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공] 지난 8일 저녁 열린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화려한 개막 공연이 끝난 뒤 깜깜해진 메인스타디움(냐오차오·鳥巢)에 양쪽으로 머리를 갈라 딴 소녀가 등장한다. 소녀는 낭랑한 목소리로 "오성홍기(五星紅旗·중국 국기)가 바람에 펄럭이네, 승리의 노래가 울려 퍼지네"로 시작하는 노래 '가창조국(歌唱祖國)'을 부른다.
지상 최대의 쇼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연을 했다는 평가를 받은 소녀는 초등학교 3학년생인 린먀오커(林妙可·9·사진). 이날 공연을 위해 응모한 수천 명의 어린이 가운데 선발된 2명 중 한 명이었던 린은 개막식 시작 15분 전에야 개막식 총연출인 장이머우(張藝謨) 감독의 최종 낙점을 받았다.
딸의 공연을 위해 의상 8벌을 준비했던 린의 엄마는, 무대에 오르는 딸에게 중국을 상징하는 빛깔인 빨간색 원피스를 입혔다. 150위안을 주고 구입한 옷이다.
13억 중국인과 언론들은 "미소천사"(중국신문망) "하늘에서 내려온 피리(天�) 소리"(시나닷컴) 라며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도 9일자 커버스토리에 린의 사진을 올렸다.
하지만 린의 공연에도 비밀이 있었다. 중국신문망은 12일 "메인스타디움에 울려 퍼진 청아한 노랫소리의 주인공은 린이 아니라 린보다 두 살 아래(7살)인 양페이이(楊沛宜) 어린이"라고 전했다. 린의 노래는 립싱크였던 셈이다. 이 사실을 안 중국 네티즌들은 대부분 "두 어린이 모두 영웅"이라고 치켜세웠지만, "거짓으로 노래한 것은 옳지 않다. 더구나 어린이 아닌가"라는 비판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