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 없는 윤두준 먹방, '배부른 소리'에서만 볼 수 있죠" [인터뷰]

Mnet '배부른 소리' 남동윤 PD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흐름 반영"
"대사 없애고 '리얼 혼밥'에 초점"
  • 등록 2021-01-19 오후 12:24:47

    수정 2021-01-19 오후 12:50:26

남동윤 PD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코로나19가 불러온 언택트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먹방을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Mnet ‘배부른 소리’ 연출을 맡은 남동윤 PD의 말이다. ‘배부른 소리’는 집에서 각종 배달음식이나 간단히 조리한 음식으로 ‘혼밥’을 하는 모습을 담는 먹방 콘텐츠다.

최근 서울 상암동 CJ ENM 사옥에서 만난 남 PD는 “코로나19로 인해 외식과 모임을 하기 어려운 상황 속 ‘혼밥’을 하는 이들이 늘어난 흐름을 반영한 ‘먹방’을 만들어내는 데 초점을 두고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배부른 소리’의 부제는 ‘집콕 리얼 먹방’이다. 기존 ‘먹방’ 콘텐츠와 달리 음식 혹은 레시피를 소개하거나 맛에 대한 표현을 하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남 PD는 “‘혼밥’을 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담아내기 위해 대사를 과감히 없앴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는 재미가 떨어지진 않을까’ 하는 고민도 있었으나 ‘배부른 소리’만의 차별점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프로그램을 이끄는 인물은 tvN 드라마 ‘식샤를 합시다’ 시리즈를 통해 ‘먹방 스타’로 거듭난 윤두준이다. 윤두준은 치킨, 짜장면, 간장게장, 곱창 등 다양한 메뉴로 ‘먹방’을 맛깔나게 소화했다.

남 PD는 “‘먹방’으로 이름을 날렸던 인물이라 믿음이 갔다. 10대뿐 아니라 3040 세대에게도 사랑받는 스타라는 점도 고려했다”고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이어 “윤두준씨에게는 특별한 디렉션을 하지 않고 ‘최대한 집에서 혼자 있을 때처럼 먹어달라’는 요청을 했다”면서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배부른 소리’가 추구하는 ‘먹방’을 잘 소화해주셨다”고 덧붙였다.

‘자연스러운 먹방’만큼이나 많은 신경을 쓴 부분은 영상 퀄리티다. 남 PD는 “‘고퀄리티 먹방’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드라마나 뮤직비디오 촬영 때 쓰는 카메라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카메라 감독 7~8명이 직접 카메라를 잡고 다양한 구도에서 음식과 윤두준씨의 ‘먹방’을 촬영하도록 했어요. 대사가 없는 만큼 씹는 소리, 밥 비비는 소리, 라면 끓는 소리 등이 잘 표현될 수 있도록 앵글에 잡히지 않는 곳곳에 여러 대의 마이크를 설치했고요.”

‘배부른 소리’만의 세계관인 ‘두주니버스’(윤두준 유니버스)는 빼놓을 수 없는 재미요소다. 윤두준은 ‘윤고딩’, ‘윤취준’, ‘윤주부’, ‘윤군인’ 등 매회 다른 인물로 등장해 ‘먹방’에 나선다. ‘두주니버스’는 각기 다른 윤두준 캐릭터들이 서로 친인척이나 동네 주민 사이라는 설정이다. 남 PD는 “다양한 상황에 음식에 맞는 ‘먹방’을 보여주기 위한 세계관”이라고 소개했다.

“떡볶이 하면 고등학생, 삼겹살에 소주 하면 직장인이 떠오르곤 하잖아요. 한 인물이 여러 음식을 먹게 하는 것보단 상황과 메뉴에 맞는 다양한 인물을 등장시키는 것이 신선한 재미요소가 될 수 있겠다는 판단을 했어요.”

당초 Mnet 디지털 스튜디오 M2의 웹용 콘텐츠로 제작된 ‘배부른 소리’는 회당 100만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에 힘입어 Mnet에 정규 편성됐고, 지난 11일부터 매주 월요일 밤 11시에 전파를 타는 중이다.

남 PD는 “‘말을 안 하니 윤두준과 같이 밥을 먹는 듯한 느낌이 난다’ ‘억지로 꾸며낸 먹방이 아니라 좋다’ 등 기획 의도에 걸맞은 긍정적인 댓글을 볼 때 연출자로서 특히 기분이 좋았어요.”

‘배부른 소리’는 디지털 어워즈 ‘VEGA 디지털 어워즈’와 ‘AVA(Audio-Video Arts)에서 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남 PD는 “코로나19 시대를 반영한 콘텐츠라는 점과 K-푸드에 대한 관심이 맞물린 결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부른 소리’는 이미 촬영이 끝난 상태다. 제작진은 M2 채널를 통해 모든 에피소드가 공개된 뒤 “‘배부른 소리’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만 안녕은 영원한 헤어짐은 아니겠지요..?”라는 글을 남겨 후속 시즌 제작 가능성을 열어뒀다.

남 PD는 “해당 글로 인해 일부 시청자분들은 시즌2가 제작되는 걸고 알고 계신다”고 웃으며 “저 역시 시즌2 제작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남 PD는 ‘파리에 있지’, ‘뉴이스트로드’, ‘SVT클럽’, ‘갓세븐의 하드캐리’, ‘릴레이댄스’, ‘뭐.먹.어’, ‘얼마까지 보고 오셨어요’ 등 다수의 TV 프로그램과 웹콘텐츠 제작을 이끌었다.

인터뮤 말미에 그는 “‘배부른 소리’라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 좋은 결과를 얻어내 기쁘다”며 “앞으로도 연출자로서 다양하고 신선한 형태의 콘텐츠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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