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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자영업자 한달새 11만명 폐업…치킨집 망하자 공사장으로

코로나19 직격탄…1월 자영업자 12만7000명 줄어
50대에서 11만여명 급감, 생계 위해 일용직 내몰려
‘재도전 장려금’ 50만원뿐..“지원 현실화해야”
  • 등록 2021-03-09 오전 12:00:00

    수정 2021-03-09 오전 1:50:34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서울 관악구에서 뷔페 음식점을 운영하던 자영업자 A씨(54). 다음주에 폐업이다. 임대료 부담에 더이상 버틸 재간이 없어서다. 문을 닫으면 재난지원금을 받을 수 없지만 어차피 한달 임대료도 안되는 금액이어서 그 돈을 받자고 버틸수록 손해여서 포기하기로 했다. A씨는 저축을 헐어 버티면서 다른 일을 알아볼 생각이지만 막막할 따름이다.

코로나19 여파에 가게 문을 닫은 50대 자영업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내수가 위축한 가운데 장년층 가장들의 생계 부담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번 4차 재난지원금을 포함해 정부 지원이 매출이 감소한 자영업자에게 집중돼 있어 이미 문을 닫은 이들에겐 그림의 떡이다. 코로나19 피해를 견디지 못하고 폐업한 자영업자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돕는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서울 명동거리에 폐업한 상점들이 문을 닫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면서비스업 운영하던 50대 자영업자 직격탄

지난해말부터 이어진 코로나 3차 재확산에 따른 방역조치 강화 여파는 컸다. 통계청의 고용동향 따르면 지난 1월 자영업자수는 533만5000명으로 전년동월대비 2.3%(12만7000명) 줄어 2011년 1월(-3.2%) 이후 10년만에 가장 많이 줄었다. 자영업자수는 1994년(537만6000명) 이후 27년만에 최소다.

문닫은 자영업자 대부분은 장년층이다. 이데일리가 8일 고용동향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50대 자영업자는 지난해 1월 159만7000명에서 올해 1월 148만6000명으로 11만1000여명 줄었다. 폐업한 자영업자 중 상당수를 50대가 차지했다는 얘기다.

40대(124만5000명)는 4만7000명, 30대(69만2000명) 1만7000명 각각 줄었고 60세 이상(172만7000명)은 오히려 5만4000명 증가했다.

50대 자영업자 폐업이 많은 이유는 코로나19 타격이 컸던 대면서비스업 종사 비중이 높아서다.

자영업자가 가장 많이 감소한 산업은 도·소매업(-5만명), 교육·서비스업(-4만5000명), 숙박·음식점업(-3만5000명)인데 50대는 여기서만 약 6만7000명 줄었다. 도·소매업이 4만6000명으로 가장 많고 숙박·음식점업 1만4700명, 교육·서비스업 6500명 등 순이다.

고용시장에서도 코로나 사태로 인한 대면서비스업종이 입은 피해는 고스란히 드러난다. 지난 1월 취업자수는 전년동월대비 98만2000명 줄어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이후 1월 기준으로는 가장 많이 줄었다. 이중 도소매·숙박음식에서 절반 이상인 58만5000명이 급감했다.

50대는 가정의 삶을 책임지는 가장인 경우가 많다. 2019년 전체 2034만여가구 중 50대 가구주 비중은 23.6%(480만명)로 가장 높다. 이어 40대(425만9000명), 60대(352만9000명) 등 순이다.

가장은 쉴 틈이 없다. 지난1월 비경제활동 인구 중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 중 전직 자영업자였던 사람은 3만7699명으로 1년 전(4만7800명)보다 21.0%(약 1만명) 줄었다. 감소 규모(약 1만명)는 전체 연령대중 가장 크다. 같은기간 60세 이상은 10만4100명으로 오히려 25.3%(2만1000여명) 늘었다.

50대 자영업자가 11만명 이상 문을 닫았음에도 쉬고 있는 사람이 오히려 줄어든 것은 장사를 접은 뒤 곧바로 취업 전선에 뛰어든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들 중 상당수는 임시·일용직 같은 취약한 일자리로 몰렸을 것으로 보인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재창업 답 아냐…양질 일자리 유도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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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난해 처음 선별 지원한 2차 재난지원금을 통해 영업금지·제한 조치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최대 200만원의 새희망자금을 지원했지만 휴·폐업한 소상공인·자영업자는 지원대상에서 제외됐다.

대신 재도전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20만명에게 재도전 장려금 50만원씩을 지급했다. 3차 재난지원금 때는 2차때 편성한 잔여예산을 소진할 때까지 기존사업을 연장한 것 외에 추가 대책은 없었다.

정부는 지난 2일 재난지원금 규모를 19조 5000억원으로 확대했다. 현재 자영업자에 대한 재난지원금은 최대 500만원으로 상향하고 운영하는 가게가 여러 곳이면 중복지원도 가능하게 했지만 폐업 자영업자 지원은 바뀐게 없다. 재도전 장려금 지급 요건을 완화해 신규 지원대상을 8만1000명 확대 했지만 금액은 50만원으로 이전과 같다.

그나마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폐업 자영업자에게 철거비 최대 200만원, 구직 활동 또는 취업 완료 장려금 최대 100만원 등을 지급하고 노란우산공제회에서 폐업 자영업자에게 공제금을 제공하는 등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폐업 자영업자들이 입은 피해와 비교하면 조족지혈이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사태가 벌어진 만큼 폐업 자영업자에 대한 정책을 현실화하고 노란우산공제 같은 제도 가입 확대 등도 추진할 필요성이 있다”며 “폐업 후 재창업을 지원하는 형태가 아니라 창업 경쟁력이 낮은 사람들에 대해서는 양질의 일자리로 유도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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