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서 돈맥캐기 시작한 루닛, 뷰노 잠재력은②

국내 비급여 시장 진출 업체는 2곳뿐
세계 최대 美 시장 두드리는 K-의료AI
‘해외 진출=매출 퀀텀점프’로만 볼 순 없어
  • 등록 2023-05-01 오전 9:15:21

    수정 2023-05-02 오후 3:03:14

이 기사는 2023년4월26일 9시15분에 팜이데일리 프리미엄페이지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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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새미 기자] 국내 의료인공지능(AI) 업체들이 규제 장벽을 뚫고 국내외로 뻗어나가고 있다. 국내에선 뷰노(338220)와 에이아이트릭스가 비급여 시장에 진입, 본격적인 매출 창출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해외에서는 루닛(328130)이 202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획득한 데 이어 후발주자들도 FDA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의료AI 시장 규모는 국내보다 해외 시장이 훨씬 크기 때문에 수익성이 대폭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의료AI 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엄격한 규제의 적용을 받는 대표적인 산업이다. 이 때문에 의료AI산업은 초기 시장을 선점하고 나면 높은 규제 장벽으로 후발주자들이 진입하기 만만치 않은 산업으로 손꼽힌다.

국내 비급여 시장 진출 업체는 2곳뿐

국내에서 비급여 시장 진출 여부가 주목받는 이유도 그만큼 규제 장벽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비급여 시장에 진입한 의료AI 제품은 뷰노의 ‘뷰노메드 딥카스(VUNO Med-DeepCARS)’와 에이아이트릭스의 ‘바이탈케어(AITRICS-VC)’뿐이다.

뷰노메드 딥카스는 지난해 5월 국내 의료AI 업계 최초로 선진입 의료기술로 확정되며, 같은해 8월부터 비급여 처방이 실시됐다. 바이탈케어도 지난 1월부터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로부터 신의료기술 평가 유예 대상으로 확정됐다. 보건복지부가 공포한 신의료기술평가에 관한 규칙에 따라 최대 3년간 의료 현장에서 비급여로 사용되며 임상적 근거를 쌓을 수 있게 됐다.

‘뷰노메드 딥카스’(좌)와 ‘바이탈케어’(우)의 운영화면 예시 (사진=각사)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인허가를 획득한 AI 소프트웨어는 140여 개에 이른다. 이 중 비급여 시장에 진입한 국내 의료AI 제품은 2개뿐이라는 것은 국내 보험급여 체계의 진입 장벽을 통과하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방증한다.

높은 규제 장벽은 일단 비급여 시장 진입에 성공할 경우 시장 지배력을 높이기 상당히 유리하다는 이점으로도 작용한다. 일단 의료진이 해당 의료 AI 제품을 도입하고 나면 다른 회사의 제품으로 교체할 가능성이 현저히 적어진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이른바 고객을 묶어두는 락인(Lock-in) 효과가 높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환자 데이터는 상당히 민감한 정보이기 때문에 먼저 허가를 득한 업체가 있다면 추가적으로 다른 업체들의 제품을 도입하려고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이미 특정 AI 솔루션을 사용하는 상태라면 타 제품이 압도적으로 우월하지 않는 한 교체 시도를 할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규제를 철저히 분석해 빠르게 대응하는 제조사에게 규제는 오히려 제도적 보호이자 기회일 수 있다”고 귀띔했다.

현재 뷰노메드 딥카스는 국내 10개 이상의 의료기관에서 활용되고 있다. 연내 40여 개 병원으로 도입을 확대할 예정이다. 에이아이트릭스의 바이탈케어는 현재 다양한 국내 상급·종합병원 등에서 사용되고 있다. 에이아이트릭스는 바이탈케어 도입 병원을 대학 병원 위주로 연내 15~20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특히 뷰노는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주요 고객사인 삼성전자와 2021년 체결한 ‘뷰노메드 체스트 엑스레이’ 공급계약 2건의 적용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뷰노의 주요 판매처로는 한국화이자제약(16%), 뷰웍스(12%), 지멘스헬시니어스(10%) 등이 있다. 최근 3년간 뷰노의 매출에서 내수 비중은 2020년 97.8%→2021년 82%→2022년 93%로 80% 이상을 차지해왔다. 지난해 국내 매출은 18억원에서 77억원으로 급등했는데 이러한 기조는 올해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세계 최대 美 시장 정조준하는 K-의료AI

국내 의료AI업체들은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시장을 정조준하며 매출의 퀀텀점프를 노리고 있다. 의료 AI 시장에서 미국 시장은 2018년 기준 32.1%로 단일 국가 기준 최대 규모일 뿐 아니라 연평균 성장률 50% 이상의 빠른 성장이 기대된다. 루닛은 이미 2021년 ‘루닛인사이트’ 제품군에 대한 FDA 허가를 획득했으며, 뷰노와 에이아이트릭스는 FDA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루닛은 일찌감치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해외 파트너사들을 구한 업체다. 루닛은 FDA 허가를 받기도 전에 지이헬스케어(GE Healthcare), 필립스(Philips), 후지필름(Fujifilm) 등 우량한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해 눈길을 끌었다. 이외에도 홀로직(Hologic), 가던트헬스(Guardant Health) 등을 통해 안정적 유통망을 확보하며 초기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루닛의 파트너사들은 로컬 유통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전 세계 160개국 이상에서 루닛인사이트 제품 영업활동을 펼치고 있다.

루닛은 이미 2021년 11월 루닛인사이트 제품군 중 AI 응급질환 자동분류 솔루션(Lunit INSIGHT CXR Triage)과 유방암 진단보조 솔루션(Lunit INSIGHTMMG)에 대한 FDA 허가를 획득했다. 앞서 같은해 8월에는 후지필름을 통해 일본 식약청(PMDA)에선 폐 진단보조 솔루션(Lunit INSIGHTCXR MCA)의 허가도 받았다. 이외에 루닛인사이트 제품군 3개(Lunit INSIGHT CXR, Lunit INSIGHT CXR MCA, Lunit INSIGHT MMG)와 루닛스코프 PD-L1 TPS는 유럽 CE 인증을 취득한 상태다.

뷰노는 2020년 일본 소니 자회사인 M3사와 체결한 공급계약을 통해 ‘뷰노메드 렁CT AI(VUNO Med-LungCT AI)’를 대학병원, 중소형 의료기관 등으로 납품하고 있다. 일본 톱3(Top3) 의료영상 처리장비(PACS) 제조사 중 하나인 PSP와 연동된다는 게 강점이다. 이외에 같은해 대만 CHC와도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뷰노는 진단솔루션 중 5개 제품이 유럽 CE 인증을 획득한 상태다. 사우디아라비아나 동남아시아 지역의 인허가도 다양하게 획득하면서 시장을 넓히고 있다.

뷰노가 미국 진출 본격화가 시작된 시점은 2021년 미국 현지 법인(VUNO MED Inc.)을 설립하면서부터다. 지난해 11월에는 50억원 규모의 사모 전환사채를 발행해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임상, 신제품 출시 등 사업 확장을 위한 자금을 마련했다. 현재 뷰노는 3가지 제품에 대한 FDA 허가 절차를 밟는 중이다. 이 중 뇌 MRI 판독 솔루션 ‘딥브레인’은 올해 하반기 FDA 승인을 기대하고 있으며, 흉부 CT 판독 솔루션 ‘렁CT AI’는 내년 상반기 허가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에이아이트릭스도 국내 비급여 시장 진출과 함께 미국 시장을 노리고 있다. 에이아이트릭스는 내년 승인을 목표로 바이탈케어의 FDA 허가를 신청해 심사를 받는 중이다.

‘해외 진출=매출 퀀텀점프’로 보긴 어려운 이유

다만 해외 진출을 매출 퀀텀점프로 직결시켜보는 것은 섣부른 기대일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각국마다 규제 환경이 상이하기 때문에 공략할 국가마다 적절한 전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비용이 소모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정 국가의 시판 허가를 획득하더라도 이후 보험 수가를 적용받기까지는 험난한 과정이 뒤따를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김치원 카카오벤처스 상무는 “각국마다 다른 규제 환경에 적응하고 현지 보험사들과 협상해야 하는데 이에 대응하기에 의료AI 업체들의 규모가 작다는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의료AI 솔루션이 타깃하는 각 시장의 규모는 틈새시장(니치마켓)에 가깝기 때문에 해외 매출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도 있다. 김 상무는 “헬스케어 시장은 기본적으로 다품종 소량 생산 시장이기 때문에 의료 시장 전체의 규모에 현혹되면 안된다”며 “의료기기 시장은 기본적으로 수많은 니치의 총합이기 때문에 전체에서 특정 의료AI 솔루션이 차지하는 시장은 극히 일부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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