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진 "솔로보다는 합창, '하모니'잖아요"

  • 등록 2010-01-18 오후 12:04:46

    수정 2010-01-18 오후 12:55:08

▲ 김윤진


[이데일리 SPN 김은구 기자] “아무리 해도 노래를 잘 부르는 건 안되더라고요. 그래서 음치였다가 노래를 어느 정도 부르는 걸로 설정을 바꿔달라고 했죠.”

배우 김윤진에게서는 솔직함이 묻어났다. 잘할 수 있는 것에는 자신감을 가져도 그렇지 않은 것에는 쓸데없는 자존심을 내세우지 않는다고 했다.

오는 28일 개봉될 영화 ‘하모니’(감독 강대규, 제작 JK필름)는 김윤진의 그런 솔직함을 토대로 출연진이 하모니를 이룬 영화다.

이 영화에서 김윤진이 연기한 홍정혜는 폭력을 행사하는 남편으로부터 뱃속 아기를 보호하기 위해 대항하다 우발적 살인을 저지르고 교도소에 수감된 재소자다. 교도소에서 출산을 하고 18개월이 지나면 아기를 입양보내야 한다는 법 때문에 아기와 처음이자 마지막 외출을 하고 싶다는 바람으로 교도소 내 재소자들로 구성된 합창단 결성에 나선다.

그런데 홍정혜는 음치다. 자장가를 부르면 아기는 잠이 드는 게 아니라 자지러질 정도로 울음을 터뜨린다. 그러나 홍정혜는 합창단이 결성되면서 노래 부르는 법을 배워 갈수록 나아지는 실력을 보여준다.

김윤진은 사실 이 역할이 노래를 잘 부르는 설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나중에는 천상의 목소리가 되는 캐릭터였다.

“저에게는 아무리 해도 안되는 설정이었으니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죠. 그래서 바꿔야 한다고 했어요. 또 맨 마지막에는 제가 솔로로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돼 있었는데 합창으로 바꾸자고 제안했어요. 제목이 ‘하모니’ 아니냐면서요. 사실 이 영화는 뮤지컬 무대에서 활동했던 정수영, 박준면이 빛을 봐야 하는 영화죠.”

진정 ‘하모니’가 뭔 줄 아는 배우다.

 
▲ 김윤진


◇ '죽이는 영화'라는 설경구의 추천 '거대한 칭찬'

김윤진, 영화 ‘쉬리’와 ‘세븐데이즈’, 인기 미국드라마 ‘로스트’까지 여전사 같은 강한 이미지로 친숙한 배우다. 그런데 ‘하모니’에서는 아기를 위해 독한 마음을 먹기도 하지만 돌아서면 울음을 터뜨리는 기존과는 전혀 다른 역할이다.

김윤진이 선배인 설경구의 추천을 받아 이 영화에 출연하게 됐다.

“설경구 선배가 영화 ‘해운대’ 특수촬영을 위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다가 전화를 했어요. 당시 출연계약을 하려던 영화가 있었는데 ‘죽이는 영화가 있다’며 기다리라고 하더라고요. 원래는 대본을 먼저 보고 감독, 제작자를 만나는 게 그동안 지켜온 규칙이었는데 이번에는 제작자부터 만났어요. 대본이 아직 완성되기 전이었거든요.”

그럼에도 김윤진이 ‘하모니’를 선택한 것은 존경하는 선배의 적극 추천이 거대한 칭찬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김윤진은 이어 “오랫동안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었는데 기회가 없었어요”라며 홍정혜가 기존과 다른 캐릭터라는 점도 영화를 선택한 이유 중 하나였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결과물이다. 도전, 변신은 배우의 욕심일 수도 있다. 관객이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해야 하고 영화의 상업적 흥행으로 이어져야 한다.

김윤진은 “영화의 흥행은 꼭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책임질 수 없지만 의무감은 항상 있죠”라며 “과정이 좋아도 결과가 나쁘면 서로 다시 보기 힘들잖아요. 최소한 손해는 보게 하지 말자는 생각이에요”라고 말했다. 김윤진이 미국 드라마 ‘로스트’ 촬영 스케줄로 바쁜 가운데서도 한국에서 ‘하모니’ 홍보활동에 적극 나선 이유도 그래서다.

 
▲ 김윤진


◇ '하모니' 김윤진에게 '모성'을 안겼다!

‘하모니’의 한 축은 모성애다. 홍정혜는 이 영화에서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아들 민우의 엄마다. 아직 결혼도 안한 김윤진이 아기와 연기를 하는 것은 쉽지 않았던 듯했다.

“제가 잘해도 아기와 연기가 맞지 않으면 다시 하고, 다시 하고, 또 다시 하는 반복의 연속이었죠. 너무 힘들었어요.”

그러면서도 김윤진은 “아기가 워낙 예뻐서 영화의 많은 빈틈을 채워줬어요”라며 “한동안 공들여서 친해진 뒤에 아기가 제게 안기니 너무 좋더라고요”라고 촬영 당시 즐거웠던 기억을 떠올렸다.

김윤진은 또 영화 후반부에 아들의 손을 잡고 노래를 부르는 장면을 촬영하며 지휘를 맡은 나문희와 눈이 마주친 뒤 “컷” 소리가 나자마자 주저앉아 펑펑 울었다고 했다. 김윤진은 “나문희 선생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하더라고요. 그걸 보고 순간적으로 울컥했죠”라고 변명(?)을 했다. 나문희의 연기를 보고 자신도 눈물이 났다는 것이다.

과연 그게 전부였을까? 아들과 헤어질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운명에 놓인 엄마라는 상황도 김윤진의 눈물샘을 자극했을 것이다. 아직 미혼이지만 김윤진은 ‘하모니’를 통해 어느새 ‘모성’과 친숙한 배우가 된 느낌이다.

(사진=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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