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도 “매우 잔혹하다”…70cm ‘막대기 살인’ 사건의 결말 [그해 오늘]

2021년 12월 31일 발생한 사건
스포츠센터 대표 A씨, 직원 B씨 살해
길이 70cm 막대기 이용, 장기 파열
재판부, 징역 25년 선고…“엽기적”
  • 등록 2024-04-13 오전 12:00:05

    수정 2024-04-13 오전 12:40:11

직원을 엽기적인 방법으로 살해한 어린이 스포츠센터 대표 A씨가 7일 오전 서울 서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구속 송치되고 있다.(사진=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1년 전인 2023년 4월 13일. 막대기로 신체 특정 부위를 찔러 직원을 잔인하게 살해한 스포츠센터 대표에게 징역 25년이 확정됐다.

사건은 지난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 서대문구에 한 스포츠센터를 운영하던 40대 남성 A씨는 한 해의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연말 회식을 개최했다.

해당 술자리에는 직원 B씨(당시 26세)와 2명의 직원이 참석했다. 이후 이 직원 2명이 자리를 뜬 후 A씨와 B씨만 남아 술을 마셨지만, A씨는 경찰에 “어떤 남자가 와서 누나를 때린다”며 알 수 없는 말로 1차 신고를 했다.

경찰이 스포츠 센터로 출동했을 당시 A씨는 “나는 그렇게 신고하지 않았다”고 말을 바꿨다. 경찰의 CCTV 확인 요청에도 거부 의사를 밝혔다. 그때 B씨는 하의가 벗겨진 채 누워 있었고, 경찰은 B씨의 맥박과 체온 등을 확인하고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판단해 B씨에 옷을 덮어준 뒤 현장을 떠났다.

하지만 7시간 뒤 A씨는 다시 한 번 “B씨가 의식이 없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이 출동했을 때 B씨는 이미 숨져있었다. B씨에게는 후두부의 상처, 둔기를 막은 양쪽 손등의 방어흔, 신체 후면부에 다량으로 남은 특이한 형태의 상흔들이 포착됐다.

‘막대기 살해’ 사건이 벌어진 스포츠센터 내부 전경 모습.
긴급체포 당시 경찰은 A씨에 폭행치사 혐의를 적용했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B씨가 직장과 담낭, 간, 심장 등 장기 손상으로 숨졌다”는 1차 소견을 내놓자 A씨에 살인 혐의를 적용했다.

A씨는 B씨의 몸에 남은 폭행 흔적을 두고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범행을 부인했다. 하지만 스포츠센터의 CCTV에는 지난 밤의 비극이 생생히 남아 있었다. 영상에서는 A씨가 B씨를 주먹으로 때리고 목을 조르는 등 마구잡이로 폭행하는 모습이 담겼다. 급기야 A씨는 지름 3cm, 길이 70cm의 막대기를 B씨의 몸에 밀어 넣는 방식으로 끔찍하게 살해했다. 이후 해당 사건은 ‘막대기 살인’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이듬해 열린 1심 재판에서 A씨 측은 “술을 많이 마셨었기 때문에 당시 상황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며 “119에 신고해 출동한 경찰이 피해자 구호조치를 했다면 피해자는 사망하지 않았을 수 있다. 초동조치가 상당히 미흡했다”고 경찰을 탓하기 시작했다.

사진=채널A 캡처
반면 2심에서는 기존 주장을 철회하고 “A씨는 범행 당시 피해자가 살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살 수 있는 여건을 물어본 거지 범행을 부인하거나 책임을 전가하려 했던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범행이 과도한 음주와 금연 약물 복용으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A씨에 무기징역을 선고했지만 1심과 2심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범행 내용과 방법이 매우 엽기적이고 잔혹해 B씨에 대한 최소한의 인간적 존중과 예의를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A씨가 △범행을 인정한 점 △살해 다음 날 아침에 119에 신고한 점 △처음부터 B씨를 계획적으로 살해할 목적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을 참작해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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