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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이래 처음 연출에 도전한 이정재 감독이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정재 감독은 영화 ‘헌트’(제작 아티스트스튜디오·사나이픽쳐스) 개봉을 앞두고 진행한 인터뷰에서 “모든 걸 다 꼼꼼히 짚고 넘어가야 하는 성격이다 보니 물리적으로 시간이 너무 부족했다”며 “잠을 못 잔 게 큰 고통이었다”고 연출에 도전하며 겪은 고충을 털어놨다.
10일 개봉한 ‘헌트’는 조직 내 숨어든 스파이를 색출하기 위해 서로를 의심하는 안기부 요원 박평호(이정재 분)와 김정도(정우성 분)가 ‘대한민국 1호 암살 작전’이라는 거대한 사건과 직면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다.
‘헌트’는 첫 작업이라고 믿기지 않는 과감한 연출이 돋보인다. 1980년대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사건들을 모티브로 가져와 첩보극의 서사를 쌓는데, 액션과 반전을 버무려 흥미롭게 풀어냈다. 이를 위해 박평호 원톱의 서사(초고)를, 박평호와 김정도 투톱의 서사로 바꾸고, 이들의 팽팽한 대립 구조를 짜기 위해 초고에 없었던 방주경(전혜진 분)과 장철성(허성태 분)을 등장시켰다. 인물 구도뿐 아니라 주제도 달라졌다는 게 감독의 변이다.
이정재 감독은 “주제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는데 우리 사회가 반으로 나뉘어 극렬하게 대립하는 모습을 많이 접하면서 우리가 갖고 있는 가치관과 이념이 옳은지에 대한 질문이 많이 생겼다”며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이념 전쟁이 가장 치열했던 80년대에 주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정재 감독은 ‘헌트’ 개봉 홍보 활동으로 바쁜 와중에 내달 있을 제94회 에미상 후보에 오른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캠페인 활동까지 병행하고 있다. 그는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 후보로 지명돼 낮에는 ‘헌트’로 새벽에는 ‘오징어 게임’으로 아이돌급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다. 그는 “이번에 처음 안 사실인데 에미상은 후보자로 지명받으면 상장 같은 것을 보내주는데 그것만으로도 엄청난 의미라고 하더라”며 “노미네이트된 것만으로도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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