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들 거에요!"...'추락사 중학생' 패딩 입고 법원 온 10대 [그해 오늘]

  • 등록 2023-11-19 오전 12:03:06

    수정 2023-11-19 오전 12:03:06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저 패딩도 내 아들 거에요!”

5년 전 오늘(11월 19일), 인천에서 동급생들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한 뒤 추락해 숨진 중학생의 패딩 점퍼를 가해 학생 중 한 명이 입고 법원에 출석해 논란이 일자 경찰은 해당 점퍼를 압수해 유족에게 돌려주기로 했다.

그해 11월 13일 당시 14살 중학생은 15층 아파트 옥상 난간을 붙잡고 매달렸다. 1시간 넘게 또래 4명으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한 직후였다. 잠시 뒤 그는 난간을 붙잡고 있던 두 손을 스스로 놓았다.

그를 발견한 아파트 경비원이 112에 신고했고, 피해자와 옥상에 함께 있던 이모 (당시 14)군과 김모 (당시 16) 양 등 남녀 중학생 4명이 경찰에 긴급체포됐다.

이들은 집단폭행 사실을 숨기고 피해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말을 맞췄다.

그러나 경찰 조사가 시작되자 이들 중 2명이 먼저 폭행 사실을 털어놨고, 나머지 2명은 반성하는 태도 없이 계속 혐의를 부인하다가 나중에서야 폭행 사실을 인정했다.

이들은 숨진 중학생이 가해자 중 한 명의 아버지에 대해 험담했다는 이유로 집단폭행을 가했다.

피해자를 공원 여러 곳을 데리고 다니며 때리던 이들은 같은 날 오후 피해자를 다시 만나 옥상에서 2차 폭행을 이어갔다.

폭행뿐만 아니라 여학생이 지켜보는 가운데 피해자의 바지와 속옷을 모두 벗게 해 수치심도 줬다.

‘인천 중학생 집단폭행 추락사’ 사건 가해자들 (사진=연합뉴스)
가해자 중 이 군은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면서 피해자의 패딩 점퍼를 입어 논란을 일으켰다.

피해자의 러시아 국적 어머니가 온라인에 “저 패딩도 내 아들의 것”이라는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고, 경찰 조사를 통해서도 확인됐다.

가해자 중 황모(당시 15) 군은 사건 발생 이틀 전 자신의 집으로 피해자를 불러 “내가 가진 흰 롱 패딩이 일본 디즈니랜드에서 산 옷”이라고 거짓말하며, 10만 원도 안 되는 옷을 피해자의 25만 원 상당의 패딩과 바꿔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황 군이 강제로 피해자의 점퍼를 빼앗았다면 절도죄나 강도죄 등을 적용할 수 있으나, 검찰은 강제성은 없었다고 보고 사기죄를 추가로 적용했다.

당시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제발 소년법(청소년법)을 없애주세요’라는 글이 올라와 3만1000여 명이 동의하는 등 누리꾼의 공분을 샀다.

한 시사프로그램에서 공개한 구치소에 있는 피고인들의 근황도 기름을 부었다.

이들을 면회한 지인은 “(가해자가) 웃고 즐거워 보이고 아주 편해 보였다”며 “구치소에 누워서 TV도 볼 수 있고, 오후 9시에 자서 아침에 일어나 콩밥을 먹고 그냥 편하다고 했다”고 말했다.

다른 지인 역시 “구치소에서 나오면 제대로 살라고 했는데 ‘너나 잘살라’며 웃었다”며 “가해자들은 후회도 반성도 없어 보였다”고 떠올렸다.

이들에게 1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장시간에 걸쳐 극심한 폭행한 가혹행위를 당해 극도의 공포심과 모멸감, 수치심에 사로잡혔고 폭행을 피할 다른 방법이 없는 상태에서 난간으로 이동했다가 추락해 사망한 것”이라며 “폭행과 사망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면서 실형을 선고했다.

주범으로 지목된 이 군에게 장기 7년에 단기 4년, 황 군에게 장기 6년에 단기 3년, 이모(15) 군에게 장기 3년에 단기 1년6개월, 김 양에게 장기 4년에 단기 2년을 각각 선고했다.

패딩 점퍼와 관련한 황 군의 사기혐의에 대해선 무죄를 선고했다.

이들은 형량이 무겁다며, 검찰은 형량이 가볍다며 각각 항소했지만 2심도 1심의 판단이 대체로 정당하다고 봤다.

다만 주범인 이 군은 유족 측과 합의를 이유로 형량이 장기 6년에 단기 3년6월로 줄었다.

재판부는 “사망이라는 중한 결과 등 고려할 때 피고인들은 일정 기간의 수형생활을 해야 한다”면서도 “피고인들이 잘못을 되돌아보고 반성할 기회를 가진 다음 사회에 복귀해 건전하게 생활할 가능성도 함께 고려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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