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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합 듀오 크리스피크런치의 치지는 ‘강남스타일’을 앞세운 싸이의 미국 진출에 이 같은 의미를 부여했다. 국내 힙합 뮤지션들이 싸이와 세계 최대 음반회사 유니버설 뮤직의 계약을 유난히 반가워하고 있다.
힙합은 비트가 빠른 리듬에 맞춰 자신의 생각이나 일상의 삶을 랩을 기반으로 이야기하는 음악의 한 장르다. 국내에는 메이저 시장뿐 아니라 인디 신에도 많은 힙합 가수들이 있다. 얼마 전 미국의 힙합가수 에미넴은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 내한공연을 가질 때는 2만여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국내 힙합이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일렉트로 힙합으로 변신을 해도 마찬가지였다. 일렉트로 힙합은 지난해 미국 빌보드 차트 상위권을 휩쓸었다. 하지만 국내 상황은 여전히 쉽게 변하지 않았다. 힙합은 여전히 어둡고 무거운 ‘갱스터 음악’이라는 인식을 벗어나지 못했다.
최근 ‘K힙합’ 혹은 ‘K랩’이라는 용어가 등장했다. 한국에서 경쾌한 리듬에 보컬 피처링을 앞세우고, 랩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끌어가는 형태를 일컫는다. 힙합의 장르적 특성을 살리기보다 우리나라 대중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시작됐지만 어느새 하나의 용어가 될 정도로 자리잡았다. 싸이의 6집 앨범 ‘싸이6갑’에 수록된 곡도 ‘K힙합’으로 분류된다.
싸이가 한국 음악계에서 아직 장르적 특성을 인정받지 못한 ‘K힙합’에 희망의 빛을 밝혀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