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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는 현실적으로 한국시리즈로 가는 마지노선이나 다름 없다. 현 포스트시즌 체제에서 3위나 4위로 진출한 팀은 체력적, 정신적 부담을 극복하는 것이 그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2위 자리를 놓고 경쟁중인 팀은 롯데와 SK,그리고 KIA까지 3팀. 누구도 장담할 수 없고 누구나 넘볼 수 있는 자리이기에 더욱 경쟁이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
롯데가 7월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2위에 올라 있지만 아직 가시권이다. 2,3경기 차이 정도는 충분히 뒤집을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
포인트는 약점을 얼마나 감출 수 있느냐다. 보완할 수 있는 시간은 없지만 최대한 모자란 부분이 덜 도드라진다면 상대적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롯데는 상승 분위기가 주춤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7월 이후 최고 승률을 기록하며 거침없이 내달렸던 그들이다. 그러나 상승세를 석달 이상 끌고 갈 수 있는 팀은 그리 많지 않다.
롯데 한 선수는 "연패가 끊어지면 힘든 것이 줄어든다. 반면 연승이 끊어지면 갑자기 지치는 기분이 든다. 지난주엔 무승부까지 계속되며 몸과 마음이 조금 무거워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분위기의 팀이다. 이전에 비해 수비나 불펜 등 내실이 다져져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두려움 없는 질주'가 가장 큰 장기다. 롯데의 지난주가 숨 고르기일지, 아니면 하락세의 출발점이 될지가 가장 중요하다.
SK는 선발 고민이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 고효준 이영욱 윤희상 등 대체 요원들의 호투로 위안을 삼고 있는 요즘이다.
하지만 이 중 누구도 꾸준히 선발 수업을 받은 투수는 없다. 매 경기 결승전처럼 치러지는 막판 승부에서 안정적인 구위를 매번 기대하긴 어렵다.
KIA는 불펜 해법을 어떻게 찾아내는지가 여전한 숙제다. 경기 일정에 여유는 있지만 아직 뾰족한 해법은 나오지 않고 있다.
손영민 복귀 효과도 아직이다. 부상에서 돌아온 뒤 3경기서 1이닝을 던졌는데 무려 4점을 내줬다. 공 끝의 힘도 떨어져 있는데다 제구까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선발 투수로 돌려 막기를 하는 것도 쉬운 선택은 아니다. 선발 투수들의 몸 상태가 썩 좋지 못하기 때문이다. 윤석민 로페즈, 트레비스 모두 관리가 필요한 상황. 양현종은 제구가 불안해 불펜 카드로는 믿음이 더 떨어진다.
타선 폭발력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불펜 안정은 KIA 레이스에 가장 중요한 요소다. 그러나 길은 아직 명확하게 보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