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김태형 기자] 박태호 MBN 제작본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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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콘텐츠도, 그 콘텐츠를 소비할 채널도 너무 많아졌어요. 돌려 생각하면 선택지가 넓어졌고, 방송사와 관계없이 콘텐츠 하나로 승부 봐야 하는 미디어 환경이 찾아왔음을 의미해요. 도리어 종합편성채널이 주목받을 기회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이 흐름을 잘 활용해야 하고요. 구성원들이 자체 제작 역량을 발휘하기 시작했어요, MBN은 더 발전할 겁니다.”힙합 레이블 입사를 위한 불꽃 튀는 오디션 경쟁, 문화 교류를 위한 오지 대탐험, 배우 김수미의 버킷리스트 실천 프로젝트, 재벌 오너관리팀을 둘러싼 드라마 속 권력 다툼까지. MBN 채널을 돌리면 펼쳐지는 장면들이다. ‘속풀이쇼 동치미’, ‘나는 자연인이다’ 정도의 대표작을 가지고 있던 과거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박태호 제작본부장은 그 중심에서 변화를 이끈다. 박태호 본부장은 23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외연을 넓히고 더 많은 시청층에게 다가가고자 차근차근 다양한 성격의 프로그램들을 내놓는 중”이라며 “조금씩 시청자들이 반응을 주시는 것 같다. 프로그램에 정답은 없지만 꾸준히 시도해보고 도전한다면 진정성이 전달될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30여년 간 KBS 프로듀서로 활약하며 ‘연예가중계’, ‘전국노래자랑’, ‘체험! 삶의 현장’, ‘TV는 사랑을 싣고’ 등 간판 예능프로그램을 탄생시킨 그는 지난 2월 MBN으로 이적했다. 지상파를 떠나 한 종편채널의 제작 수장을 지낸 지 반년, 그가 뿌린 도전의 씨앗들이 싹을 틔우고 있다.
지난 8월 21일 방영을 시작한 MBN드라맥스 드라마 ‘우아한 가’가 지난 18일 7회 만에 최고 시청률 4.3%를 기록하며 종편 드라마 시청률 1위에 등극했다. 지난 7월 론칭한 ‘자연스럽게’와 ‘최고의 한방’은 평균 시청률 2%대에 안착, 8월에 론칭한 ‘사인히어’는 ‘인맥 힙합’ 논란의 ‘쇼미더머니8’을 대신할 힙합 예능 신흥 강자로 자리매김 중이다.
일각에선 다양성을 강화하려다 기존의 색채마저 옅어지는 것 아닐까 우려도 제기한다. ‘사인히어’, ‘오지go’, 올 11월 론칭할 ‘보이스퀸’은 ‘쇼미더머니’, ‘정글의 법칙’, ‘미스트롯’ 등 타 방송사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 포맷과 비슷해 기시감을 준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박 본부장은 “잘 된 예능 프로그램들이 따른 포맷, 그 속에 반영된 시대적 흐름과 수요가 있다면 그 흐름을 따르고 편승하는 면도 필요하다”며 “다만 그 안에 어떤 스토리를 담는지가 관건이다. 오디션, 체험 예능 등 포맷이 비슷할지 몰라도 그 안에 어떤 스토리와 내용, 화두를 담느냐에 따라 완전 다른 프로그램이 된다”고 말했다.
다양한 예능프로그램을 선보이는 것이 오히려 기존 시청층까지 등돌리게 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프로그램에 정답은 없다. 지금은 실험을 통해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과정”이라며 “여러 시청층의 수요를 파악해 공략하고 도전을 지속하다보면 터지는 작품이 나오고 방향성이 정해질 것이다. 지켜봐달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