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미쳤나 봐요”…박상현의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출전기 [1]

세계적 선수 사이 내 사물함에 으쓱
까다로운 코스 보자 도전의식 불끈
  • 등록 2018-07-17 오전 6:00:00

    수정 2018-07-17 오전 8:56:25

박상현이 출국 전 공항에서 찍은 기념 사진. (사진=박상현)
[이데일리 스타in 임정우 기자] 박상현의 생애 첫 디오픈 출전기 (1)

프로 데뷔 12년차이자 한국과 일본에서 통산 8승을 올린 박상현(35)이 생애 첫 메이저 대회 데뷔전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 무대는 바로 19일(한국시간)부터 나흘간 스코틀랜드 안구스의 커누스티 골프링크스에서 열리는 제 147회 디 오픈 챔피언십(총상금 1025만 달러). 박상현은 한국남자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와 아시안투어가 공동 개최한 한국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디 오픈 출전권을 획득했다. 지금부터 박상현이 스코틀랜드 현지에서 전해오는 생생한 이야기를 전달한다.

박상현이 배정 받는 108번 라커. (사진=박상현)
“힘들어도 괜찮아, 디 오픈 나가는 거니까”

“아빠 잘 다녀오세요”라고 말하는 아이들과 인사를 하고 집을 나왔다. 시합을 하러 갈 때마다 하는 인사지만 오늘따라 다르게 느껴졌다. 사실 아직도 4대 메이저 대회 중 하나인 디 오픈에 나간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그래서 그런지 아이들과 매 번 하는 인사도 새롭게 다가왔다. 공항에 도착한 뒤에는 오랜 시간을 비행기에서 시간을 보내야하기 때문에 서점에 들렀다. 그러던 중 우연히 마음에 드는 ‘힘들어도 괜찮아’라는 제목의 책을 발견했다. 사실 디 오픈에 나갈 수 있어서 좋았지만 오랜 비행을 하고 스코틀랜드로 넘어가야하는 것은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이 책의 제목을 보고 ‘힘들어도 괜찮아, 디 오픈 나가는 거니까’라고 생각을 바꿨다. 비행기에서 잠을 푹 잤다. 쉽지 않은 여정이었지만 별 탈 없이 숙소에 도착했다. 숙소에 도착한 뒤 일단 짐을 풀고 코스에 나갈 준비를 했다.

‘THE OPEN’ 박스. (사진=박상현)
코스로 나갈 준비를 하는데 갑자기 심장이 쿵쾅거렸다. 뭐랄까, 아내에게 고백하는 순간이 생각날 정도로 심장이 미친 듯이 뛰었다. 설렘과 기대감을 가슴에 안고 코스로 출발했다. 코스와 가까워질수록 가슴은 벅차올랐다. 클럽하우스에 도착하자 대회 관계자들이 반갑게 인사했다. 그러고는 각종 기념품과 ID 카드 등이 담겨있는 ‘THE OPEN’ 박스를 건넜고 로커로 안내했다. 로커에 들어선 순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저스틴 토마스와 더스틴 존슨 등 세계적인 선수들의 이름이 적혀있는 라커 사이에 ‘Sang Hyun Park’이 나란히 있다니 정말 놀라웠다.

제 147회 디 오픈 챔피언십이 열리는 커누스티 골프링크스 18번홀 전경. (사진=박상현)
“페어웨이 좁고, 그린 딱딱하고, 항아리 벙커 무시무시…역시 메이저 대회.”

코스를 밟는 순간 온 몸에 전율이 느껴지면서 무슨 수를 써서든 실력을 보여주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사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좋은 성적을 내기위해서 클럽 조합을 바꿨고 전략도 새롭게 세웠다. 갤러리가 아닌 KPGA 코리안투어와 아시안투어를 대표해서 나왔기 때문에 그 어떤 대회보다 치밀하게 준비했다. 하지만 코스를 돌아보니 생각이 바뀌었다. 티잉 그라운드와 페어웨이, 그린은 시멘트처럼 딱딱했고 항아리 벙커는 탈출할 수 없을 정도로 까다로웠다. 일몰로 인해 9홀 밖에 치지 못했지만 메이저 대회 코스의 높은 수준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그래도 포기할 생각은 전혀 없다. 지금까지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올라온 것처럼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쏟아 부을 생각이다. 최선을 다해도 결과가 좋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후회가 남는 경기를 하고 싶지 않다. 내일부터는 감동은 접어두고 코스 파악에 집중하려고 한다.

-제 147회 디 오픈 챔피언십이 열리는 스코틀랜드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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