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눈물'이 있을 것이고 그 다음으로는 '극기'나 '인내' 정도가 따라온다. 그리고 빠지지 않는 것이 '지옥 훈련'이다. 그 속엔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훈련량과 함께 모든 즐거운 것과의 단절이란 의미가 담겨 있다.
비단 스포츠만의 문제가 아니다. 뭔가 커다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웃고 즐길 수 있는 것과는 거리를 두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네 보통 생각이다. 참고 기다리는 것이 미덕이고 그것이 힘이 된다는 뿌리 깊은 믿음이 그동안 우리가 생각해온 신념이었다.
그러나 박태환은 달랐다. 그는 늘 생글거리듯 웃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자신만만하고 당당하게 자신의 길을 걸어갔다.
박태환은 지난 2006년 도하 아시안 게임에서 3관왕을 차지하며 MVP에 오른 뒤 이전의 스포츠 스타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박태환은 우리의 상식을 보기 좋게 깨 버렸다. 하고 싶은 걸 하면서도 자신이 할 일을 충실히 해낼 수 있다는 걸 온 몸으로 입증했다.
부담이 없었을 리 없다. 박태환은 금메달을 따낸 뒤 방송 인터뷰서 "이제서 말할 수 있지만 정말 어깨가 무거웠다"고 털어놓았다.
굳이 입으로 표정으로 드러내지 않았을 뿐 그 역시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렸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단지 표현 방식이 달랐던 것이다.
박태환은 "아시아 선수, 한국 선수는 안된다는 편견을 깰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그가 깬 것은 단지 수영의 편견만이 아니었다.
놀땐 놀고 공부할 땐 공부하는, 어느 노래가사 처럼 진정으로 즐길줄 아는 박태환이야말로 진짜 챔피언이다. 그의 등장은 이전 세대보다 한층 업그레이드 된 신인류의 시작까지 기대하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