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스타 베스트12에 선정된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가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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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지은 기자] “아빠가 기대를 하고 있더라고요.”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는 올 시즌 팬과 선수단이 뽑는 KBO 올스타 ‘베스트12’에 선정됐다. 벌써 개인 통산 5번째다. 어깨 부상으로 전반기 이탈했던 2018년을 제외하고는 2017년 데뷔 시즌부터 거의 매해 올스타전에 출전해왔다. 다만 올해는 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아버지인 이종범 LG 퓨처스(2군) 감독과 함께 설 수 있는 무대라서다.
오는 16일 열리는 KBO 올스타전에서는 리그 출범 40주년 기념으로 뽑힌 ‘레전드 40인’ 중 1~4위가 발표된다. 여기에 이 감독이 포함된다면 부자(父子) 올스타전 동반 출격이 성사된다. 이정후는 “명단에 아빠가 포함돼 내 앞에 서 계시면 멋있을 것 같다”며 “좋은 선수였던 아빠가 많은 팬분들 앞에서 레전드로 인정받는 자리가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기대했다.
레전드 40인은 개막 원년부터 현재까지 통틀어 선정된 177명의 선수 중 선정된다. 지난달 마무리된 팬 투표에서 이 감독은 중간집계 막판 선동열 전 국가대표팀 감독에 이어 2위를 유지했다. 아직 구단 단장, 감독, 선수 등 전문가 선정 위원 162명의 투표가 남아 있지만, 한국프로야구에서 이 감독이 갖는 위상을 고려한다면 ‘톱4’ 수성은 어렵지 않은 상태다.
|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21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이종범 LG 코치가 외야수 부문 수상자인 키움 이정후에게 골든글러브를 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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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는 “올스타가 되려면 팬들과 선수들 모두의 인정을 받아야만 한다”며 “제가 어렸을 때 아빠가 매번 올스타전에 나가는 걸 보며 멋지다는 느꼈고, 나중에 프로 선수가 됐을 때 나도 그렇게 나가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고 돌이켰다.
아버지 앞이라고 ‘미스터 올스타’를 욕심내진 않는다. 그는 “전반기 팀 순위 경쟁과 개인 성적 등을 위해 쉼 없이 달려왔고, 후반기에도 매일이 전쟁터 같은 상황에서 올스타전만큼은 어떤 상을 타야 한다는 강박증에 시달리고 싶지 않다”며 “꽉 들어찬 잠실구장에서 좋은 선수들과 다 같이 함께할 수 있다는 게 가장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나름의 깜짝 이벤트도 준비하고 있다. 머리카락을 여러 가닥으로 땋아 늘어뜨린 ‘레게 머리’ 스타일로 변신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 몇 달간 뒷머리도 길러왔다. 이정후는 “지금 길이로 충분히 된다고 하셔서 그 시기에 맞춰서 하려고 하는데, 안 되면 붙여서라도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