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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전환 女역도선수 사상 첫 올림픽 출전…"역차별" Vs "경기력 영향無"

뉴질랜드 허버드, 트랜스젠더 여성 최초로 올림픽 참가
여자 역도 87kg급 출전..이선미 선수와 대결
남→여 성전환과 경기력간 상관관계 논쟁 여전
  • 등록 2021-07-25 오전 1:00:34

    수정 2021-07-28 오전 9:03:27

125년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에 트랜스젠더 선수가 참가했다.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뉴질랜드의 로렐 허버드(43) 선수는 2020 도쿄올림픽 여자 역도 부문 87kg 이상 체급에 출전한다. 그는 남자였을 때는 105㎏급 선수였다. 우리나라의 이선미(21) 선수도 허버드 선수와 대결을 하게 됐다.

일반적으로 역도는 근력과 순발력 등 신체 능력이 상당한 영향을 주는 종목으로 여겨진다. 최근 몇 년간 역도계에서 금지약물 복용 사건이 터져 나온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그 연장선에서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한 트랜스 여성 선수는 남성일 때의 체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허버드 선수의 올림픽 참가가 공정한지에 대한 논쟁이 여전하다.

2018년 4월 영연방 국가들의 정례 운동 경기 커먼웰스 게임(Commonwealth Games)에 참가한 로렐 허버드 선수(사진=AFP)


IOC, 2004년부터 트랜스젠더 선수 참가 허용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2004년 5월 스홀름 합의를 통해 성전환수술과 법적 성별 정정, 최소 2년 호르몬 요법을 전제로 트랜스젠더 선수의 올림픽 출전 자격을 인정했다.

2015년에는 ‘성전환 수술을 시행해야 한다’는 조건을 없애고 호르몬 수치를 새로운 조건으로 정했다.

이 지침에 따르면 트랜스젠더 선수는 바뀐 성별을 최소 4년간 유지하고, 첫 경기 참가 전 최소 1년 동안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리터당 10nmol/L(나노몰) 미만으로 유지되는 경우 여성부 대회에 출전하는 것을 허용한다. 여성에서 남성으로 성전환 한 경우는 제한 없이 남성부 대회에 참여할 수 있다.

허버드 선수는 성전환 수술을 받기 전까지 남자 역도 경기(105kg급)에 출전했다. 성정체성에 대한 고민으로 20대 때 선수 생활을 은퇴한 것으로 알려졌다,당시 그의 최고 기록은 300kg였다.

2013년 성전환 수술을 받은 후 여자 역도 선수로 돌아와 2015년부터 남성 호르몬 수치 검사를 해왔고 2016년 12월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IOC 등이 제시한 수치 이하로 떨어지며 각종 경기에 참가했다.

여자부 경기에서는 합계 기준 개인 최고 285kg의 기록을 갖고 있다. 여자 최중량급 세계 최강 리웬웬(중국)이 보유한 세계기록은 335kg으로 허버드는 현재 세계 랭킹 15위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그럼에도 허버드 선수의 올림픽 참가 소식이 전해지자 논란이 컸다. 논쟁의 핵심은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을 하더라도 타고난 신체의 이점 때문에 여성 선수들이 오히려 피해를 입는다는 주장이다.

26세 남성 A씨는 “남성으로서 여성 선수에 비해 신체적 이점이 있을텐데 여성 선수에게는 불공평하게 느껴지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25세 남성 B씨는 “IOC 등 기관에서 규정을 만들어놨으면 그에 합당한 이유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6세 여성 유모씨는 ”마련된 규정이 있으니 우선 규정을 신뢰한다“면서도 ”단순히 호르몬수치 뿐만 아니라 호르몬 수치 변화가 근육 등 신체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까지 세부적으로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선수들 역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벨기에의 역도 선수 안나 반 벨링헨은 로이터를 통해 "나는 트랜스젠더를 지지한다. 하지만 스포츠의 영역에서 만큼은 똑같이 겨루는 것은 불공평하다. 선수에게 올림픽은 인생이 걸린 기회다. 허버드가 신체적 이점이 있다는 건 사실이고, 누군가는 기회를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男→女 성전환이 반드시 유리하다 단정 어려워

그러나 꾸준히 제기되는 우려처럼 남성에서 여성으로의 전환이 반드시 스포츠 경기에서의 성공을 보장한다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앞서 허버드의 경우만 보더라도 세계 15위권에 그치고 있다.

지난 2004년 아마추어 육상선수이자 의학물리학자 조안나 하퍼는 IOC가 성전환수술과 호르몬 요법을 전제로 트랜스젠더 선수의 올림픽 출전 자격을 인정하자 그해 8월부터 여성으로의 성전환 호르몬 요법을 시행했다. 그는 여성호르몬제와 남성호르몬 억제제를 투여한지 1년도 되지 않아 자신의 10km 기록이 5분이나 늘어난 사실을 확인했다.

하퍼는 약 7년간 성전환 여자 선수 8명을 찾아 그들의 기록 변화를 분석했다. 그 결과 호르몬요법을 1년간 시행하면 테스토스테론의 혜택이 사라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 대상이 매우 제한적이라는 한계가 있지만 호르몬요법과 경기력의 상관관계에 주목한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하퍼는 2015년 IOC 규정 패널에도 참여해 호르몬요법 규정을 최소 1년으로 완화하고 성전환수술 의무화 규정을 폐지하는 등 규정 완화에 기여했다.

호르몬요법에도 불구하고 근력 줄지 않을수도

경기력이 아닌 '근력' 차원에서 불공정 문제를 제기한 연구 결과도 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대학교 연구진은 2019년 12월 성전환 여성이 호르몬 요법을 1년 이상 받더라도 사춘기 이후 형성된 근육과 근력이 줄어드는 정도는 미미하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럼에도 2004년 이후 트랜스젠더까지 문호를 넓힌 올림픽에 16년간 트랜스젠더 선수가 출전하지 못한 데에는 급격한 호르몬 변화로 인한 기량 저하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의 사이클 선수 크리스틴 윌리는 성전환 수술 후 IOC로부터 여성 선수로 인정받고 올림픽 출전을 노렸지만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테스토스테론이 극히 부족한 탓에 경기력이 떨어져 출전은 물거품이 됐다.

스포츠 경기력에 약물등이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도핑의 과학' 저자인 정신과 전문의 최강 다사랑중앙병원 원장은 ”체격, 힘만으로 운동 기량이 결정되지 않음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며 ” IOC의 기준을 충족한 MTF 트랜스젠더의 올림픽 참가를 색안경 끼지 않고 보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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