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영화 모두 웃었다…K콘텐츠가 칸을 매료시킨 비결

'좋좋소'→'괴이' 등 토종 OTT 작품들 세계인들 만나
칸영화제 경쟁작, 작년 0건→올해 2개나…수상 예측
"아직 해외 진출 안한 토종OTT, 외연넓힐 좋은 기회"
"韓 역사와 문화, 세계적 공감대 얻을 모든 요소 갖춰"
  • 등록 2022-04-20 오전 12:01:55

    수정 2022-04-20 오전 12:01:55

(왼쪽부터) 박찬욱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영화와 드라마를 포함한 K콘텐츠가 미국을 넘어 유럽을 대표하는 프랑스 칸에서도 괄목할 성과들을 내며 세계인의 마음을 훔치고 있다.

‘괴이’, ‘술꾼도시여자들’(이하 ‘술도녀’), ‘좋좋소’ 등 한국 OTT 드라마가 이달 프랑스 칸에서 열린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에 초청돼 호응을 얻었다. 영화계는 내달 열릴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 경쟁 부문 두 작품을 포함한 총 세 작품을 공식 초청작 명단에 올리는 쾌거를 이뤄냈다.

글로벌 OTT가 정착한 이래 한국 영화나 드라마가 세계인의 주목을 끈 게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아직 해외 진출도 하지 않은 토종 OTT 드라마 세 작품이 동시에 칸에 초청되고, 작년 코로나19 여파로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한국 영화가 올해는 두 편이나 이름을 올렸다는 건 K콘텐츠의 위상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져 있음을 방증하는 신호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오징어 게임’과 같은 글로벌 OTT 대작뿐 아니라 토종 플랫폼에서 선보인 작품들까지 주목받고 있다는 걸 눈여겨 봐야 한다”며 “이는 토종 OTT가 해외로 외연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좋은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위에서부터)지난 1일부터 6일까지 프랑스 칸에서 열린 ‘2022년 제5회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에 초청된 티빙 ‘괴이’의 장건재 감독(왼쪽)과 배우 곽동연, 티빙 ‘술꾼도시여자들’로 초청된 배우 이선빈(왼쪽)과 정은지. (사진=티빙 제공)
‘좋좋소’→‘괴이’ 핑크카펫 빛낸 토종 OTT

티빙 오리지널 드라마인 ‘술도녀’와 ‘괴이’, 왓챠 오리지널 ‘좋좋소’ 시리즈는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5일간 개최된 ‘2022년 칸 국제 시리즈 페스티벌’(이하 ‘칸 시리즈’)에 초청돼 전세계 관객들을 만났다. 올해로 5회를 맞은 ‘칸 시리즈’는 드라마 등 전세계 신규 시리즈물들을 소개 및 육성할 목적으로 설립된 국제 콘텐츠 마켓으로 매년 4월 프랑스 칸에서 열린다.

칸 시리즈는 올해 처음으로 ‘코리아 포커스’란 비경쟁 상영 특별 세션을 마련했다. 토종 OTT 드라마를 홍보하는 부문으로, 글로벌 OTT 소속 오리지널을 넘어 K콘텐츠 자체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도를 높이겠다는 취지다. 세 작품은 모두 ‘코리아 포커스’ 부문에 초청돼 상영회를 열었고 정은지, 이선빈, 곽동연 등 배우들과 제작진은 칸 시리즈의 상징인 핑크카펫을 밟으며 세계인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티빙 관계자에 따르면 200석 규모 극장에서 열린 두 작품의 상영회는 빈 좌석 없이 빼곡히 관객이 들어찼다. 알빈 레위 칸 시리즈 아티스트 디렉터는 ‘코리아 포커스’ 세션과 관련해 “오늘 이 순간을 제일 기다렸다”는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외신들도 뜨거운 관심을 표하며 제작진 및 배우들과 인터뷰를 가졌다. 외신들은 당시 △소재의 특이점 △CG기술, 미쟝센 등 연출기법 △높아진 K콘텐츠 장르물의 위상 등에 주목했다. 연상호, 류용재 작가와 장건재 감독이 의기투합해 클라이맥스 스튜디오에서 제작한 ‘괴이’는 한국형 오컬트 장르에 걸맞은 신선하고도 몰입감 있는 연출 기법으로 상영회가 끝난 뒤 박수갈채가 쏟아졌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좋좋소’로 칸 시리즈에 참석한 박태훈 왓챠 대표는 콘텐츠 마켓 행사 중 하나인 칸 시리즈 컨퍼런스 연사로 나서 ‘한국 OTT 드라마’를 주제로 발표해 주목을 받았다.

이정재가 연출한 영화 ‘헌트’의 스틸컷.
박찬욱·‘브로커’ 경쟁작에…이정재 ‘헌트’ 관심↑

개막까지 약 한 달을 앞둔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역시 한국 영화들이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국 영화는 지난해 열린 제74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비경쟁 부문에 한재림 감독의 ‘비상선언’과 홍상수 감독의 ‘당신 얼굴 앞에서’가 초청받았지만 경쟁 부문에는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올해는 다르다.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과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한국 영화 ‘브로커’가 경쟁 부문에 진출해 황금종려상을 놓고 겨룬다. 비경쟁 부문에는 최근 ‘오징어 게임’으로 글로벌 스타로 거듭난 이정재의 첫 감독 데뷔작 ‘헌트’가 미드나잇 스크리닝 섹션에 초청됐다.

스크린데일리, 버라이어티 등 외신들은 이미 경쟁 부문에 진출한 박찬욱 감독과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수상을 강력히 예측하고 있다. 두 감독 모두 수 차례 수상 경력으로 ‘칸이 사랑하는 감독’이란 타이틀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헤어질 결심’, ‘브로커’ 관계자들의 내부 평가 및 만족도도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헌트’를 향한 관심도 만만치 않다. ‘헌트’가 이름을 올린 미드나잇 스크리닝 섹션은 비경쟁 부문이지만 액션이나 스릴러, 공포 등 상업적 색채가 짙은 장르의 영화를 주로 상영해 해외 바이어들의 관심이 높다. 이에 해당 작품이 필름 마켓에서 거둘 판매 실적을 가늠해볼 수 있는 바로미터로도 여겨진다. 프랑스 현지매체인 TF1은 이와 관련해 “이정재의 ‘헌트’가 이번 칸 영화제의 큰 볼거리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공희정 드라마 평론가는 드라마, 영화 등 장르를 불문한 K콘텐츠가 칸의 마음을 훔친 비결로 격동의 시기를 거친 한국의 역사가 만들어낸 다양한 스토리 요소들과 높은 완성도를 꼽았다. 공 평론가는 “식민지배 역사를 거쳐 전세계 유일 분단국가가 된 배경, 전쟁 후 최빈국에서 선진국 대열에 오른 한국의 성장 스토리는 세계사의 흐름을 압축해 보여준다”며 “한국적인 것을 넘어 전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 요소를 그만큼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OTT의 ‘추천 알고리즘’ 시스템으로 다양한 K콘텐츠가 세계인들에게 노출되면서 역사를 넘어 한국의 문화와 일상을 다룬 작품들까지 관심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공 평론가는 “K무비, K드라마를 비롯해 K팝이 이루어놓은 업적 등 각 부문의 성과들이 종횡으로 얽히면서 지금의 K콘텐츠가 한국의 높아진 국가 위상과 함께 주목받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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