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6일 만에 골맛 본 이강인, 이적 논의도 되살아날까

  • 등록 2020-07-08 오전 11:54:57

    수정 2020-07-08 오후 9:41:28

발렌시아 소속의 이강인이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린 뒤 팀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발렌시아 구단 홈페이지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소속팀 발렌시아의 재계약 제안을 거절하고 이적을 요청한 ‘슛돌이’ 이강인(19)이 환상적인 ‘극장골’을 터뜨려 팀을 6경기 만에 승리를 이끌었다. 이 한 골은 새로운 팀을 찾는 이강인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다 줄 전망이다.

이강인은 8일(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발렌시아의 메스타야에서 열린 레알 바야돌리드와 2019~20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5라운드 홈 경기에서 1-1로 맞선 후반 43분 절묘한 왼발슛으로 골망을 흔들어 발렌시아의 2-1 승리를 견인했다.

이강인이 프리메라리가 골을 터뜨린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9월 25일 헤타페를 상대로 프리메라리가 데뷔골을 터트린 이후 9개월 12일, 날짜로는 286일 만에 기록한 시즌 2호골이다.

벤치에서 대기하던 이강인은 1-1로 맞선 후반 18분 카를로스 솔레르를 대신해 그라운드로 투입됐다. 곤살레스 감독 부인 후 2경기 연속 벤치를 지켰던 이강인은 들어가자 마자 정확한 패스로 공격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이강인의 빛나는 결승골은 후반 43분에 터졌다. 이강인은 페널티 지역 오른쪽 부근에서 공을 잡은 뒤 수비수 2명을 앞에 놓고 강력한 왼발슛을 날렸다. 발끝을 떠난 공은 골문 오른쪽 구석을 뚫고 득점으로 연결됐다.

여러가지로 의미있는 골이었다. 이강인은 현재 복잡한 상황이다. 발렌시아를 떠나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 6일 스페인 매체 ‘수페르 데포르테’는 “이강인이 발렌시아의 재계약 제안을 거부하고, 팀을 떠날 것이다”며 “그는 정기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기 때문에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느낀다”고 전했다.

이강인은 지난해 여름 유벤투스(이탈리아), 아약스(네덜란드) 등 세계적인 클럽의 영입 제안을 받았다. 같은 프리메라리가의 레반테의 경우 구체적인 임대 이적 논의가 이뤄지기도 했다.

그때마다 발렌시아는 ‘더 많은 출전 기회를 주겠다’며 이강인을 붙잡았다. 하지만 구단의 약속과는 달리 이강인은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많았다. 2019~20시즌 각종 대회에서 21경기에 나섰지만 대부분 교체로 들어가 짧은 시간 뛰다가 나오는게 전부였다.

만 19살인 이강인은 최대한 많이 경기에 출전하면서 기량과 경기 감각을 끌어올려야 할 시기다. 그런데 발렌시아 코칭스태프는 당장의 성적을 위해 베테랑을 선호하고 있다. 이 구단에선 미래가 밝지 않다는 것을 이강인 본인이 더 잘 알고 있다.

혼자 팀을 떠나고 싶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이강인은 발렌시아와 2022년까지 계약돼 있다. 심지어 발렌시아는 이강인의 바이아웃 금액으로 무려 8000만유로(약 1080억원)를 책정한 상태다.

다른 팀에서 계약 기간 중 이강인을 발렌시아 구단과 합의 없이 데려가려면 1000억원이 넘는 돈을 내놓아야 한다는 의미다. 이번 시즌 큰 활약이 없었던 이강인을 그런 조건으로 데려갈 팀은 없다.

하지만 이강인은 이날 골로 다시 한번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스페인 언론 마르카는 “올 시즌 발렌시아에서 거의 사라졌던 이강인이 발렌시아에 극적인 승리를 안겼다”고 평가했다. 이강인을 염두에 뒀다가 머뭇거리는 다른 팀들의 영입 의욕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발렌시아는 더욱 고민에 빠졌다. 이강인은 실력도 실력이지만 구단의 아시아 마케팅 차원에서 중요한 자원이다. 이강인을 반드시 잡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무조건 출전 기회를 약속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보로 곤살레스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팀의 최선을 위해 모든 결정을 내린다”며 “선수의 나이가 몇인지,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기회를 부여받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는 다시 말하면 나이 어린 이강인에게 제대로 기회를 주지 않았음을 시인한 것이나 다름없다.

아무런 대가 없이 2년 뒤 이강인을 내보내야 한다면 현실적인 선택을 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20세 이하(U-20) 월드컵 준우스을 이끈 뒤 주가가 하늘을 찔렀던 때보다는 미치지 못하지만 여전히 이강인을 원하는 팀은 있다. 황의조가 활약 중인 프랑스 1부리그 보르도를 비롯해 마르세유, 니스 등의 팀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차상엽 JTBC 축구해설위원은 “이강인이 이날 골을 넣었지만 여전히 발렌시아에서 출전 기회를 많이 얻기 힘든 게 사실이다”며 “상대적으로 팀 전력이 떨어지더라도 출장 기회가 많은 팀으로 가는 것이 현재로선 최선의 방법이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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