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드와이트 하워드와 함께한 달콤 살벌한 2일간의 추억

  • 등록 2013-08-20 오후 2:36:01

    수정 2013-08-21 오전 9:29:59

▲ 드와이트 하워드가 자신감 넘치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사진= 아디다스 제공


[이데일리 e뉴스 박종민 기자] “죽어서 쉬면 된다”

17일과 18일 양일간의 국내 일정에서 미국프로농구(NBA) 최고의 센터 드와이트 하워드(27·휴스턴 로키츠)가 남긴 가장 인상적인 말이었다. “바쁜 일정에 힘들지 않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한 그 말 한마디에 프로의식이 물씬 배여 있었다.

‘슈퍼맨’ 하워드는 아시아 투어 차 지난 17일 새벽 인천 공항을 통해 입국, 자신을 기다리던 30여명의 국내 팬들과 첫 만남을 가졌다. 그가 한국을 찾은 것은 2006년 월드 바스켓볼 챌린지(World Basketball Challenge) 이후 7년 만의 일이다. 그는 장시간의 비행에도 치진 기색 없이 밝은 표정으로 팬들을 대했다.

▲ 17일 영등포 타임스퀘어 실내 특설코트를 찾아 팬사인회를 가진 하워드가 어린이들과 함께 경기를 펼치고 있다. / 사진= 아디다스 제공


슈퍼맨의 등장에 영등포-이태원은 ‘들썩’

방한 첫날 오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아트리움 쇼핑몰 3층에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익살스럽게 등장한 하워드의 모습에 농구팬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농구팬 수백 명이 몰려 떠들썩한 현장 분위기에 하워드는 “이렇게 많은 팬들이 나를 보러 올 줄은 몰랐다”고 털어놨다.

하워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휴스턴 이적에 대한 심경도 밝혔다. 그는 “휴스턴은 정말 좋은 팀이다. 제레미 린 등 젊고 뛰어난 선수들이 많이 있는 팀이다. 린은 물론 제임스 하든과의 호흡도 기대된다”며 “하킴 올라주원이 나의 이적을 흡족해하고 있다. 그와 같이 휴스턴의 전설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워드는 “다음 시즌 스피드와 파워 중 어느 것에 중점을 두겠느냐”는 팬의 질문에 “스피드로 시작해 파워로 마무리하겠다”고 재치있게 답변했다. 이어 그는 “팬들에게 정말 고맙다. 한국에 머무는 시간 동안 팬들과 소통하는데 신경쓰겠다”며 방한 일정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인터뷰 중 그는 빨간 망토를 입고 나타난 어린이들과 경기를 펼치기도 했다. 경기에서 하워드는 공을 높이 들어 어린이들을 약 올리는가 하면 어린이들의 슛을 손쉽게 블록하며 팬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시종일관 환한 미소를 짓던 하워드는 경기 막판 ‘전매특허’인 덩크슛을 선보이며 팬들의 관심에 화답했다.

▲ 드와이트 하워드가 아디다스 이태원점에서 디제잉을 하며 팬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 사진= 박종민 기자


저녁 8시쯤 전용 밴을 타고 아디다스 이태원점에 들른 하워드는 팬사인회를 가졌다. 그는 사인회가 끝나자 매장 앞에서 헤드셋을 착용하고 디제잉을 선보였다. 화끈한 팬서비스에 100여명의 팬들은 즐거워했다.

현장에 있던 농구팬 멜리사(31·미국)는 “친구로부터 이번 행사에 대한 소식을 전해 듣고 참가하게 됐다. 하워드를 보러왔는데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또 “하킴 올라주원의 팬이었는데 그를 따르는 하워드의 모습을 보고 좋아하게 됐다”고 밝혔다.

하워드는 열렬히 응원하던 한 여성 팬을 지목해 함께 사진을 찍어주는 성의도 보였다. 여성은 하워드의 깜짝 선물에 매우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하워드는 9시쯤 자리를 떴지만, 일부 팬들은 10분간 현장을 지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농구클리닉 강사에서 엔터테이너까지...‘만능 재주꾼’

예정 시간보다 30분 늦은 18일 오전 11시 영등포 타임스퀘어 ‘아디다스 크레이지코트 3 vs 3 농구대회’ 행사장에 나타난 하워드는 서둘러 농구클리닉 ‘드와이트 레슨’을 시작했다. 늦어서 팬들에게 미안했는지 어느 때보다 진지하게 임했다.

▲ 드와이트 하워드가 국내 농구 유망주들을 세심하게 가르치고 있다. / 사진= 박종민 기자


하워드는 약 70분간 중·고등학생으로 구성된 국내 농구 유망주 35명에게 하체훈련, 볼 컨트롤 훈련, 페인트 동작 후 슈팅, 포스트업 수비법, 리바운드시 박스아웃 등 기본기를 전수했다. 잘하는 선수에게는 칭찬을, 동작이 서툰 선수들에게는 직접 시범을 보이며 자세를 바로잡아 줬다.

하워드는 ‘드와이트 레슨’ 후 소감을 전했다. 그는 “나는 훈련마다 최선을 다한다. 오늘 농구클리닉에서는 열정적이지 않은 선수들이 많았다. 작은 훈련이라도 최선을 다해야 큰 경기에서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농구 유망주들에게 조언을 건넸다.

하워드는 “지금까지 팀워크가 가장 좋았던 팀은 어디였냐”는 한 유망주 선수의 질문에 “올랜도 매직 시절 동료들과 매우 친했다. 현재 휴스턴에 입단한 지 얼마 안 됐지만 동료들과 빨리 친해지고 있다”고 답했다.

▲ 드와이트 하워드가 18일 오후 아디다스 명동점에서 팬사인회를 가졌다. 그는 틈틈이 거리의 팬들을 보고 환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 / 사진= 박종민 기자


그는 오후 3시 아디다스 명동점을 찾아 1시간 동안 팬, 취재진과 토크 콘서트를 가졌다. 하워드는 “샤킬 오닐이 종종 독설을 한다. 오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특별히 할 말은 없다. 타인을 험담하는 건 좋지 않다.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인생에서 성공하려면 타인에 대한 험담을 하지 말아야 한다. 자신이 가진 것에 감사하고 만족하며 그 장점을 키워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등번호로 12번을 택한 사연에 대해서는 “숫자 12는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예수의 제자가 12명이며 시계도 숫자 12를 기준으로 한다. 내 생일도 12월에 있다. 아버지가 12번, 어머니가 24번을 달았는데 두 분을 뛰어 넘고자 하는 의미도 담겨 있다”고 언급했다.

사인회에서 하워드는 사진을 찍자는 팬들의 요청에 흔쾌히 응했고 종종 창밖을 내다보며 거리의 수많은 팬들에게 눈인사를 건넸다. 그는 매장에서 나와 약 40분간 명동 거리를 활보하며 아이쇼핑을 즐겼다. 많은 팬들이 그의 뒤를 따랐으며 인근 상점의 고객들도 창밖으로 하워드의 모습을 지켜봤다.

하워드를 알지 못하던 이들도 주변 사람들에게 이름을 전해 듣고 휴대 전화로 검색을 시도했다. 한 남성은 여자친구에게 “팀 던컨, 코비 브라이언트와 함께 NBA에서 가장 유명한 선수”라고 하워드를 소개했다.

오후 6시쯤 다시 영등포 타임스퀘어 특설 코트를 찾은 하워드는 엔터테이너로 깜짝 변신해 많은 이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농구대회에 출전한 중등부 선수 한 명과 팀을 이룬 하워드는 연예인 하하, 정형돈과 농구 경기를 펼쳤다.

경기에서 정형돈은 머리로 하워드의 엉덩이를 들이미는 등 특유의 예능감을 발휘하며 현장을 찾은 팬들에게 재미를 선사했다. 정형돈과 하하는 하워드의 공격에 할리우드 액션을 취하고 오펜스 파울이 아니냐며 장난 섞인 항의도 했다.

▲ 드와이트 하워드가 연예인 하하, 정형돈과 익살스러운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 사진= 연합뉴스


하워드는 한 손으로 공을 높이 들고 두 사람을 농락했다. 하하와 정형돈은 하워드와 신장 차이가 워낙 많이 나서 점프해도 그의 공을 뺏을 수 없었다. 하워드의 몸짓 하나 하나에 농구팬들은 열광했다. 하워드가 경기 막판 투핸드 덩크슛을 내리꽂자 타임스퀘어는 함성으로 가득 찼다.

그는 레크레이션 이벤트에서 국제가수 싸이의 히트곡 ‘강남스타일’에 맞춰 말춤을 추는가 하면 태권도 도복을 입고 발차기를 하다가 넘어져 팬들을 폭소케 했다. 타임스퀘어에 있는 모든 이들에게 ‘할렘 쉐이크’ 할 것을 요청하며 현장 분위기를 띄웠다.

이날 하워드는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팬들에게 감사하다”는 소감을 전하며 국내 일정을 마무리했다.

2004년 NBA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올랜도 매직에 지명된 하워드는 총 697경기에 출전해 평균 18.3득점 12.9리바운드 2.2블록을 기록했다.

올스타 7회 선정에 빛나는 하워드는 올해의 수비수(5회), 리바운드왕(5회) 선정 등 화려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지난 시즌 LA레이커스에서 뛴 하워드는 7월 초 휴스턴과 4년간 총액 약 974억원에 이르는 FA계약을 맺었다.

한편 이번 방한에서는 하워드를 위해 특별 제작된 시그니쳐 농구화 ‘하워드 4’(D Howard 4)도 첫선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18일 한국을 떠난 하워드는 오는 26일까지 대만, 홍콩, 중국 등에서 아시아 투어를 계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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