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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양승준 기자] "에너자이저"('제빵왕 김탁구' 조명팀), "촬영장 '죽순이"(오디오팀)
KBS 2TV '제빵왕 김탁구' 스태프들이 배우 이영아(26)를 부르는 애칭이다.
"쉬다가 밝은 캐릭터를 해서 그런지 더 긍정적으로 변하는 것 같아요. 이번 드라마 찍으면서 '배우라는 게 정말 행복한 직업이구나'라는 것을 다시 느꼈죠"
2008년 SBS 드라마 '일지매' 이후 2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외출한 이영아. '제빵왕 김탁구' 양미순은 그녀에게 여유를 줬다. 예민한 성격이라 드라마 촬영에 들어가면 살이 쭉쭉 빠지는 스타일인데 이번에는 체중도 3~4kg 정도 늘었다.
양미순이 자신과 닮았다는 이영아. 하지만 김탁구와 양미순의 '풋사랑'은 아직도 숙제다.
"김탁구와 미순은 정말 처음 연애하는 어린 커플같잖아요. 이제 다 큰 24세 정도의 성인인데 말이죠. 그래서 연애 한 번도 안 해본 느낌의 소년·소녀의 순박한 사랑을 표현해 내는게 조금 어렵기도 해요. 보는 사람들이 어색하지 않을까란 생각도 하고요"(웃음)
"아직 김탁구와 뽀뽀신도 안나왔잖아요. 감독님한테 '50회까지 가죠'라고 먼저 말했을 정도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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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신부'·'돌아온 일지매' 등 시청률 30%를 웃도는 프로그램에 연이어 출연하며 승승장구하는 듯 했지만 지난 2년간은 슬럼프였다.
이영아는 '제빵왕 김탁구' 출연 제의를 받기 전에 머리를 짧게 잘랐다. 짧은 커트 머리는 생전 처음이다. 그리고 평소 관심 있던 가드닝 공부를 하려고 영국 유학을 준비했다. 소속사 관계자도 깜짝 놀랐다.
"새로운 자극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만우절에(4월1일) 머리를 잘랐죠. 영국으로 갈 비행기 티켓을 끊고 5월 영국으로 떠날 예정이었는데 매니저가 4월 말에 '제빵왕 김탁구' 대본을 줬어요. 정말 재밌더라고요. 그래서 유학길을 포기했죠"
하지만 이미지 변신에 대한 욕심은 없었을까. 이십 대 중반을 막 넘긴 여배우였지만 이영아에게는 신선함이나 화사함이 도드라지지 않았다. 그간 트렌디 드라마 보다는 `황금 신부`·`돌아온 일지매` 등 가족극 혹은 시대극에 주로 출연했기 때문이다. '제빵왕 김탁구'의 양미순 역도 자칫하면 이영아의 이미지를 '올드하게' 덧칠할 수 있었다.
"이미지 변신에 대한 스트레스는 없어요. 솔직히 트렌디한 드라마 출연 제의가 몇 번 왔었는데 안 맞을 것 같아 고사했죠. 후회는 안 해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나도 새로운 옷을 입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조급해하지 않으려고요"
함께 빵을 구웠던 배우들도 챙겼다. '제빵왕 김탁구'를 통해 할아버지(장항선 분)를 비롯해 아버지(박상면 분) 그리고 두 명의 남동생(윤시윤·주원 분)을 얻어 또 다른 '인연'을 만들었다는 이영아.
뻔한 레퍼토리지만 상대 배역인 윤시윤과 주원, 둘 중 이상형을 묻자 드라마가 아닌 세상 속 털털한 양미순 같은 솔직한 대답이 돌아왔다.
"드라마 시작하고 이쯤 되면 벌써 열애설이 터졌어야 하는데 전혀 기미도 보이지 않았죠? 이번 드라마 찍으면서 둘 다 친동생같이 아주 좋았지만 '연하는 내 스타일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됐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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