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겜'·'지옥' 모두 출연한 이동용 "대통령 역도 해볼까요?"

"'오겜'에서 제일 재미있어" 박희순도 찬사 보낸 배우
배달 알바하며 생활하지만 연기할 수 있는 것에 만족
  • 등록 2021-12-29 오전 5:30:00

    수정 2021-12-29 오전 5:30:00

배우 이동용(사진=김태형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웬만하면 오토바이를 타고 다닙니다. 강북에서 강남으로 갈 때 퀵서비스 어플로 일을 하나 잡을 수 있거든요. 차비와 용돈이라도 버는 거죠. 그렇게라도 연기를 계속 할 수 있으니까 괜찮습니다.”

그의 직업은 배우다.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을 붙이자면 무명배우, 조·단역 배우다. 하지만 연기에 대한 열정, 애착만큼은 다른 어떤 배우 못지 않았다.

이동용은 올해 K콘텐츠 최대 화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오징어게임’과 ‘지옥’에 모두 출연한 배우다. ‘오징어게임’에서는 2회 파출소 경찰 역으로 출연했다. 처음에는 거의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게임 참가자 중 한명으로 출연 이야기가 오갔는데 이동용의 대본 리딩 영상을 본 제작진이 역할을 바꿨다. 배역이 작아졌지만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경찰 역할 연기가 재미있었다고 했다. 이동용은 “연기했던 게 하나도 편집이 안되고 고스란히 다 나왔다”며 “배우는 자신에게 맞는 옷이 있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고 말했다.

배우 이동용(사진=김태형 기자)
‘지옥’ 출연 후에는 주위에서 더 많은 연락을 받았다. 형사 반장 역을 맡아 전반 1~3부에 등장했다. 처음 형사 반장 역을 제안받았을 때는 의아해 했다. 체격이 작은 편이라 스스로도 어울릴까 싶었다. 그런데 막상 대본을 받아 보니 주인공인 형사 진경훈(양익준 분)의 상사인데 진경훈에게 소리를 지르는 장면이 대부분이었다. 이동용은 “‘지옥’에서 내 연기를 봤을 때 나름 나쁘지 않았다”며 “지금까지 50편이 넘는 작품에 출연했는데 역할이 가장 컸다”며 만족해 했다.

“‘오징어게임’ 방송이 나간 뒤 박희순 배우가 전화를 해서 ‘네가 나오는 부분이 제일 재미있더라’라고 하더라고요. ‘지옥’ 촬영을 마치고서는 연출을 맡은 연상호 PD가 ‘선배님 다음에는 대통령 하세요’라고 했어요. 하하.”

그 동안 출연한 50여편의 작품들 대부분이 오디션을 보고 캐스팅됐다는 것은 이동용의 자부심이다. ‘살인의 추억’, ‘괴물’, ‘기생충’, ‘해무’ 등 봉준호 감독이 연출, 제작한 작품들과 드라마 tvN ‘미스터 션샤인’, 채널A ‘유별나! 문셰프’ 등에 출연했다. 출연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기생충’에서 주인공 가족의 반지하집 창문 앞에서 소변을 보다 최우식과 싸우는 역할, ‘살인의 추억’ 첫 장면에서 형사인 송강호가 취조하며 “모자 벗어”라고 할 때 모자를 벗고 얼굴을 드는 용의자 역할 등 강렬한 인상을 남긴 신스틸러다.

유해진(왼쪽부터), 이동용, 박희순(사진=이동용 제공)
이동용은 연극무대에서 연기의 기초를 다졌다. 유해진, 박희순 등과 친분을 쌓은 것도 그 때다. 당시 극단에서 연극을 하는 배우들은 급여가 얼마 되지 않아 생활이 어려울 정도였다. 이동용은 “2개월 연습을 하고 1개월 공연을 하는데 공연을 할 때만 월급 10만원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동용은 극장 관리를 겸하면서 월급 30만원을 받았다. 자신도 넉넉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매일 아침 극장 청소를 하던 유해진 등 동료들에게 햄버거를 사다 줬다. 유해진은 2013년 방송된 SBS ‘행진-친구들의 이야기’에 출연해 이 에피소드를 공개하며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아직 역할이 크지 않지만 배우를 계속 하고 있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워 했다. 이동용은 “내가 좋아서 계속 했던 건데 직업까지 됐으니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할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나이가 50을 바라보고 있는데 아직 연기만으로 먹고 살기에는 부족하다는 점은 아쉽다고 했다.

“그래도 역할이 조금씩은 커지고 있어요. ‘오징어게임’, ‘지옥’에도 출연했으니 내년에는 좀 더 역할 비중을 늘려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미녀 골퍼' 이세희
  • 돌발 상황
  • 2억 괴물
  • 아빠 최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