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전소]'탁구게이트' 손흥민-이강인의 극적 화해...이젠 팀만 바라보자

  • 등록 2024-02-22 오전 5:00:42

    수정 2024-02-22 오전 6:26:11

손흥민과 이강인. 사진=손흥민 SNS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순간 욱하는 감정을 참지 못했던 젊은 후배는 뒤늦게 고개를 숙였다. 큰형은 웃으며 너그러운 마음으로 사과를 받아들였다. TV에 나오는 뻔한 성장드라마가 아니다. 우리나라 사회를 들썩이게 했던 한국 축구 ‘신구 에이스’ 손흥민(32·토트넘)과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의 얘기다.

2023 카타르 아시안컵 4강전을 앞두고 벌어진 ‘탁구게이트’는 축구계를 넘어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켰다. 축구팬들은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벌어진 심각한 내분과 갈등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는 곧 걷잡을 수 없는 국민적 분노로 확대됐다.

특히 대표팀 ‘주장’이자 9살이나 많은 ‘대선배’ 손흥민을 상대로 반항을 넘어 물리적인 충돌을 일으킨 이강인은 엄청난 비난 세례를 받아야 했다. 곧바로 인스타그램 ‘스토리’ 게시물로 사과문을 올렸지만 오히려 역효과만 일으켰다. 진정성이 보이지 않았던 사과는 팬들의 불붙은 감정에 기름을 부었다.

이강인은 이번 일로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한국 축구의 희망’에서 ‘하극상이나 일으키는 말썽꾸러기’로 추락했다. 팬들은 물론 광고주조차 그를 손절하기 시작했다. 이강인이 속한 프랑스 프로축구 경기를 중계하는 방송사는 홍보 이미지에서 아예 그의 얼굴과 이름을 뺐다.

이강인으로선 축구인생에서 처음 겪는 시련이었다. 본인 스스로 불러온 부분이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20대 초반 젊은 선수가 감당하기 어려운 무게임에는 틀림없었다. 뒤늦게 그는 깨닫고 반성했다. 늦은 감이 없지 않았지만 손흥민이 있는 영국 런던으로 직접 찾아갔다. 모든 잘못이 자신에게 있음을 인정하고 고개 숙였다.

이강인은 손흥민을 만난 뒤 팬들에게 반성의 글을 올렸다. “그날 식사 자리에서 절대로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했다”며 “지금 돌이켜 생각해 봐도 절대로 해서는 안 될 행동이었다. 이런 점들에 대해서 깊이 뉘우치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선배들과 동료들을 대할 때 저의 언행에 배려와 존중이 많이 부족했다는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 “선배들과 동료들을 대할 때 더욱 올바른 태도와 예의를 갖추겠다고 약속드렸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과분한 기대와 성원을 받았는데도 대한민국 대표 선수로서 가져야 할 모범 된 모습과 본분에서 벗어나 축구팬 여러분께 실망을 안겨드려 다시 한번 죄송하다”며 팬들에게도 고개를 숙였다.

이강인과 충돌 여파로 손가락이 탈구돼 여전히 보호대를 감고 있는 손흥민도 어린 후배의 진심 어린 사과를 통 크게 받아줬다. 그는 자신의 SNS에 이강인과 나란히 서서 미소를 짓는 사진과 함께 입장문을 올렸다.

손흥민은 “나도 어릴 때 실수도 많이 하고 안 좋은 모습을 보였던 적이 있었다”며 “그럴 때마다 좋은 선배님들의 따끔한 조언과 가르침이 있었기에 지금의 내가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강인이가 진심으로 반성하고 나를 비롯한 대표팀 모든 선수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며 “강인이가 더 좋은 사람,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옆에서 특별히 보살펴 주겠다”고 밝혔다.

또한 “축구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도 이런 소란스러운 문제를 일으켜 진심으로 죄송하다”면서 “앞으로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이 이를 계기로 더 성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사과했다.

진즉에 이랬어야 했다. 처음부터 이렇게 커질 일도 아니었다. 이런 팀 내 갈등은 스포츠 세계에서 부지기수다. 서로 티격태격하면서 진정한 원팀이 된다. 이번 대표팀 사태는 4강전 졸전에 대한 분노가 겹치면서 상황이 걷잡을 수 없어 커져 버렸다.

이강인의 사과와 손흥민의 포용으로 한국 축구계를 흔든 ‘탁구게이트’는 빠르게 봉합될 전망이다. 마침 무능력의 극치를 보여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도 그토록 머물고 싶었던 집으로 완전히 돌아갔다. 어쨌든 이번 사태의 원인이 하나둘씩 해결되는 모양새다.

대한축구협회도 이번 사건의 파문이 커지는데 분명히 책임이 있다. 지금은 화해가 이뤄진 만큼 혼란을 수습하는 데만 집중해야 한다. 지금의 아픔이 잘 봉합되고 아문다면 손흥민의 바람처럼 한국 축구가 더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좋은 발판이 될 수 있다.

팬들도 대표팀이 새롭게 날아오를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과도한 비난은 더 큰 상처만 낳을 뿐이다. 선수가 실수를 반성하고 보답할 기회를 줘야 한다. 한국 축구가 재도약하기 위해선 넓은 아량을 가진 팬들의 격려와 응원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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