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PD의 연예시대②]연예가 '아메리칸 드림', 그 공허한 메아리

  • 등록 2009-06-09 오전 8:12:08

    수정 2009-06-09 오전 8:27:45

▲ 세븐, 손담비, 원더걸스(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이데일리 SPN 윤경철 객원기자] 국내 가수들의 미국 활동이 왕성(?)하다.

비를 비롯해 보아, 박진영, 원더걸스, 세븐 등 스타급 가수들이 잇따라 미국 진출을 했는가하면 데뷔를 목전에 두고 있다. 국내 언론들도 이에 발맞춰 현지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내 가수들의 활약상을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이들이 우리가 공감할만큼의 성공을 거두었는지, 또 거둘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솔직히 공허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빌보드 메인차트(싱글 100 또는 앨범 200) 진입, 미국 유력 TV나 잡지의 출연 등 눈에 띄는 성과가 발견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스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보아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메이저리그에서 맹활약했던 박찬호나 프리미어리그의 박지성과 같은 위상의 스타가 보이지 않는다. 국내 기획사들이 미국 진출에 호언장담을 하고 있지만 솔직히 호락호락하지 않은 것이 바로 미국시장이다.

◇연예계 아메리칸 드림, 왜 어려운가?

국내 스타들이 미국 진출을 처음 시도할 때만 해도 성공이 쉽사리 손에 잡힐 것 같은 분위기였다. 미국이 넘버원 문화시장이라지만 지역색이 강한 일본에서 이미 보아 등을 빅히트시켰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내 매니지먼트사들은 충분히 준비만 한다면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하지만 아직까지 국내 스타들의 인상적인 활약상은 솔직히 보이지 않고 있다. 가수 손담비는 지난해 할리우드 영화 주연에 발탁됐다는 소식으로 국내 팬들을 기대케 했다가 최근 영화 촬영이 지연된다는 이유로 출연을 번복한 일도 있었다. 
 
국내 스타들이 이처럼 미국서 고전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이들을 현지서 제대로 끌어줄만한 빅 브라더스가 없다는 점을 첫 손에 꼽을 수 있다. 사실 보아가 일본 시장에 연착륙 하는 데는 현지화와 함께 일본 음악 시장의 큰 손 에이벡스의 전폭적인 지지가 큰 몫을 했다. 에이벡스는 보아의 재능을 일찌감치 간파, 현지에서 일본시장에 맞게 그녀를 트레이닝 시켰고 최고의 시스템과 마케팅으로 지금의 보아를 키워냈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실력도 중요하지만 어떤 멘토와 조력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성공이 크게 갈린다. 캐나다 출신의 셀린 디옹이 월드스타로 성장하는 데는 매니저인 미국 음악계의 큰손 르네 앙제릴의 힘이 컸다. 머라이어 캐리 역시 레코드계의 재벌 토미 모톨라 전 소니 레코드사 사장을 만나기 전까진 한낱 클럽을 전전하던 평범한 가수에 불과했다. 비 역시 할리우드의 유명감독 워쇼스키 형제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에 할리우드 주연이 가능했다.

하지만 현재 국내 스타들에겐 이 같은 가교 역할을 해주는 인물이 턱없이 부족하다. 가끔 언론을 통해 미국의 빅 가수를 키워냈다는 프로듀서의 이름이 나오곤 있지만 국내 스타들의 본격적인 도약을 이끌기엔 다소 부족한 느낌이다.

문화적인 차이도 큰 장벽이다. 노래 영화 등은 다른 문화와 달라서 단순하게는 언어를 비롯해 대중과의 미묘한 감정 소통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동서양의 사랑의 감정과 분노의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이런 문화를 정확하게 집어내지 못하면 감정 전달은 힘들어지고 만다. 이는 성룡, 이연걸, 주윤발, 비, 공리 등 동양계 할리우드 스타들이 한정된 캐릭터에 머물고 있고, 동양가수들이 전무한 점만을 봐도 알 수 있다.

음악의 경우 우리나라 스타들이 구사하는 음악장르가 그곳에선 전혀 새로울 게 없다는 점도 어려움이다. 배우들의 경우 무술과 동양문화라는 신선한 요소가 있지만 음악은 현지 스타들이 이미 구사했던 장르거나 춤인 경우가 많다. 여기에 아시아계 인종이 3%에 불과하다는 점도 10%가 넘는 흑인이나 라틴계 스타들에 비해 약점으로 평가되고 있다.

동시에 성공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엄청난 시간과 자본이 들어가는 점도 부담이다. 박지성이나 박찬호의 경우 미국이나 영국 구단의 지원을 받아가며 더불어 성장해왔다. 하지만 국내 스타들은 현지에 자신들의 비용을 사용해야만 기회를 얻을 수 있다.

◇미국 진출에 성공하려면?

국내 가수들의 미국 진출은 다른 장르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철저한 마이너리그 기간이 필요하다. 언론을 통해 샴페인을 터트리기에 급급하기보다는 인내를 갖고 노력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박찬호가 메이저리그에서 성공을 거두기까지는 수년간의 마이너리그 트레이닝 기간이 있었고 박지성 역시 영국 프리미어로 가기 전에 네덜란드에서 유럽 축구에 대한 내성을 키웠다.

미국에 진출하는 국내 가수들도 마찬가지다. 곧바로 미국 메인 무대로의 진출을 꿈꾸기 보다는 미국 비주류 문화권이나 영어권 국가에서 꾸준한 활약을 해야 성공을 꾀해볼 수 있다.

동시에 인맥도 형성해야 한다. 지난해 11월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성공한 명사들의 성공비결로 ‘특정 분야에서 성공하려면 끊임없는 도전과 함께 좋은 조언자를 찾아내는 적극성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마돈나, 머라이어 캐리 등이 이러 과정을 통해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고 전했다. 이 잡지는 “물론 행운이나 기적을 기대해볼 수도 있다”면서 “하지만 성공에 이르는 가장 빠른 지름길은 끊임없는 도전, 좋은 친구 또는 조언자를 찾아내는 사회적 네트워킹, 실패를 기회로 삼는 용기와 열정 등이다”고 충고했다./OBS경인TV '독특한 연예뉴스', '윤피디의 더 인터뷰' 프로듀서(sanha@o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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