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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 4집 ‘아이 갓 어 보이(I got a boy)’를 발매하고 활동에 돌입한 걸그룹 소녀시대에 대한 가요계의 평가다. 노래, 퍼포먼스, 의상 콘셉트가 아니라 소녀시대의 이번 시장 공략 방식이 ‘강남스타일’로 전 세계를 정복한 싸이를 연상케 한다는 것이다.
소녀시대의 정규 4집 타이틀곡 ‘아이 갓 어 보이’는 지난 1일 발표된 직후 각종 음원사이트 실시간 차트를 ‘올킬’했지만 대중의 반응은 엇갈렸다. ‘아이 갓 어 보이’는 힙합 리듬이 섞인 일렉트로닉 비트에 전보다 랩이 많이 포함됐다. 복고풍 사운드와 현대적 트렌드인 후크 멜로디가 왔다 갔다 반복되면서 곡 구성이 복잡하게 들린다. 이 노래에 대해 호평도 나오고 있지만 일부 음악 팬들은 “여러 장르를 맥락 없이 붙여 놨다”는 지적뿐 아니라 “소녀시대의 시대는 이렇게 저무나” 등 악평까지 내놓았다.
1세대 아이돌 스타 H.O.T 출신 문희준은 ‘아이 갓 어 보이’가 발표된 후 이 같은 대중의 반응에 대해 “뮤직비디오를 보면 생각이 바뀔 것”이라고 자신했다. 문희준 소속사 라인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아이 갓 어 보이’와 문희준의 신곡 뮤직비디오 연출을 모두 홍원기 감독이 했다”며 “문희준이 종합편집실에 갔다가 소녀시대의 뮤직비디오도 사전에 잠깐 본 것 같다”고 말했다.
SM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소녀시대가 ‘아이 갓 어 보이’로 1개월여 동안 국내 활동에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1년 10월 발표한 정규 3집 ‘더 보이즈(The Boys)’의 음원을 아이튠즈, 페이스북 등을 통해 전 세계 동시 공개했던 것과 비교하면 해외 공략에 소극적으로 비춰진다. 소녀시대는 같은 해 11월 미국에 ‘더 보이즈’의 맥시 싱글을 출시하기 위해 국내 앨범 발매 시점을 늦추기도 했다.
소녀시대는 SM엔터테인먼트의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브랜드 공연 SM타운 콘서트에도 참여하며 이미 전 세계적으로 인지도를 쌓았다. 미국 빌보드도 소녀시대의 이번 컴백에 앞서 “K팝의 왕관을 되찾을 준비가 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강남스타일’ 싸이의 뒤를 이을 글로벌 K팝 스타로 소녀시대를 꼽는 외국 매체도 있었다.
소녀시대는 이번 앨범에는 기존 히트곡 ‘소원을 말해봐’로 유명한 작곡팀 ‘디자인 뮤직(Dsign music)’, 유영진과 함께 영국의 인기 싱어송라이터 픽시 로트, 조 벨마티가 참여했다. 고(故) 마이클 잭슨의 프로듀서로 유명한 테디 라일리와 작업한 ‘더 보이즈’에 이어 또 한번 글로벌 트렌드를 접목했다.
해외에 어필하려는 의도가 보이지만 국내활동 집중을 우선적으로 내세운 것 역시 ‘강남스타일’의 대박으로 미국에서 먼저 계약을 제의하도록 이끌어낸 싸이를 연상케 한다. KBS2 ‘뮤직뱅크’가 위성채널을 통해 세계 각국에 방송이 되는 데다 유튜브와 SNS 등 인터넷을 통해서도 팬들은 소녀시대의 활동 상황을 알 수 있다. 해외에서 인지도가 낮다면 직접 찾아가 현지 팬들과 나누는 ‘스킨십’이 필요하다. 장기적인 시장관리 차원에서 외국을 방문하면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소녀시대의 전략은 비용 대비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한국 걸그룹의 대표 격인 소녀시대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미국 MTV는 “뮤직비디오 전체가 멋진 스타일로 꽉 차 있어 한번 보면 그냥 지나칠 수 없다”고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미국에서 먼저 호감을 보인 셈이다. 소녀시대가 ‘아이 갓 어 보이’로 싸이처럼 글로벌 무대에서 주목도를 한층 높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