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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무를 주세요~.”
2000년대 초반 개그프로그램의 인기를 주도했던 KBS 2TV ‘개그콘서트’의 ‘갈갈이 삼형제’ 코너에서 박준형이 만들었던 유행어다. 이 말 뒤에 박준형은 자신의 돌출형 앞니로 무를 갈고, 그 무를 이용해 뭔가 만드는 개인기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처럼 개그프로그램에서 한동안 흐름을 이끌었던 게 개그맨들의 개인기였다. 그러나 다른 예능프로그램의 추세에 맞추듯 요즘은 개그프로그램에서도 캐릭터가 확고한 코너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한동안 MBC ‘개그야’의 인기를 주도했던 ‘사모님’과 ‘최국의 별을 쏘다’, ‘주연아’, SBS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의 ‘형님뉴스’와 현재의 ‘웅이 아버지’, KBS 2TV ‘개그콘서트’의 ‘까다로운 변선생’, ‘내 인생에 내기 걸었네’ 등은 모두 캐릭터로 승부를 건 코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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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이 관계자는 “개인기는 잠깐 주목을 끌 수는 있지만 다양할 수 없는 만큼 자연스럽게 한계에 부딪치게 된다. 반면 캐릭터는 시청자들이 호감을 느끼면 뭘 해도 좋아하기 때문에 인기가 오래 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사모님’의 김미려는 생각은 없고 돈만 많은 사모님 캐릭터, ‘최국의 별을 쏘다’의 죄민수 조원석은 어설픈 터프가이 캐릭터, ‘주연아’의 정성호와 김주연은 각각 엉뚱한 데 관심이 많은 과외교사와 학생 캐릭터로 인기를 끌었다. 특히 김미려와 조원석은 그 캐릭터로 인해 절정의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형님뉴스’의 앵커석에 앉았던 강성범, 리포터로 활약한 길룡이 김재우와 덕근이 김기욱은 폭력조직 보스와 부하 캐릭터에 앵커와 리포터 캐릭터를 절묘하게 결합시켜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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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를 연상케 하는 복장의 이용진, 이진호, 양세찬, 오인택이 출연하는 ‘웅이아버지’는 변사 역의 이용진이 얼토당토않은 상황설정을 하고 아줌마 분장을 한 채 코 막힌 소리로 “웅이아버지~”를 연발하는 오인택 등 개성 넘치는 캐릭터로 ‘웃찾사’의 새로운 간판 코너로 부상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은 프로그램에서의 캐릭터를 그 사람 본래의 모습으로 생각하기 쉬운 만큼 한번 고정된 캐릭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개그맨들은 새로운 변신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숙제가 남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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