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확대경]멈추지 않는 S존 논란, 이젠 기술의 힘 빌릴 때

  • 등록 2022-05-31 오전 12:00:00

    수정 2022-05-31 오전 7:53:21

SSG랜더스 추신수가 스트라이크 판정에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프로야구 심판 판정 불신이 심각하다. 마치 터지기 일보 직전의 폭탄 같은 느낌이다.

5월 한 달만 해도 굵직한 오심이 4~5건이나 나왔다. 그 가운데는 승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경우도 여럿 있었다. 오심 피해를 본 선수나 팬들은 속이 까맣게 타들어간다. 오심 논란 덕분에 이긴 쪽도 마음이 불편하긴 마찬가지다.

야구계에선 ‘오심도 경기의 일부다’, ‘심판도 사람이다’라는 오랜 속언이 있다. 다 옛날 얘기다. 오늘날은 작은 오심도 용납되지 않는다. 프로야구는 큰 규모의 산업으로 발전했고 승패는 매출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 프로야구가 인기 절정이었던 2017년 10개 구단 총 매출은 5000억원이 훌쩍 넘었다.

지금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방법으로 야구를 생생하게 즐긴다. 오심은 덮으려 해도 덮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논란이 증폭된다. 심판 권위만 땅에 떨어질 뿐이다.

올해 프로야구에서 가장 심각한 고민은 스트라이크 볼 판정이다. 심판과 선수 간 마찰이 끊이지 않는다. 지난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LG전에서 키움 타자 전병우가 삼진 판정에 불만을 품고 배트와 헬멧을 집어던졌다. 송수근 주심은 곧바로 퇴장을 명령했다. 올 시즌 스트라이크 볼 판정 관련 4번째 퇴장이었다.

올 시즌 KBO는 ‘스트라이크존 정상화’라는 명목하에 스트라이크존을 대폭 넓혔다. 볼넷을 줄이고 경기 시간을 단축시키겠다는 의도였다.

문제는 일관성이다. 같은 코스에 들어와도 어떤 공은 스트라이크, 어떤 공은 볼이 되니 타자들은 혼란스럽고 불만이 쌓인다.

타자들의 항의가 계속 되다보니 시즌 초반 넒어졌던 스트라이크존이 최근 다시 전처럼 좁아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프로야구에서 활약 중인 한 외국인타자는 “한국 스트라이크존은 심판에 따라 편차가 너무 심하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야구라는 스포츠가 처음 생겨난 이래 스트라이크 볼 판정은 늘 마찰이 뒤따랐다. 사람 눈으로 총알처럼 들어오는 공 궤적을 정확히 판단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지금은 오심을 팬들도 어렵지 않게 판별할 수 있는 시대다. 판정 논란이 커질수록 팬들은 등을 돌릴 수밖에 없다.

대안은 있다. 사람이 정확히 판정할 수 없다면 기술의 힘을 빌리면 된다. 이미 프로야구에는 비디오 판독이 자리해있다. 판정에 불만이 있으면 지체없이 비디오 판독을 신청하면 된다.

주심 스트라이크 볼 판정은 아직 비디오 판독 대상이 아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로봇심판이 시험 운영되고 있지만 아직 정식 경기에서 활용되진 않는다.

지금처럼 스트라이크 볼 판정 논란이 점차 심각해진다면 로봇심판의 본격 도입은 그만큼 빨라질 수밖에 없다. 미국, 일본을 굳이 따라갈 게 아니라 우리나라가 선제적으로 도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미국 마이너리그에선 스트라이크 볼 판정도 비디오 판독 요청을 할 수 있도록 시범 운영하고 있다. 우리에게 맞는 제도를 만들어 불필요한 논란을 지워야 한다. 팬들이 프로야구를 더욱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변화를 적극 고민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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