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교사②]김태용 감독 "'해피엔드' 같은 女욕망 그리고 싶었다"

  • 등록 2017-01-07 오후 1:30:00

    수정 2017-01-07 오후 1:46:14

김태용 감독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해피엔드’ 같은 여성의 욕망이 살아있는 영화를 해보고 싶었다.”

언론 시사 때부터 ‘문제작’으로 평가받은 ‘여교사’에 대한 김태용 감독의 말이다. ‘여교사’는 한 계약직 여교사의 비뚤어진 욕망을 통해 우리사회가 직면한 사회문제를 꼬집는다. 남성 영화 위주의 분위기 속에서 간만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는 영화다. ‘여교사’라는 제목도 도발적이지만 로리타 콤플렉스의 성별을 전복시킨 여교사와 남학생의 사랑이라는 파격적인 설정도 그렇다.

“지금까지 많은 치정극이 중년남성과 어린여성의 사랑을 그린 내용이 많았었죠. 저는 그것을 뒤집어서 여성이 주체가 되고 남성이 대상이 되는 이야기가 궁금했어요. 정지우 감독닝의 1999년작 ‘해피엔드’를 보면서 여성에게서 강렬한 욕망을 느꼈는데, 어느 순간 우리영화에서 그런 여성 캐릭터를 볼 수 없게 돼 아쉬웠습니다. 영화를 소비하는 관람객의 대부분은 여성이잖아요. 여성 관객도 영화 속에서 표현되는 여성의 욕망에 대한 갈증이 있을 거라 생각했고, ‘여교사’는 그렇게 출발한 영화입니다.”

‘여교사’는 김태용이라는 이름을 가리면 여성 감독의 연출작 같기도 하다. 그만큼 질투심, 열등감, 열패감으로 바뀌는 여성의 감정 변화를 섬세하고 날카롭게 포착했다. 김태용 감독은 그 공을 김하늘, 유인영 두 배우들과 제작사 외유내강의 강혜정 대표에게 돌렸다. 자신은 아무래도 남성이라 여성의 섬세한 감정을 이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여성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주변에서 아무리 여성에 대해서 말해도 자신의 이해나 공감력이 부족하면 ‘여교사’ 같은 작품은 나올 수 없었을 터다. 김하늘도 감독의 디렉션을 치켜세웠다. 그간의 많은 작품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그녀인데 ‘여교사’에선 사랑을 갈구하는 캐릭터로 지독한 고독을 느꼈다. 그때 ‘선배님, 많이 외로우시죠’라며 마음을 헤아려준 이가 김태용 감독이다. 김하늘이 효주의 감정을 끝까지 컨트롤하는데 감독의 위로는 적잖은 힘이 됐다.

‘여교사’ 스틸
‘여교사’는 김하늘과 유인영이 각각 연기하는 효주와 혜영를 통해 계급문제를 지적한다. 그래서 비뚤어진 욕망을 드러내지만 효주에게 마음이 쓰이고 악의는 없지만 생각도 없는 혜영의 말과 행동에 화가 난다.

“효주뿐 아니라 혜영도 겹필을 가진 존재입니다. 효주는 가진 게 없어서 혜영은 태어날 때부터 있어서 자신이 가진 게 무엇인지 모르는 데에서 충족되지 않는 결핍 같은 게 있죠. 그 과정에서 자신은 모르는 악행을 저지르게 되고요. 혜영에게 정유라씨와 비슷한 점이 있다고 느꼈어요. 그분이 SNS에 ‘능력 없는 네 부모 원망해”라고 썼는데 본인은 그게 왜 잘못된 말인지 모르잖아요. 최근에 비행기에서 난동이 일어난 일도 있었고요. 계급차이에서 출발하는 갑질이 일상에 상존해 있는 것 같아요. 그런 문제에 대한 공감대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두 여성을 통해 얘기하고 싶었습니다.“

‘여교사’에는 직장 여성이라면 공감할 만한 요소들도 담겨 있다. 효주를 통해 ‘경단녀’를 걱정하는 직장 내 여성의 위치를 보여준다.

“이 영화를 하기 전만 해도 여성이 매일 하는 화장이 노동의 연장선에 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을 못했어요. 여성들이 겪는 임신과 출산의 문제에 대해서도 둔감했는데 돌아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지난해 한동안 없었던 여성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는 여럿 작품들이 있었는데 그 바통을 잘 이어받아서 ‘여교사’도 여성과 관련된 화두를 던질 수 있는 영화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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