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결과 말 못해”…제자 아내 살인 사건의 진실은 [그해 오늘]

  • 등록 2024-01-03 오전 12:02:00

    수정 2024-01-03 오전 12:02:00

[이데일리 강소영 기자] 2022년 1월 3일, 30대 여성을 살해하고 유기한 혐의를 받는 60대 피의자와 관련 검찰이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하고 “수사 결과는 공개가 불가하다”고 밝혔다. 피의자 A씨가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며 교도소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지 109일만이었다.

사망한 채 발견된 30대 여성과 억울함을 호소한 피의자의 사망, 109일 전 무슨 일이 있던 것일까.

60대 피의자 A씨는 2021년 8월 15일 오후 8~9시쯤 전남 무안군 한 숙박업소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B(39)씨를 살해하고 범행 장소에서 약 30km 떨어진 영암호 인근에 시신을 유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30대 여성을 살해해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A씨가 2일 전주지검으로 이송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사건이 발생한 이틀 뒤 B씨의 가족이 경찰에 미귀가 실종 신고를 하면서 경찰 조사가 시작됐고,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다.

경찰에 따르면 A씨와 B씨는 이달 15일 오후 8시쯤 숙박업소로 함께 들어갔다. 이후 2시간 뒤 숙박업소를 나온 A씨가 시신이 들어갈 만한 크기의 침낭을 차 뒷좌석에 밀어 넣는 모습 등이 CCTV에 포착됐다.

이들은 직장 동료이기도 했으며 B씨의 남편은 A씨와 사제 지간으로, 이들이 어떠한 이유로 숙박업소를 찾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후 B씨는 숙박업소에서 30km 가량 떨어진 전남 영암호 인근으로 이동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고, 같은 달 24일 A씨를 전남 담양군에서 긴급체포한 경찰은 GPS 기록과 CCTV 등을 통해 A씨가 시신을 유기한 곳으로 추정되는 무안과 영암 일대에서 수색 작업을 벌였다.

그리고 9월 1일 오후 영암호 해암교 상류 3~4㎞ 지점에서 수풀에 걸려 심하게 부패된 B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이들에 대해 ‘금전 관계에 의한 살인’으로 추정된다는 수사 결과를 내놓았다. B씨가 현금으로 보유하던 부동산 투자금 2억 2000만 원의 일부를 A씨에 건넸고 이로 인해 다툼이 벌어져 살인사건이 됐다는 것.

하지만 A씨는 검찰 조사에서 “난 죽이지 않았다”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이었다. 그러다 A씨는 9월 13일 전주교도소에 수감된 후 “억울하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

경찰에서 사건을 넘겨 받은 검찰은 A씨 사망 이후에도 이례적으로 수사를 계속했다. A씨가 혐의 일체를 부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범행 동기, 수법 등 사건의 실체를 더 들여다봐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렇게 A씨 사망 109일 뒤 검찰 측은 “그동안 사건을 더 깊게 파악했다”면서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결론은 ‘공소권 없음’이었다.

공소권 없음은 피의사건에 대해 소송조건이 결여되거나 형을 면제할 사유가 있는 경우에 내리는 결정으로, 수사기관이 법원에 재판을 청구하지 않는 불기소 처분의 한 유형이다.

이 사건의 경우에는 범죄 혐의자가 사망했기에 공소를 제기할 수 없어 내려진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사망한 피의자의 범행 동기, 경위, 시신 유기 과정 등 사건의 전반을 들여다봤다”면서도 “사건이 공소권 없음으로 끝났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에 의해 불기소 사건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109일이라는 긴 시간 동안 사건을 그냥 가지고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며 “피의자와 피해자 유족, 양쪽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문제여서 결과를 말할 수 없음을 양해해 달라”고 긴 수사 끝에 내린 결론을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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