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와골절·월드컵·EPL 100호골...롤러코스터 시즌 마감한 SON

  • 등록 2023-05-30 오전 12:15:00

    수정 2023-05-30 오전 12:15:00

손흥민(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지난 시즌 아시아 선수 최초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르는 새 역사를 썼던 손흥민(31·토트넘). 안타깝게도 이번 시즌은 기쁨이나 감격 대신 아쉬움이 더 많이 남았다.

손흥민은 지난 29일(한국시간) 영국 리즈의 엘런드 로드에서 열린 리즈 유나이티드와 EPL 3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시즌 6번째 도움을 기록, 토트넘의 4-1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경기는 토트넘의 리그 최종전이자 손흥민의 올 시즌 마지막 경기였다. 손흥민은 전반 2분 팀동료 해리 케인의 선제골을 어시스트하면서 나름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뒤 손흥민은 활짝 웃을 수 없었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에 비해 이번 시즌 기록상으로 크게 후퇴했다. 23골이었던 리그 득점은 10골로 줄어들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2골,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2골을 포함해 시즌 전체를 통틀어 14골에 그쳤다. 지난 시즌 전체 득점 24골에서 10골이나 내려왔다.

도움은 리그에서만 6개를 기록했다. 시즌 전체 공격 포인트는 20개(14골 6도움)였다.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과 공격 포인트 20개 이상을 달성한 것은 그래도 큰 결실이었다.

이번 시즌 손흥민은 어느 때보다 파란만장했다. EPL 득점왕 등극으로 기대치가 한껏 높아졌지만 시즌 초반에는 득점에 어려움을 겪었다. 우선 본인 컨디션이 100%가 아니었다. 특유의 번뜩이는 슈팅 감각이 살아나지 않았다. 전술적인 문제도 발목을 잡았다. 새로 영입된 왼쪽 윙백 이반 페리시치와 활동 반경과 플레이스타일이 겹쳤다. 손흥민이 마음껏 공격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지 않았다.

시즌 개막 이후 계속 침묵이 이어지자 선발 명단에서 제외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공교롭게도 교체로 들어갔던 지난해 9월 레스터시티와 8라운드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지기도 했다.

손흥민은 해트트릭에 이어 10월 UCL 조별리그에서 2골을 추가하며 득점감각을 끌어올리는 듯했다. 하지만 곧바로 최악의 시련이 찾아왔다. 11월 초 마르세유(프랑스)와 UCL 조별리그 경기 도중 상대 선수와 부딪히면서 왼쪽 눈 주위를 크게 다친 것. 안와골절 진단을 받은 손흥민은 곧바로 수술대에 올랐다.

2022 카타르 월드컵 개막을 3주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이었다. 월드컵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다. 한국 축구대표팀에 초비상이 걸린 것은 당연했다. 손흥민 없는 대표팀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손흥민은 초인적인 힘을 발휘했다. 마스크를 쓰고 경기 출전을 강행했다. 그의 투혼은 대한민국을 깨웠다. 몸을 아끼지 않는 투혼에 힘입어 한국은 우승후보 포르투갈을 꺾고 극적으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손흥민은 꿈만 같았던 월드컵 일정을 마무리하고 소속팀 토트넘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쉽지 않은 시간은 계속 이어졌다. 부상 여파로 마스크를 쓴 채 계속 경기에 나섰으나 활약이 만족스럽지 못했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전술이 손흥민의 능력을 방해한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다행히 손흥민은 시즌 후반기에 들어 살아나기 시작했다. 4월에만 4골을 터뜨리며 특유의 몰아치기가 되살아났다. 이번 시즌 손흥민이 가장 빛났던 순간은 4월 8일 브라이턴과 30라운드 경기였다. 이날 손흥민은 선제골을 터뜨려 토트넘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2015년 토트넘에 입단한 손흥민이 260경기 만에 EPL 개인 통산 100호 골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하는 순간이었다. EPL 100골은 리그 역사를 통틀어서도 34명밖에 이루지 못한 놀라운 성과다.

하지만 시즌 전체로 놓고 볼 때 손흥민은 아쉬움이 가득할 수밖에 없다. 개인 성적은 그렇다 치더라도 팀 성적이 추락했다. 시즌 초반에는 UCL 진출 티켓이 주어지는 4위 싸움을 이어갔다. 하지만 콘테 감독이 물러난 뒤 팀은 부진의 늪에 빠졌다.

콘테 감독이 물러난 뒤 토트넘은 이후 리그 10경기에서 3승 2무 5패에 그쳤다. 경기 당 평균 승점이 1.1에 불과했다. 콘테 감독이 이끌었던 28경기에서 승점 49점, 경기당 평균 1.75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컸다. 토트넘의 순위는 8위까지 추락했다. UCL은 커녕 다음 시즌 어떠한 유럽 클럽대항전에도 참가할 수 없게 됐다.

손흥민이 유럽 클럽대항전에 나서지 못하는 것은 2015년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이후 처음이다. 토트넘은 2010~11시즌부터 어떤 대회라도 유럽 대항전에 꾸준히 출전했다. 그래서 이번 시즌 결과가 더 충격적이다.

손흥민을 더 우울하게 만드는 것은 토트넘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간판 공격수이나 손흥민의 공격 단짝인 케인이 우승 트로피를 위해 다른 팀으로 이적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케인 뿐 아니라 상당수 주축 선수들이 팀을 떠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토트넘은 새로운 감독을 물색 중이다. 하지만 유력 후보자들로부터 계속 퇴짜를 맞고 있다. 밖에서 볼때 팀에 대한 매력이 떨어지고 전망이 밝지 않다는 뜻이다. 팬들은 경기장에서 연일 ‘레비 아웃(Levy Out)’을 외치고 있다. 다니엘 레비 구단 회장의 퇴출을 의미한다.

아직은 섣부른 예상이지만 토트넘은 선수단에 큰 변화를 맞이할 전망이다. 전력은 지금보다 더 약해질 가능성이 크다. 다음 시즌 손흥민이 짊어져야 할 부담도 훨씬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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