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포츠 전설들 "사진 속 영광의 순간…후배들이 새로 채우길"

선동열, 해태 첫 우승 장면에 "사진만 봐도 딱 기억나"
김인식 "아쉬운 기억이 오래 남아"…2017 WBC 회상
허재 "아들과 함께 해 영광…한국농구 국제 활약 필요"
  • 등록 2022-09-27 오전 5:32:00

    수정 2022-09-27 오전 5:32:00

농구대잔치 시절 사진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허재 데이원스포츠 대표.(사진=일간스포츠)
[이데일리 스타in 이지은 기자] “사진만 봐도 어느 땐지 딱 기억이 나요.”

알파벳 ‘H’가 수놓인 검은 모자를 쓰고는 누군가의 품에 얼싸안긴 채 포효하는 환한 얼굴. 26일 ‘일간스포츠 창간 53주년 사진전-스포츠, 함께 울고 함께 웃다’를 찾은 선동열 전 야구대표팀 감독은 과거 자신의 모습이 담긴 이 사진을 보자마자 “1986년 우승했을 때”라고 정확히 짚었다. 현역 시절 해태 타이거즈의 에이스로 무려 7차례 우승을 경험했지만, ‘처음’만큼은 절대 잊히지 않는 기억으로 남았기 때문이다.

선 전 감독은 “그때 제가 선발이 아니라 5회부터 9회까지 5이닝을 던졌다. 팀이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우승이 확정되는 마지막 상황에 있으니 나도 모르게 저렇게 부둥켜안았던 것 같다”고 돌이켰다. 이어 “개인적으로 유소년 때부터 나름 앨범을 만들어 사진을 소장해왔지만, 분실된 것도 많아서 아쉽게 생각했는데 옛날 사진을 보니까 감회가 새롭고 너무 좋다”며 웃었다.

김인식 전 국가대표팀 감독은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당시 찍힌 사진을 보며 감회에 젖었다. 대회 로고를 배경으로 찍힌 김 전 감독은 씁쓸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응시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당시 대표팀에서 8명이 낙마하는 바람에 가장 전력이 좋지 않았다”며 “예선에서 묘하게 졌던 기억이 난다. 그동안 대표팀에서 이뤘던 성과도 많았음에도 아쉬운 기억이 오래 남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 전 감독은 2002·2006·2009·2015·2017년 대표팀 지휘봉을 잡아 국제대회에서 네 차례나 4강 진출에 성공했고 그 중 2번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한국 야구를 세계 강호로 끌어올린 지도력을 바탕으로 ‘국민 감독’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전 야구선수 김시진(왼쪽부터), 이만수, 선동열이 과거의 사진대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사진=일간스포츠)
김 전 감독은 “사진 속 선수들 몇몇은 아직은 프로에 남아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그들까지 빠지고 나면 후배들이 선배들의 이룩해놓은 것을 기억하지 못할까 걱정”이라며 올해 40주년을 맞은 KBO리그의 미래를 이끌 차기 주인공들을 고대했다. 젊은 선수들이 선배들처럼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한국 야구 영광의 순간을 포착한 사진에 새로운 피사체가 됐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허재 데이원스포츠 대표는 한국 농구를 대표하는 레전드로 이날 사진전에 참석했다. 프로농구 전성기로 불리던 농구대잔치 시절 사진을 보며 과거를 회상하던 그는 문득 한 사진 앞에 멈춰서 도리어 “사진을 찍어달라”고 요청했다. 올해 초 아들 허웅(전주 KCC), 허훈(상무)과 함께 찍은 ‘삼부자’ 사진이었다.

허 대표는 “우리나 체육인 중에서도 대스타들 사진이 다 걸려 있지 않나. 현역으로 잘 뛰고 있긴 하나 내 아들들이 여기에 포함돼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놀랍기도 하고 영광스럽기도 하다”며 “수십 년이 흐른 뒤 아들들이 사진의 주인공이 돼 손주들과 함께 나올 수 있다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각종 예능 방송에서 활약하던 허 대표는 올해 KBL 최초 선수 출신 구단주가 돼 4년 만에 농구계로 복귀했다. 그의 바람은 프로스포츠 사진전에서 후배들이 차지하는 공간이 더 많아지는 것이다. 허 대표는 “야구나 축구는 세계대회에 나가 이슈가 돼왔으나 농구는 국내 인기를 기반으로 아시아권에서 성적을 내온 정도”라며 “한국 농구가 국제무대에서 활약해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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