 영화 속 주요 공간인 교도소는 단순히 재소자들이 죗값을 치르기 위해 복역하는 장소가 아니라 등장인물들이 아픔을 씻어내고 희망을 찾아가는 장소로 묘사된다.

‘쉬리’ 이후 여전사 등 강한 이미지로 관객들에게 친숙한 김윤진은 이 영화에서 아기를 위해서는 강한 마음을 먹지만 돌아서면 하염없이 눈물을 쏟는 모성애를 연기하며 올 초 ‘스크린 연기변신의 주역’이라는 타이틀에 당당히 도전장을 던졌다. 영화 ‘해운대’에서 코믹한 캐릭터로 관객들의 웃음보를 자극했던 강예원도 이번에는 날카롭게 날을 세웠다가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어가는 연기로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나문희가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뮤지컬 무대 출신인 정수영과 박준면, 재소자들과 허물없이 어울리는 신입교도관 공나영 역의 이다희는 조연으로서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이들은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소화하며 거친 남자들이 주류를 이루는 영화와는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이를 통해 이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최종적인 메시지는 ‘가족의 하모니’다. 교도소에 들어가면서 생겨난 가족과의 단절은 재소자들이 합창단을 만들고 스스로 교화돼 가면서 회복된다.

28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등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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