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후 3년 만에 처음으로 정규앨범을 선보이는 비비는 총 12곡으로 자신의 비범한 음악 세계를 펼쳐냈다. 비비는 전곡 작사를 직접 맡은 것은 물론, 작곡, 편곡, 프로듀싱, 뮤직비디오 기획 등 앨범 작업 전 과정에 고루 참여했다. 그렇기에 ‘로우라이프 프린세스 - 누아르’는 ‘파격퀸’ 비비의 활동과 작업물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일종이 사용지침서라 하기에 손색없다.
출격일인 18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CGV 청담씨네시티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비비는 “너무 감격스럽다. 재미있게 봐주시고 즐겨주셨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앨범을 내는 벅찬 소감을 밝혔다. 이어 “앨범명은 직역하면 하류인생 공주님이란 뜻”이라면서 “역설적인 면이 제 자신과 비슷하다고 생각해 앨범명을 정했다”고 했다. 아울러 “곡에 담은 이야기와 세계관이 누아르 장르라는 생각이 들어 제목에 ‘누아르’를 붙였다”고 부연했다.
타이틀곡으로 택한 곡은 4곡이나 된다. ‘나쁜년’(BIBI Vengeance), ‘조또’(ZOTTO), ‘철학보다 무서운건 비비의 총알’(Blade), ‘가면무도회’(Animal Farm) 등이다. 비비는 이 곡들의 뮤직비디오를 고퀄리티로 제작해 보고 듣는 재미를 높였다. ‘시네마급’ 완성도와 작품성이 돋보이는 ‘나쁜년’과 ‘조또’에는 각각 배우 현봉식과 박정민이 출연해 비비와 연기 호흡을 펼쳤다. ‘나쁜년’에는 안무 창작을 담당한 아이키 필두 댄스 크루 훅!도 여러 장면에 비중 있게 등장한다.
타이틀곡 중 ‘나쁜년’과 ‘조또’는 제목이 강렬하다. 진행을 맡은 KBS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박지윤은 “방송 생활을 하면서 ‘나쁜년’과 ‘조또’를 발음해본 건 처음”이라고 언급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관련 물음에 비비는 “제목 때문에 방송 활동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비비는 센 제목의 곡들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더했다. ‘나쁜년’에 대해선 “힘든 일을 당했을 때 격분한 상태에서 열심히 가사를 쓴 곡”이라며 “상대가 잘못을 저질렀을 때 ‘이번 한 번은 봐주지만, 다시는 봐주지 않겠다. 만약 또 잘못을 하면 나쁜년이 될 것’이라고 다짐하는 상황을 풀어냈다”고 말했다.
어떤 일 때문에 분노를 했던 거냐는 물음에는 “사람과의 관계 때문이었다”며 “신고를 하면 감옥 가는 정도의 일을 당했었다”고 답해 이목을 끌었다. 그러면서 비비는 “‘나쁜년’은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할 만한 사이다이자 소화제 같은 곡”이라며 “표현을 잘 못하는 편이라 화를 안고 살아가는 분들이 힘든 일을 겪을 때 이 노래를 듣고 유연하게 살아가셨으면 하는 마음”이라는 바람을 드러냈다.
비비는 “친한 친구이자 반려견 같은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 또 원초적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는 야하고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기도 하다”면서 “이번 신곡들과는 결이 다른 사랑스러운 곡들을 담은 앨범 발매도 준비하고 있다. 앞으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밝혔다.
타이거JK는 “비비가 시나 소설처럼 각 이야기에 대한 캐릭터를 만드는 방식으로 곡을 작업하는 과정을 지켜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캐릭터에 몰입해 비디오 구상까지 직접 하면서 마치 OST를 만들 듯이 곡을 만드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너무 신기하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비비를 치켜세웠다.
뒤이어 타이거JK는 “비비가 앨범을 작업하면서 새벽 밤마다 많이 울기도 했고, 가끔은 미친 듯 웃기도 했다. 그런 모습과 과정을 지켜보면서 굉장히 고된 작업을 한다는 생각도 했다”면서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했다. 끝으로 그는 “비비의 신곡을 뮤직비디오와 함께 접하면 앞으로 비비가 하는 언행이 더 잘 이해되고 재미있게 여겨지실 것”이라며 따듯한 시선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