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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호 이후 계속 터지지 않고 있는 홈런포. 장타가 줄어들며 거침없던 타점 행진도 눈에 띄게 느려진 상황.
'위기'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대목이다. 김태균은 지난 8일부터는 시즌 내내 붙박이로 맡고 있던 4번 타자 자리도 내줘야 했다.
그러나 좀 더 시야를 넓혀보면 개인의 위기라고 보기엔 무리가 따른다. 화살이 비단 김태균에게만 쏠리고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니시무라 지바 롯데 감독은 최근까지 일명 '믿음의 야구'를 떠올리게 하는 운영 방식을 보여줬다. 좀처럼 라인업에 손을 대지 않았고 꾸준하게 기회를 주는 스타일이었다.
니시무라 감독은 이미 주장 니시오카에게도 경고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스포츠 닛폰은 니시무라 감독이 니시오카가 8월 초 왼 손목 부상으로 타격 페이스가 떨어지자 지난달 중순, "성과를 보여라. 그러지 못하면 경기에 나설 수 없다"고 직접 언급한 바 있다고 전했다.
니시오카는 팀 내 유일하게 전경기 풀 이닝 출장을 하고 있다. 3할3푼6리로 팀 내 수위타자이며 유격수로 수비의 핵을 맡고 있는 선수다. 그런 그도 감독의 강공 드라이브에선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또 이날 경기서는 허벅지 근육통으로 결장중이던 사부로를 지명 대타로 기용하는 강력한 전술도 썼다.
지바 롯데는 이 경기 전까지 5연패 중이었다. 2위 세이부 라이온즈에 1.5경기차 뒤진 3위지만 4위 오릭스 버팔로스에도 1.5경기로 쫓기고 있다.
경기 출장 여부를 놓고 스트레스를 받아야 한다는 건 선수 입장에서 반가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김태균 개인에게만 주어진 부담이 아니라면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진다. 기회 자체가 줄어든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태균은 14일 경기서 연장 11회말 대타로 등장, 우전 안타를 때려내며 팀의 끝내기 승리에 징검다리가 됐다.
14일 경기서 3안타와 함꼐 끝내기 실책까지 유도해낸 니시오카는 "김태균이 선발 제외에 대해 분한 마음을 갖고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 꼭 결정을 짓겠다는 의지를 보여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