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 구멍 통과했다…'디폴트옵션' 수익률 칼 가는 운용사

[돈이 보이는 창]
퇴직연금사업자 포트폴리오 발표…미래에셋운용 독주
삼성·한국·한화 등 TDF서 수익률 절치부심
중위험 상품서 IBK운용 EMP 선방
  • 등록 2022-11-28 오전 12:02:00

    수정 2022-11-28 오전 12:02:00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의 시행을 위한 포트폴리오 승인이 마무리된 가운데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상품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요 퇴직연금 사업자에 펀드를 편입하기 위해 열을 올렸던 자산운용사들은 이제 수익률로 실력을 증명하는 ‘진검승부’를 펼치게 됐다.

◇미래에셋 독주 속 중대형 운용사 선방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고용노동부는 디폴트옵션 포트폴리오 승인 결과를 발표했다. 38개 퇴직연금 사업자가 220개 상품을 신청했고, 그중 165개 상품이 승인됐다.

디폴트옵션은 확정기여(DC)형 혹은 개인형퇴직연금(IRP) 가입자가 적립금을 운용할 방법을 지시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정해둔 방법으로 적립금이 자동으로 운용되도록 하는 제도다. 사업자는 1개의 원금보장형 포트폴리오와 저·중·고 위험으로 나눠진 3개의 원금비보장형까지 총 10개의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는데, 각 포트폴리오당 펀드는 최대 3개까지 구성된다. 그야말로 ‘바늘구멍’인 셈이다. 이 때문에 자산운용사들은 퇴직연금사업자에 대표 타겟데이트펀드(TDF)를 넣기 위해 애를 써왔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번 운용업계 선정 상품 수를 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가장 많고, 삼성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과 한화자산운용, 키움투자자산운용 등이 뒤를 이었다. 연금펀드시장의 순위와 유사하다는 평가다. 이번 디폴트옵션 상품 선정 과정에서 3~5년가량의 수익률, 보수 수준, 운용 프로세스나 규모들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만큼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대한 평가가 높았던 것으로 풀이된다.

한 퇴직연금 사업자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구성된 펀드 스코어링 시스템에 따라 정량적 지표를 평가해 포트폴리오를 선정했다”면서 “운용사의 운용 프로세스와 스타일 등 정성평가도 동시에 진행했다”고 전했다.

바늘구멍 뚫은 운용사 대표상품은

퇴직연금 사업자들의 바늘구멍 같은 심사를 뚫은 디폴트옵션 포트폴리오 펀드들 모두 연금펀드 중 성과와 안정성이 검증된 상품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운용사들은 저마다의 색깔을 강조하며 더 안전하면서 높은 수익률을 내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미래에셋운용은 대표상품 ‘전략배분TDF’를 내세우고 있다. 채권과 주식 비율은 물론 은퇴시점별 타겟층에 따라 다양화한 이 상품은 NH농협은행, 광주은행, 대구은행, 신한은행, KB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굵직굵직한 퇴직연금 사업자들의 포트폴리오에 모두 담겼다. 지난 10월 말에도 모든 빈티지(2025, 2030, 2035, 2040, 2045)에 걸쳐 3년 성과와 5년 성과에서 가장 우수한 수익률을 보이는 상품이다.

상장지수펀드(ETF) 1위이자 전통의 명가인 삼성자산운용도 삼성한국형TDF와 삼성ETF를 담은 TDF, 삼성밀당다람쥐글로벌EMP 등을 디폴트옵션 포트폴리오에 올렸다. 특히 삼성 ETF를 담은 TDF는 국내외 ETF를 편입한 글로벌 분산 포트폴리오를 통해 인덱스 기반 투자를 해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외 대표 ETF를 활용해 선진국과 신흥국 주식, 글로벌 채권, 대체자산 등에 투자하며 안정적인 자산을 운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대표상품인 ‘한국투자TDF알아서’는 국민은행과 경남은행, 대구은행, IBK기업은행, 하나은행, 신한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으로부터 선택을 받았다. 이 상품은 한국인의 생애주기에 맞춰 국내외 자산에 분산투자를 하되, 액티브 운용을 통해 지수 평균(벤치마크)보다 초과수익을 얻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KB운용의 ‘온국민TDF’는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고위험 포트폴리오에 편입돼 있다. KB운용은 TDF의 이점을 더욱 살리기 위해 이미 두 차례에 걸쳐 운용보수를 0.250%에서 0.225%까지 인하했다. 그 결과 총 보수비용은 0.605%로 저렴하다.

한화자산운용의 ‘라이프플러스TDF’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이 상품은 자산 배분은 물론 차별화된 환전략을 통해 시장에 대응한다. 코로나19로 가파른 하락장이 나타났던 2020년 2월~4월 한화 라이프플러스TDF(2045기준)의 변동성은 29.2%로 동일 유형 대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타 운용사가 ‘인컴’에 초점을 맞추는 것에 비해 한화운용은 ‘변동성’ 관리에 집중한다는 평가다. 수익과 안정성이 모두 중요한 퇴직연금인 만큼 그 특성을 살렸다는 평가다.

이 외에도 중위험 포트폴리오에서 IBK자산운용의 ‘IBK플레인바닐라EMP’가 국민은행, 삼성증권, 한화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등으로부터 선택을 받았다. IBK운용의 ‘IBK플레인바닐라EMP’펀드는 국내 EMP 중 가장 많은 수탁고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포트폴리오 편입은 실패했지만 기회를 노리는 중소형 운용사도 남아 있다. 비록 퇴직연금 사업자의 상품 교체는 과정이 까다롭지만, 장기적인 성과와 리스크 관리 능력이 있다면 기회가 올 것이란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TDF의 경우 주식·채권 비중 변화에 따라 위험도가 달라져 리밸런싱이 필요한 상황이 올 수 있는데, 이를 대비해 장기 성과와 리스크 관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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