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팽하던 승부의 추 가른 벌타…김비오 웃고 조민규 울고

김비오, GS칼텍스 매경오픈 제패…통산 7승
역대 6번째 대회 2승…‘남서울의 사나이’
팽팽하던 승부…9번홀 조민규 룰 위반으로 갈려
조민규, 투 그린 규칙 착각해 2벌타…준우승
  • 등록 2022-05-09 오전 12:05:00

    수정 2022-05-09 오전 12:05:00

조민규가 8일 열린 GS칼텍스 매경오픈 최종 4라운드 9번홀에서 사용하지 않는 그린을 밟고 어프로치 샷을 하고 있다.(사진=대회조직위 제공)
[성남(경기)=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4타 차 공동 2위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한 조민규(34)는 7번홀까지 버디만 3개를 잡으며 한때 김비오(30)와 공동 선두를 달렸다. 8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해 선두에서 내려왔지만 여전히 우승 경쟁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11번홀(파3) 티 샷을 한 뒤 이동하던 조민규는 대한골프협회 규칙 담당 직원의 부름을 듣고 길을 멈췄다. 9번홀(파5)에서 규칙을 위반했다는 이유였다. 결국 이 규칙 위반이 우승을 갈랐다.

8일 제41회 GS칼텍스 매경오픈(총상금 12억원) 최종 4라운드가 열린 경기 성남시의 남서울 컨트리클럽은 2개 그린으로 이뤄져 있다. 9번홀은 왼쪽 그린을 대회 코스로 사용했다. 조민규의 공은 오른쪽 그린 프린지에 떨어져 있었고, 조민규는 오른쪽 그린을 밟고 스탠스를 취한 뒤 세 번째 샷을 했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했다. 골프 규칙 13.1f에 따르면 플레이어의 볼 일부라도 사용하지 않는 그린에 닿거나, 사용하지 않는 그린이 플레이어의 의도된 스탠스 구역이나 스윙 구역에 물리적으로 방해가 되는 경우 반드시 구제를 받아야 한다. 따라서 조민규도 구제를 받은 뒤 그린 밖에서 샷을 해야 했다.

이 규칙은 2019년에 개정된 것이다. 조민규는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서 2승을 거두는 등 일본투어에서 주로 활동했다. 일본은 투그린이 많아 이 규칙을 적용하지 않는 것을 로컬룰로 삼고 있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이 규칙을 로컬룰로 두지 않아, 조민규가 착각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한골프협회 대회 규칙 팀장인 구민석 과장은 “대회 본부에 모니터를 설치해 계속 모니터하면서 위반 사실을 알았다”며 “선수가 빨리 인지하는 것이 경기 운영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위반 사실을 알아채자마자 바로 가서 알렸다. 규칙 위반 사실은 당사자에게 빨리 전달하는 것이 국제적인 추세”라고 설명했다.

조민규는 2벌타를 받았고 9번홀 스코어는 파에서 더블보기로 바뀌었다. 선두 김비오와 순식간에 4타 차로 벌어졌다.

이날 버디 1개를 잡고 보기 2개를 범해 1타를 잃고도 최종 합계 9언더파 275타를 기록해 우승한 김비오는 승부처를 묻는 질문에 “11번홀 그린에 올라갔을 때 조민규 프로님 벌타 상황이 갑자기 나와서 전반적으로 흐름이 깨졌다. 하지만 조민규 프로님도 끝까지 집중하신 것 같다. 아쉬운 결과였지만 서로 열심히 경기했다”고 말했다.

GS칼텍스 매경오픈 정상에 오른 김비오가 가족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며 기뻐하고 있다.(사진=대회조직위 제공)
4타 차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김비오는 “남서울 컨트리클럽은 타수 차가 많이 난다고 해서 결코 마음이 편하지 않다”고 밝혔다. 특히나 김비오는 이날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하며 경기를 어렵게 풀어 갔고 조민규의 맹추격까지 받았다.

그러나 조민규에게 2벌타가 적용되면서 승부의 추는 김비오에게 급격히 기울었다. 단숨에 4타 차 선두가 된 김비오는 10번홀부터 17번홀까지 파 행진을 펼치며 격차를 유지했다. 우승을 위해 넘어야 하는 마지막 고비인 18번홀(파4)에서 티 샷이 오른쪽으로 크게 밀리며 위기에 처했지만 보기로 막은 그는 이 홀에서 버디를 잡아낸 조민규를 2타 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 3억원을 받은 김비오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통산 7승이자 아시안투어 첫 우승을 차지했다. 코리안투어 상금 순위 1위로 올라섰으며, 국내 투어 5년 출전권과 아시안투어 2년 출전권을 받았다.

또한 2012년 이 대회 정상에 올랐던 그는 10년 만에 다시 한 번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GS칼텍스 매경오픈 사상 6번째 다승자(2승)로 이름을 올렸다.

김비오는 “우승은 항상 목마르다. GS칼텍스 매경오픈은 한국 골프의 상징적인 의미를 담는 대회이다 보니 두 번, 세 번을 넘어 네 번까지도 우승하고 싶은 대회”라고 의미를 전했다.

특히 그는 “GS칼텍스 매경오픈은 항상 어린이날 주에 열렸다. 올해는 어린이날에 어버이날까지 있어 더 특별하다. 어버이날에 부모님, 아내, 딸들(주아·세아 양) 3대가 18번홀 그린에서 함께 우승을 축하해 감회가 남달랐다”고 말했다.

9번홀에서 2벌타를 받은 조민규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특히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내리막 5.5m의 그림 같은 버디를 잡아내며 단독 2위(7언더파 277타)를 기록했다. 2011년과 2020년에 이은 이 대회 세 번째 준우승으로, 그는 국내 대회 첫 우승을 아쉽게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그렇지만 마지막 홀 버디로 이날 모인 1만여 명의 환호를 받으며 멋지게 준우승을 장식했다.

2015년 이 대회 우승자인 문경준(40)은 이글 1개, 버디 3개, 보기 1개를 묶어 4타를 줄이고 데일리 베스트 스코어를 작성하며 단독 3위(6언더파 278타)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시즌 제네시스 대상과 상금왕, 평균 타수상 등 4관왕을 차지했고 아시안투어에서도 상금왕에 올랐던 김주형(20)은 1타를 줄여 공동 5위(4언더파 280타)를 기록했다. 김주형은 “올 시즌 국내 대회 첫 출전이었는데 갤러리들의 많은 응원을 받아 행복했다. 이번주부터 2주 연속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대회에 출전할 예정인데, 응원해주신 팬들께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KPGA 코리안투어 개막전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에서 통산 11승째를 거둔 박상현(39)은 공동 10위(2언더파 282타)에 자리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빠빠 빨간맛~♬
  • 이부진, 장미란과 '호호'
  • 홈런 신기록
  • 그림 같은 티샷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