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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벳 ‘H’가 수놓인 검은 모자를 쓰고는 누군가의 품에 얼싸안긴 채 포효하는 환한 얼굴. 26일 ‘일간스포츠 창간 53주년 사진전-스포츠, 함께 울고 함께 웃다’를 찾은 선동열 전 야구대표팀 감독은 과거 자신의 모습이 담긴 이 사진을 보자마자 “1986년 우승했을 때”라고 정확히 짚었다. 현역 시절 해태 타이거즈의 에이스로 무려 7차례 우승을 경험했지만, ‘처음’만큼은 절대 잊히지 않는 기억으로 남았기 때문이다.
선 전 감독은 “그때 제가 선발이 아니라 5회부터 9회까지 5이닝을 던졌다. 팀이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우승이 확정되는 마지막 상황에 있으니 나도 모르게 저렇게 부둥켜안았던 것 같다”고 돌이켰다. 이어 “개인적으로 유소년 때부터 나름 앨범을 만들어 사진을 소장해왔지만, 분실된 것도 많아서 아쉽게 생각했는데 옛날 사진을 보니까 감회가 새롭고 너무 좋다”며 웃었다.
김인식 전 국가대표팀 감독은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당시 찍힌 사진을 보며 감회에 젖었다. 대회 로고를 배경으로 찍힌 김 전 감독은 씁쓸한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응시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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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대표는 “우리나 체육인 중에서도 대스타들 사진이 다 걸려 있지 않나. 현역으로 잘 뛰고 있긴 하나 내 아들들이 여기에 포함돼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놀랍기도 하고 영광스럽기도 하다”며 “수십 년이 흐른 뒤 아들들이 사진의 주인공이 돼 손주들과 함께 나올 수 있다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각종 예능 방송에서 활약하던 허 대표는 올해 KBL 최초 선수 출신 구단주가 돼 4년 만에 농구계로 복귀했다. 그의 바람은 프로스포츠 사진전에서 후배들이 차지하는 공간이 더 많아지는 것이다. 허 대표는 “야구나 축구는 세계대회에 나가 이슈가 돼왔으나 농구는 국내 인기를 기반으로 아시아권에서 성적을 내온 정도”라며 “한국 농구가 국제무대에서 활약해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으면 한다”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